호실적에도 주력 계열사 CEO 동시 교체 측근 중심 인적쇄신으로 '2기 체제' 준비 '강소금융그룹 도약' 목표 달성 여부 촉각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JB금융지주 자회사 CEO후보 추천위원회는 최근 은행을 포함한 계열사 대표 인선 논의에 착수했다. 전날 백종일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PPCBank)장을 전북은행장에 내정한 데 이어 조만간 광주은행장 후보도 공개할 예정이다.
당초 JB금융은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을 이끄는 서한국 행장, 송종욱 행장의 연임까지 염두에 두고 후보를 물색했으나, 두 사람이 돌연 사의를 표명하면서 새 인물에게 경영을 맡기기로 했다. 이로 인해 광주은행에선 송 행장과 함께 최종후보군에 오른 고병일 부행장이 유력한 행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엔 김기홍 회장의 의중이 반영되지 않았겠냐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김 회장이 자회사 CEO후보 위원장이라 필연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다. 덧붙여 호남에 위치한 JB금융은 상대적으로 정치권의 '외풍'에서 자유로운 상황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시점을 놓고는 의구심이 적지 않다. 송종욱 행장의 경우 재임 기간이 5년에 달해 그룹 차원에서 재신임 여부를 따져볼 수 있겠지만, 서한국 행장은 불과 2년 만에 물러나게 된 탓이다. 더욱이 서 행장은 창립 이래 첫 내부 출신 CEO라는 점에서 내부적으로 따르는 사람도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적도 양호하다. JB금융지주는 3분기까지 4871억원의 당기순이익(지배지분)을 거둬들이며 작년보다 18.1% 성장했는데, 그 중 전북은행이 1595억원, 광주은행이 2038억원을 책임졌다. 전년 동기 대비 각 18.1%와 25.9% 늘어난 수치다.
따라서 일각에선 김 회장이 자신과 가까운 사람을 중용함으로써 친정체제를 강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광주은행을 맡는 백종일 행장 내정자는 김 회장과 임용택 총괄부회장 등 그룹 최고경영진으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인물 중 하나다. 외부 출신일 뿐 아니라 20년 넘게 금융권에서 활동하면서 이들과 직간접적으로 연을 맺어온 바 있어서다.
백 내정자는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대신증권 ▲JP모건 ▲현대증권 ▲페가수스인베스트먼트 등에 몸담았다. 또 전북은행에선 부행장으로서 여신지원본부, 전략기획본부, 자금운용본부 등을 담당했고 JB자산운용 대표와 은행 자회사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장을 거쳤다.
특히 백 내정자는 대신증권에선 임용택 총괄부회장과 함께 근무했으며, JB자산운용으로 이동할 당시엔 자산운용 대표를 겸하던 김 회장에게 자리를 넘겨받았다. 그런 만큼 이들과의 관계가 각별하다는 전언이다. 백 내정자가 전북은행에 합류한 데는 임 부회장의 추천이 결정적이었다는 소문도 들린다.
이에 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인적쇄신을 바탕으로 목표를 달성해낼지 주목하고 있다. 주주총회를 거쳐 3년의 임기(2025년 3월까지)를 추가로 부여받은 그는 수익성 중심의 질적 성장과 디지털 역량 강화를 통해 '강소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다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큰 변화를 주는 만큼 부담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JB금융 관계자는 "현재 자회사별 CEO 인선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다"면서 "조만간 광주은행장 등 후속 인사가 이어질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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