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퇴르, 2020년 성인용 단백질 '닥터액티브' 론칭했지만2년 채 되지 않아 자취 감춰···매일유업·일동후디스에 백기업계, 성분·광고 모델 등 차별화 포인트 부족 원인 '지적'
그런데 롯데제과 파스퇴르(舊 롯데푸드 파스퇴르)가 지난 2020년 야심 차게 내놓았던 '닥터액티브'는 출시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자취를 감췄습니다. 왜일까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합병하기 전인 2020년, 롯데푸드 파스퇴르는 성인용 단백질 강화 영양식 닥터액티브를 출시했습니다. 이 제품은 파스퇴르가 내놓은 첫 번째 생애주기 맞춤형 케어푸드 제품이었습니다.
닥터액티브는 파스퇴르가 케어푸드연구회와 손잡고 공동개발한 제품입니다.
롯데푸드는 2020년 6월 케어푸드연구회와 '파스퇴르 케어푸드' 공동 연구개발 협약을 맺고 케어푸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케어푸드란 건강상 이유로 맞춤형 식품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먹거리입니다. 노인이나 환자,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 산모, 어린이 등을 위해 씹고 삼키기 쉽게 만든 것이 특징이죠.
같은 해 11월 파스퇴르는 닥터액티브를 선보였습니다. 이 제품은 단백질·마그네슘·망간·아연·셀레늄·비타민 4종 등 식약처에서 인정한 9가지 기능 성분을 담았고 5가지 기능성 동·식물성 단백질의 균형을 맞춘 것을 강점으로 내세웠습니다. 농축유단백질과 농축유청단백질을 사용하고 여기에 유청단백을 가수분해한 가수분해유청단백질을 배합했습니다.
광고 모델로는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끈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에서 14위를 차지한 나태주 씨를 발탁했습니다. 마케팅에도 공을 들였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닥터액티브는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2021년께 판매를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롯데제과 '쉐푸드' 온라인 몰을 비롯해 이 제품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파스퇴르가 닥터액티브를 선보였을 당시 성인용 분말 단백질의 최강자는 매일유업이었습니다. 매일유업은 지난 2018년 10월 성인 영양식 브랜드 '셀렉스'를 론칭하면서 먼저 액상 파우치 형태의 음료와 간식을 선보였습니다. 이후 11월 분말 형태의 '매일 코어 프로틴'을 선보였죠. 셀렉스는 출시 1년여 만에 매출액 400억원을 돌파하며 성인 영양식 시장을 개척했습니다.
이어 2020년 2월. 그러니까 파스퇴르가 닥터액티브를 선보이기 9개월 전, 일동후디스가 '하이뮨'을 출시하며 성인 단백질 시장은 한 번 더 주목받습니다. 일동후디스는 처음부터 분말 단백질 캔 형태로 출시가 됐죠. 하이뮨은 산양유 단백질을 함유해 셀렉스와는 차별점을 뒀습니다. 이 때문에 '산양 분유'로 입지를 다진 일동후디스의 강점을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일동후디스는 하이뮨 덕분에 4년 만에 흑자전환에도 성공했죠.
파스퇴르가 닥터액티브를 출시하면서 성인용 분말 단백질 시장에서는 3파전이 예상됐었는데요. 파스퇴르가 1년여 만에 제품을 단종시키면서 아쉽게도 이는 무산됐습니다.
그렇다면 닥터액티브가 실패한 원인은 무엇일까요. 업계에서는 차별화가 부족했다는 의견을 내놓습니다.
우선 셀렉스는 선발주자였죠. 그간 분말 단백질이라고 하면 체중 조절이나 이른바 '벌크업'을 위해 운동과 식단관리를 병행하는 소비자들의 제품을 주로 떠올렸습니다. 킬로그램(㎏) 단위의 큰 통에 담긴 분말 단백질은 헬스장에 다녀 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거나, 구매한 경험도 있을 것입니다.
셀렉스는 이를 '영양'의 관점으로 접근해 선보이면서 중·장년층도 건강을 위해 섭취할 수 있는 제품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초반 광고 모델로는 김성주 아나운서를, 2020년에는 박세리 프로골프감독을, 2021년에는 미스터트롯 출신의 정동원 씨를 발탁했죠. 이 중 매일유업은 브랜드 이미지와 가장 잘 맞는 박세리 감독과 모델 계약을 연장했습니다.
하이뮨은 셀렉스와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로 '산양 단백질'을 내세웠습니다. 광고 모델로는 역시 미스터트롯에서 6위를 기록한 장민호 씨를 선정했습니다. 장민호 씨가 부른 '하이뮨 송'은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데 한몫했죠. 장민호 씨가 각종 출연 프로그램에서는 물론 평소에도 제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줬다는 점도 하이뮨의 인기에 기여했다는 후문입니다.
그런데 닥터액티브는 두 제품과 달리 크게 내세울 소구점이 없었습니다. 농축유청단백은 셀렉스와 하이뮨에도 들어있는 성분이었고 동·식물성 단백질의 균형을 맞춘 것 또한 경쟁사의 제품과 차이점이 없었죠. 가수분해유청단백질을 포함했다는 점이 달랐는데, 이를 조금 더 내세웠다면 결과가 달랐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닥터액티브의 광고 모델 선정은 하이뮨과 상당히 비슷했습니다. 후발주자임에도 기존 제품의 모델과 같은 포지션의 모델을 선정해 제품의 특색을 확실히 보여주지 못했죠. 이미 하이뮨이 장민호 씨를 모델로 기용했는데, 닥터액티브가 트로트 가수인 장민호 씨를 기용한 것은 닥터 액티브만의 색깔을 확연히 드러내는 데 역부족이었다는 평가입니다.
매일유업도 정동원 씨를 광고 모델로 발탁한 적이 있지만, 같은 시기 박세리 프로감독 또한 셀렉스의 모델로 활동했죠. 이는 다양한 전략을 펼친 것으로 보는 편이 더 알맞을 것 같습니다.
다만 롯데제과가 신성장동력으로 실버 층 확대·생애 주기형 브랜드 운영 등을 고려하고 있는 만큼 닥터액티브가 아닌 새로운 제품을 선보일 가능성은 여전합니다. 사실 제품이 출시됐다가 어느 순간 사라지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니까요.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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