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왓챠' 인수 검토 백지화···'FI 반대·CB 상환' 걸림돌올해에만 수차례 매각설 나왔으나 모두 무산돼투자유치 시급한 왓챠, 박태훈 대표 "열심히 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U+는 400억원 규모의 왓챠 신주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르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를 백지화했다.
기존 재무적 투자자(FI)들의 반대에 부딪혀서다. 구주 매출 없이 신주 발행만 진행될 경우, 기존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금을 회수할 수 없다. 이들은 기존 기업가치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경영권을 가져가려는 LGU+ 제안에도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왓챠 기업가치는 지난해 말 3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으나, 현재는 많이 쪼그라든 것으로 전해진다.
왓챠가 지난해 말 발행한 전환사채(CB) 490억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보통 CB 보유사들은 대주주가 바뀌면 상환을 요청하는데, 이 경우 상당한 금액을 CB 상환에 투입해야 해서다. 이와 관련해 LGU+와 왓챠 관계자는 "확인해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왓챠는 고유 알고리즘을 적용한 영화 추천 서비스 '왓챠피디아'로 2011년 사업을 시작했다. 개인의 취향을 분석해 영화를 추천해 주는 알고리즘을 통해 사용자층을 확대했고, 2016년부터 '왓챠플레이'라는 이름으로 OTT 사업을 본격화했다. 콘텐츠 라이브러리가 다른 OTT사업자들과는 차별화됐다는 호평과 함께 성장했다.
그러나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는 물론 웨이브·티빙과 같은 대기업 OTT에 밀리며 왓챠의 입지는 점차 좁아졌다. 그러다 내년 상장을 목표로 1000억원 규모의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를 추진했는데, 최근 경제 상황 악화로 투자 유치에 실패하며 자금난을 겪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708억원)은 전년 대비 86%가량 증가했지만, 영업 손실이 같은 기간 154억원에서 248억원으로 늘어났다.
왓챠는 투자유치에 집중했고, 매각설이 꾸준히 제기됐다. 인수 대상자로는 카카오, 크래프톤, 웨이브, 리디 등 다양한 분야 기업들이 거론됐다. 그러다 OTT 부문을 강화하려는 LGU+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협상이 진전됐으나, 이마저도 무산되면서 왓챠의 앞날은 묘연해진 상태다.
업계에서는 현 상황에서 왓챠의 새로운 매수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왓챠는 자금난 해소를 위해 매각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투자유치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최근 OTT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에서 기존의 눈높이로는 매각 대상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말했다.
이에 대해 왓챠는 다방면으로 투자유치에 힘써 지금의 위기를 넘긴다는 계획이다. 박태훈 왓챠 대표는 전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열린 정보통신기술(ICT) 수출 활성화 민·관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수 및 투자 유치에 관해 "지금 뭐라고 확답드리기 어렵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Limjd87@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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