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부동산PF 발 자금경색에 증시 이끌던 개인투자자 이탈 가속위기의 증권사, 수익 개선에 초집중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이탈은 국내 증권사들에게 '위기'로 읽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인투자자의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등으로 호황기를 누려왔던 것과 반대로, 이탈이 가속화 되면서 수익구조에 악영향을 받고 있는 것.
증시 상황이 악화하면서 기업금융(IB)도 타격을 받고 있다. 국내증권사들은 올해보다 내년이 더 어려울 것으로 진단하고 인력 구조조정과 함께 조직 개편에 나서고 있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45조9637억원을 기록했다. 증시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은 올해 1월 70조원에 육박했지만 증시 약세가 지속되면서 지난 9일 기준 45조7452억원까지 감소했다. 이는 47조7863억원을 기록한 2020년 7월 이후 최저치다. 현재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50조원 아래에 머물러 있다.
시장에서는 내년 1월부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시행된다면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이탈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행 세법은 상장 주식 종목을 10억 원 이상 보유하거나 주식 지분율이 일정 규모 이상인 경우를 대주주로 분류하고 주식 양도 차익에 대해 20%의 세금을 매겨왔다.
하지만 금투세는 대주주 여부에 상관없이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일정 금액(주식 5000만원·기타 250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 투자자에게 20%(3억원 초과분은 25%)의 세금을 매기게 된다. 여기에 지방세를 포함하면 세율은 22~27.5%로 오르게 된다.
국회에서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는 사이 자본시장에선 금투세 불확실성 장기화에 따른 자금 이탈이 지속 이뤄지고 있다. 이미 증권사 수익 악화도 현실화 됐다는 분석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국회에 계류중인 금투세 2년 유예 입법 결과에 따라 남은 4분기 브로커리지 영업환경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까지 발생하면서 국내 증권사들은 부서 통폐합이나 조직 구성을 재편하는 등 내년도 생존을 위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은 희망퇴직도 시행 중이다.
앞서 케이프투자증권은 법인부와 리서치사업부에 대한 폐지를 결정했다. DGB금융그룹 계열의 하이투자증권도 지난 5~8일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희망퇴직 신청대상자는 1967년생 이상(56세), 근속연수 20년 이상, 2급 부장급(최소 18년차 이상) 이상 하나라도 해당되면 희망퇴직 대상이다.
다올투자증권의 경우 정규직을 대상으로 지난달 28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같은 달 30일까지 승인 대상 심사를 진행했었다.
KB증권도 이날까지 희망퇴직을 진행한다. 희망퇴직 적용 대상자는 1982년 12월31일 이전 출생한 정규직원이며 2017년 1월1일 이후 입사자와 2023년 임금 피크제 진입 예장자 등은 제외다.
조건은 월 급여의 최대 34개월분까지 연령에 따라 지급한다. 별도로 생활지원금과 전직지원금 등을 합해 최대 5000만원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NH투자증권의 경우 고객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개편하며 리테일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NH투자증권은 리테일 부문에서는 기존의 WM/ Namuh(나무)/ PB(프리미어블루) 등 3개 채널의유기적 협업체계 구축을 위해 'Retail사업 총괄부문'을 신설하며 채널간 정책조정을 통해 리테일 채널별 전문화 및 육성 전략 강화에 나섰다.
하나증권의 경우 리테일과 자산관리(WM) 중심으로 사업 재편을 위해 대표가 바뀐다. 하나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춴위원회는 강성묵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를 하나증권 차기 대표이사 사장 후보로 추천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여의도 분위기가 흉흉했는데 레고랜드 발 자금경색이 트리거(방아쇠)가 되면서 피바람이 불고 있다"며 "이미 짐을 싸서 여의도를 떠난 증권맨들이 적지 않은데 증시가 나아지지 않는 이상 이런 분위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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