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공급 확대 외치지만 현장은 멈췄다"···전문가들 '대출·사업성 규제 손질'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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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확대 외치지만 현장은 멈췄다"···전문가들 '대출·사업성 규제 손질' 촉구

등록 2026.07.14 18:12

박상훈

  기자

비아파트 공급 급감···건축 기준·대출·세제·전세사기 여파 겹쳐공사비 2배 뛴 재건축 현장···사업성 개선 없인 공급 확대 한계

국토교통부가 서울 중구 정동 1928 아트센터에서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 공급 확대 방안 경청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국토교통부국토교통부가 서울 중구 정동 1928 아트센터에서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 공급 확대 방안 경청 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국토교통부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정책 마련에 나선 가운데 전문가들이 비아파트 공급 정상화와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금융·세제·건축 규제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공사비 상승과 대출 규제로 민간 사업장의 사업성이 급격히 악화된 만큼 기존 규제에서 벗어난 현실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토교통부는 14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 공급 확대 방안 경청 토론회'를 열고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김이탁 1차관 등 국토부 관계자,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최인호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 이헌욱 한국부동산원 원장 등도 참석했다. 학계·업계·시민사회 전문가와 청년·신혼부부 등 일반 시민 약 60명도 참여해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토론회에서는 비아파트 공급 문제, 인허가를 받은 정비사업장이 착공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공급 병목 현상, 대출 규제와 사업성 악화에 따른 정비사업 현장의 자금 조달 문제가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비아파트 공급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정책적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아파트와 비아파트는 사업 구조가 다르다는 점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2023년 이후 비아파트 공급이 크게 줄어든 것은 건축 기준과 대출, 세금 문제에 더해 전세사기 여파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위축된 공급을 정상화하려면 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제도의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비아파트 사업에 대한 금융 지원 확대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 연구위원은 "비아파트는 아파트와 달리 전월세 시장, 민간임대주택 시장, 다주택자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 별도의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며 "규제지역 지정 이후 LTV 축소로 대출 제약이 커진 사업장에 대한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금융 규제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 연구위원은 "정비사업 대출은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성격이 상당히 다르다"며 "이주비와 일반분양 관련 자금은 사업비 성격이 강한 만큼 차등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재개발·재건축에는 사업성 개선 장치가 적용되지만 민간 정비사업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민간 사업에도 법정 상한 용적률 적용 등 사업성 개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정비사업 지연의 핵심 원인으로 사업성 악화를 꼽았다.
김 위원은 "서울 주택의 49.8%가 노후주택이고, 노원·강북 등 일부 지역은 노후 비중이 64~68% 수준"이라며 "정비사업은 단순한 공급 확대를 넘어 주거 환경 개선과 개인 자산 활용 측면에서도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사업 추진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서울 내 정비사업 추진 단지는 2249곳에 달하지만 실제 시공 단계에 들어간 곳은 약 7%에 그친다. 김 전문위원은 "사업성이 가장 큰 문제"라며 "신반포22차의 경우 2017년 평당 공사비가 569만원이었지만 2023년 마무리 당시에는 1300만원 수준까지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공공기여 방식 개선 필요성도 언급했다. 김 전문위원은 "현재 소셜믹스와 기부채납 기준은 사업지별 여건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사업 지연 요인이 되고 있다"며 "지역 특성을 반영한 유연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별 정비사업 장애 요인도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강남3구는 분양 수요는 충분하지만 공사비 상승으로 분담금 부담이 커지고 있고, 여의도와 목동은 종상향 및 기부채납 협의가 사업 속도를 좌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노원·도봉·강북 등 외곽 지역은 분담금 증가로 사업 자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효선 전문위원은 "공사비 변동성을 관리하기 위한 표준계약서 재정비와 자재 수급 협의체 운영이 필요하다"며 "공공기여 기준을 지역별 상황에 맞게 조정하고 법적 불확실성을 줄이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부동산정책 수립 과정에서 국민 참여 기회를 확대하고, 제기된 의견들은 적극 검토해 제도 개선에 활용할 계획이다.

15일 주택금융 토론회에서는 청년 등 실수요자 지원을 위한 대출규제 조정과 정책대출 확대, 전세대출 보증비율, 이주비 대출 규제 등을 살핀다. 16일 세제 토론회에서는 보유세 적정 수준과 종합부동산세 개편, 다주택자 중과 제도, 취득세 등을 논의한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전문가와 업계, 시민들의 의견을 잘 듣고 논의해 보자는 취지에서 토론회를 열었다"며 "여러 의견을 잘 듣고 반영해 부동산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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