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증권사 임직원 성과급·배당 신중할 필요있어"당기순익 5.8% 늘어난 메리츠증권···배당총액 31억 증가주요 증권사, 실적 저하로 성과급·현금배당 감소 불가피중소형사 관계자 "현재로선 성과급 바라기 어려운 상황"
지난 31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은 일부 증권사는 임직원들의 성과급과 현금배당에 보다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사실상 보너스 잔치를 자제하라는 주문을 내렸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결산 배당을 공시한 증권사는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이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5.8% 감소한 5786억원, 당기순이익은 56.1% 줄어든 4239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증권은 실적악화에 따라 배당금도 반토막났다. 회사는 작년 결산 배당금을 보통주 1주당 1700원으로 결정했으며, 배당금총액도 전년(3393억원) 대비 55.2% 감소한 1518억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아직 현금 배당에 대한 공시를 내지 않았지만, 마찬가지로 배당금이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은 연간 30%의 주주환원율을 유지할 것이라고 공언했는데, 업계는 2021년 현금배당과 자사주 소각 금액은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배당 위주로 환원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결산 현금배당은 200원~300원으로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2021년 기준 배당성향이 36% 수준으로 업종 평균인 22%보다 높게 유지해왔다. NH투자증권의 올해 당기순이익은 3029억원으로 전년(9479억원) 대비 68% 감소했다. 회사는 지난해 이익 감소가 유독 커지면서 결산 배당금도 60% 이상 줄어들 예정이다. 이에 따라 보통주 1주당(DPS) 350~450원으로 예상되며 배당수익률도 3.9%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사도 마찬가지다. 중소형사는 지난해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위험도가 높아지면서, 업계 평균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율(60~70%)을 크게 넘어선 상황이다. 다올투자증권·하이투자증권 등은 우발부채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실적 저하로 배당금 감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 중소형증권사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대규모 구조조정 등 감원이 진행된 만큼 현재로선 사실상 성과급을 바라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실적이 안좋기 때문에 증권사들이 작년처럼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메리츠증권은 유일하게 지난해 결산 배당금을 늘린 증권사가 될 예정이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9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8281억원으로 5.8% 늘었다. 지난해 결산 배당금은 100원에서 135원, 배당총액도 31억원 가량 늘어났다.
호실적에 따라 메리츠증권 내부에서는 역대급 성과급이 지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콕 찝어 '부동산 PF 위험도가 높은 증권사'에 대해 성과급 잔치를 자제하라고 지적하면서 메리츠증권이 어떤 결정을 내놓을지 업계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임원 회의에서 "증권사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은 원칙적으로 개별 기업이 경영상 판단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나, 부동산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높은 증권사는 향후 부동산 시장 상황 및 리스크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 후 성과보수를 합리적으로 산정하고 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한 바 있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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