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수요에 매출 급증했는데, 손실도 눈덩이내년 광고요금제 도입 유력 "수익성 개선에 불가피"장기적 대안도 마련···내년 북미·일본 등 글로벌 진출
◇점점 비어가는 곳간, 일단 광고요금제 쏜다=26일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와 티빙은 이 위기를 이겨내고자 새해 광고요금제 도입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광고요금제는 콘텐츠 중간에 광고를 넣되 요금제 부담을 줄여주는 개념이다. 사업자는 광고 이익을 얻을 수 있고, 고객은 이용료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윈윈'(Win-Win)이라고 평가받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광고요금제를 먼저 도입하면서 시장 반응을 살펴왔다"면서 "내년도 사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위기감에, 수익성 개선을 위한 광고요금제는 필수라고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족이나 지인과 계정공유를 막는 조치도 유력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웨이브와 티빙은 국내 대표 OTT 서비스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집에서 콘텐츠를 즐기는 열풍에 몸집을 대폭 키웠다. 지난해 웨이브 매출은 2301억4739만원가량으로, 2020년(1802억1201만원)에 비해 27.7% 성장했다. 티빙은 같은 기간 무려 749.0% 성장률을 기록했다. 핵심 지표인 월간 이용자 수도 확대됐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웨이브와 티빙은 각각 419만9649명·430만4961명의 월 사용자 수(MAU)를 확보, 2년 전에 비해 10.9%·92.1% 고객을 늘렸다.
그러나 회사가 성장할수록 곳간은 비어갔다. 웨이브는 2020년 169억원가량이던 영업손실이 1년새 558억원까지 3.3배 늘었고, 티빙은 61억원에서 762억원으로 12.4배나 급증했다.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비도 만만찮은데, 하나의 시장을 많은 플랫폼이 노리다보니 이용자를 빼앗아 오려는 출혈경쟁이 격화한 탓이다.
문제는 한두해 적자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고창남 티빙 국장은 최근 한 토론회에서 "2021년에는 700억원 적자였고, 올해는 그 규모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이며 내년은 더 암담하다"라고 운을 뗀 뒤 "올해는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웠다면 내년에는 생존이란 키워드가 필요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장기 플랜도 마련, 글로벌行=양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사업성 개선방안도 짰다. 최근 오징어게임을 필두로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대세'로 자리했다는 점을 고려, 세계 시장 진출을 결정했다.
웨이브는 우선 북미시장에 진입한 뒤 일본으로 국가를 확대한다. 이를 위해 미주지역 K-콘텐츠 플랫폼 코코와(KOCOWA)를 인수했고, 일본 최대 통신사 NTT도코모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콘텐츠웨이브 관계자는 "새해는 해외로 사업 범위를 넓히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다양한 시도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티빙은 일본·대만에 먼저 진입한 뒤 북미로 간다는 방침이다. 이달 마무리된 KT시즌과 통합 시너지도 기대된다. 이번 통합으로 티빙 지분을 갖게 된 KT스튜디오지니는 공격적인 투자로 양질의 콘텐츠를 생산해내고 있다. 대표작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구필수는 없다 ▲신병 ▲가우스전자 등이다.
양지을 티빙 대표는 올해 3분기 실적발표 후 이뤄진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초부터 KT시즌과 합병 성과가 가시화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전략 목표에서 다소 미흡한 점은 있었겠지만, 성장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어느 정도 구축했다. 의미 있는 손익개선을 목표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라고 자신했다.
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Limjd87@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