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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건설·부동산, 주택 줄이고 플랜트·해외개발에 올인

부동산 건설사 위기의 시대, 생존전략

건설·부동산, 주택 줄이고 플랜트·해외개발에 올인

등록 2023.01.02 07:38

수정 2023.01.02 09:38

서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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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꺾이면서 건설사들 해외로 눈 돌려해외발주 기대···네옴시티 등 대형사업 쏟아져중견사들도 가세비...오너가 앞장서 진두지휘

건설·부동산, 주택 줄이고 플랜트·해외개발에 올인 기사의 사진

건설사들이 국내에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수요자들의 금융부담이 커졌고 고가 인식으로 집값도 급격히 내려감에 따라 매수심리가 얼어붙어 국내 주택시장이 움츠려들 것으로 전망된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유가 상승으로 중동지역 발주 물량이 서서히 풀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다수의 건설사가 국내 주택 비중을 줄이고 해외 비중을 늘리는 계획을 세웠다.

실제 국내 대형 건설사인 A사는 내년 분양 물량을 2만여 채로 올해보다 1만채 이상 줄였다. 또 다른 대형건설회사 계열사인 B사도 6000여가구로 올해 절반 가량 분양 물량을 줄였다.

중견사 중 일부는 아예 분양계획을 철회한 곳도 있다. 시공능력평가 40위권의 C사는 주택관련 분양이나 택지개발 사업 계획을 아예 잠정 중단했다.

이는 주택시장 침체 영향이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살펴본 결과에 따르면 7일 기준 올해 전국 1순위 청약경쟁률은 평균 8.5대 1로 나타났다.

2014년(평균 6.7대 1)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한 자릿수대를 기록한 것으로 지난해 평균치 19.1대 1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청약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미분양주택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의 '2022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기준 국내 미분양주택물량은 수도권 7600가구, 비수도권 3만9600가구 등 총 4만7000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말(2만8000가구)에 비해 67.9% 증가한 수치다.

매수심리도 바닥이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12월 셋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2.1로 전주(73.1)보다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는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사 기간 내 상대 비교지만 단순 수치로만 볼 때 2012년 7월 첫 주(58.3) 조사 시작 이후 약 10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지난달 29∼30일 전국 20∼60대 1000명을 대상으로 '2023년 분양시장 수요자 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76.0%(760명)가 내년에 미분양 부동산이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미분양이 늘어나지 않을 것이란 답변은 6.8%에 불과했다.

이에 건설사들은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13~2014년 한차례 해외현장 부실 탓에 곤혹을 겪은 바 있지만, 원자재값 상승 등 불안 요소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국내 민간보다는 국가 혹은 국영기업과 계약해 인상분 등을 보장 받는 해외시장이 더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올해 해외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도 건설사들이 해외시장으로 시선을 돌린 이유 중 하나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시장조사기업 IHS마킷은 해외시장이 올해 대비 4% 성장한 13조9824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국내 수주텃밭으로 불리는 중동시장은 14.4%(7367억 달러)로 세계 최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6441억 달러 대비 0.5%p(포인트) 증가한 금액이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역시 '해외건설산업 동향' 보고서를 통해 내년 해외건설 수주액은 중동 수주 회복에 힘입어 350억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대비 약 10% 증가한 액수다.

실제 내년에는 사우디 '네옴시티'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계획이며, 사우디 자프르 가스플랜트, 쿠웨이트 알주르 석유화학 플랜트, 카타르 북부가스전 확장 프로젝트 2단계 사업, 리비아 재건사업 등이 굵직한 프로젝트의 발주가 예정됐다.

건설사들은 이미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바삐 움직이고 있다. 그룹 오너까지 1선에서 임직원들을 격려하며 해외시장 공략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우선 앞선 사우디 빈 살만 왕세자와의 차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해욱 DL그룹 회장 등 국내 20대 그룹의 총수 8명이 참석했다. 이들 그룹의 공통점은 모두 건설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이재용 회장은 첫 출장길에 삼성 건설부문의 현장을 방문해 중동을 기회의 땅이라고 표현하며 도전적인 진출을 주문했다.

대우건설을 삼킨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도 대우건설의 해외시장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올해 초부터 베트남, 나이지리아, 투르크메니스탄 등 해외 정상급 지도자들을 잇따라 만나며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광폭 지원 행보에 나서고 있다.

중견사들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대표적으로 코오롱글로벌은 네옴시티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 수주팀에도 참여하면서도 경쟁국가인 중국기업과도 손잡고 네옴시티 수주 계획을 짜고 있다. 여기에 사우디 현지 기업과도 MOU를 체결하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주택브랜드 '반도 유보라'로 유명한 반도건설도 미국에서 디벨로퍼로의 성장을 꾀하고 있다. 시행부터 시공까지 맡은 해외개발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서현정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와 저유가의 영향으로 프로젝트의 취소나 지연이 많아졌던 시기를 지나고 해외 발주시장 개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고, 전통적인 수주 텃밭인 중동시장에서 발주 물량 증가가 기대가 되며, 발주 환경의 개선 속에 국내 건설사가보다 적극적으로 수주 스탠스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발주 사이클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해외 건설 업황은 회복기에 진입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개별 기업들의 입찰 파이프라인들도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며, 주택부문 분양물량 축소가 예상되는 만큼 건설사들은 해외에서 수주를 더욱 적극적으로 확보할 경향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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