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뉴타운 중 재개발 진행이 가장 느린 구역수년간 기다려 지쳤다는 조합원···심의 통과 소식에 들썩걸림돌이었던 신동아 철거키로, 吳정책 '소셜믹스'도 진행조합원 수 적어 사업성↑···향후 대형 건설사들 대거 몰릴 듯
서울시 내 핵심 노른자위로 꼽히는 한남4구역의 재정비촉진계획안이 최근 서울시 심의를 통과함에 따라 본격적으로 재개발 사업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지난 16일 한남4구역 재정비촉진계획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다. 최고 23층 규모의 아파트 2167가구(공공 326가구 포함)가 들어설 예정이며 그간 재개발 추진 걸림돌이었던 기존 신동아아파트까지 전면 재개발된다. 현재 조합원 수는 1166명이다.
한남4구역은 한남뉴타운 4개 구역 중 3번째로 큰 규모를 보이고 있으면서도 가장 느린 사업지다. 지난 2009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고 2010년 추진위원회 설립 후 5년 만인 2015년 1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그리고 8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음에도 현재까지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못해 사업 속도면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한남4구역이 한남뉴타운 인근 구역에 비해 사업진행이 늦는 것에 대해 상대적으로 조합설립인가가 3년 정도 늦은데다 정비계획 변경에 따른 입안 과정 역시 약 2년 정도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가장 큰 걸림돌은 신동아아파트 때문이었다. 촉진계획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서울시의'가이드라인'이 잡혀있었는데 해당 내용에는 신동아아파트 및 장문로 일대 보존이 포함돼 있었다. 만일 가이드라인을 따를 경우 사업에 큰 피해가 우려돼 한남4구역 집행부는 당시 서울시를 설득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요했다. 이 과정에서 평형 구성 및 건폐율도 조율해야만 했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촉진계획안에 신동아아파트와 같이 전면 개발하도록 되면서 사업은 간신히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4구역 내 신동아아파트는 당초 리모델링할 계획이었는데 4구역 재개발과 통합하는 길로 방향을 튼 것이다. 사실상 신동아아파트는 지난 1992년에 준공됐는데 올해로 31년째를 맞은 단지로 아직 재건축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서울시는 리모델링을, 조합은 철거를 제안하면서 사업 지연의 주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었다. 해당 구역내 중개업자는 "4구역의 촉진계획변경안이 통과됨에 따라 한남뉴타운 전체적인 사업일정 관리가 원할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언급했다.
또 이번 서울시 심의를 통과한 촉진계획안에서 눈여겨볼 점은 한남4구역 장문로 일대 저지대 상습 침수를 해결하기 위해 지반고를 14.5m에서 18.5m로 상향했다는 점이다. 언덕이 많은 한남뉴타운 내 타 구역과 달리 한남4구역은 상대적으로 평지가 많은 저지대 형태로 침수가 잦다. 특히 한남4구역을 관통하는 장문로 일대는 상습침수구역으로 내수재해위험지구로 지정돼 있는데 지반고 상승을 결정함으로써 이 구역의 상습 침수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촉진계획안 통과로 한남4구역은 용적률이 기존 210%에서 227% 이하로 완화되고 총 가구 수는 1965가구에서 2167가구로 늘어나게 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개발 정책답게 한남4구역도 공공주택을 구역 전체에 분산 배치해 동·호수를 분양과 임대 가구가 동시 추첨 형태로 결정되도록 하는 '소셜믹스'로 조성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한남뉴타운 사업성 중에서 한남4구역이 가장 좋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대개 재개발 사업에선 조합원 수가 적을수록 사업성이 좋다고 말하는데 그만큼 아파트 일반분양분을 많이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남4구역은 조합원 수가 1166명으로 한남2구역(909명) 다음으로 적지만, 재개발 사업 후 가구 수는 2구역보다 70%가량 많다. 때문에 향후 시공사 선정 과정을 밟게되면 대형 건설사들이 경쟁적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신분당선 용산 연장선이 개통될 경우 동빙고역(가칭)이 근처에 만들어질 가능성이 커 역세권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지하철역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신분당선 보광역 신설조차 불투명한 상황에서 동빙고역 접근성이 좋다는 사실은 한남뉴타운에선 엄청난 장점이 될 수 있다. 다만 상가 조합원이 다른 3개 구역보다 많은 부분은 부담인데 재개발 사업에선 주택 조합원이 상가 조합원보다 많은 것을 유리하게 생각한다.
과제는 하나 더 남아있다. 인접해 있는 3구역과의 갈등이 여전히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구역 간 협의를 이뤄내야 한다. 앞서 이들 구역은 4구역 지반고 상승 추진이 3구역 가구 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갈등을 빚어왔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우천 시 상습침수 구역인 4구역의 지반고를 높이는 문제를 두고 인근 3구역과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라며 "만일 4구역의 지반고를 높일 경우 경계를 마주한 3구역 역시 지반고를 높여야 하고 이는 고도제한에 영향을 줘 일반분양 물량 감소해 사업성이 낮아진다고 한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또 서울시 사업시행인가를 받기 위해 여러가지 인허가 등을 거쳐야 하는 일들이 많이 남아있어 아직은 갈 길이 멀어보인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남뉴타운은 서울 용산구 한남·보광·이태원·동빙고동 일대 111만205㎡를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인 2003년 뉴타운으로 지정됐다. 재개발 후 1만2000여가구 규모의 새 아파트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돼 기대가 큰 사업지로 꼽혔으나 워낙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사업지다 보니 뉴타운 중에서도 유독 개발 속도가 지지부진했다. 그러다 최근 몇 년 새 재개발 사업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한남뉴타운 총 1~5구역 중 해제된 1구역을 빼고 4개 구역에서 사업이 한창이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3구역의 경우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상황이고, 2구역은 최근 시공사 선정을 마쳤다. 5구역도 작년 12월 촉진계획변경인가를 받은 뒤 건축심의를 추진 중이다. 특히 이 중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한남3구역으로 2020년 '디에이치한남'을 제안한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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