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증가로 인한 증시 부진 탓에 이익 감소 글로벌 경기 위축에 내년 이익 개선 기대 어려워 CEO 연임·조직개편·구조조정 등 '살아남기' 집중
증권업계에서는 지난 2020년 미래에셋증권이 최초로 '1조 클럽'을 달성했고 지난해에는 무려 5곳의 증권사가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상황이 악화된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올해는 물론이고 내년에도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상회하는 증권사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주요국의 통화 긴축은 물론 경기 위축 등 경영을 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노련한 경영진들의 연임을 결정하거나 리테일 중심의 조직개편 등을 통해 새해 위기 극복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도 단행하며 생존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삼성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는 총 4조6850억원이다. 이는 작년 영업이익 7조7669억원 대비 39.7% 줄어든 수치다.
대형 상장 증권사 5곳(미래에셋증권·한국금융지주·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만 살펴보면 수치 하락은 더욱 크다. 5곳의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는 3조55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82% 급감이 예상된다.
이는 글로벌 긴축으로 증시가 부진한데다 개인투자자들의 이탈로 인한 브로커리지 수수료 감소, 기업금융(IB) 부문 실적 악화, 금리 상승 등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증권사 탑티어인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1조원보다 낮은 9790억원의 연간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4% 가량 감소한 수치다.
올해 유일하게 1조 클럽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던 메리츠증권의 경우 4분기 실적 부진으로 인해 예상 영업이익이 9470억원으로 줄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서면서 시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했지만 레고랜드 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성 위기가 트리거(방아쇠)가 됐다"며 "사업부문간 시너지 확대 및 이익 강화 차원에서 조직개편을 단행했지만 살아남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에도 증시 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또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역(逆) 머니 무브 현상이 계속된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발표한 '2023년 산업전망' 보고서에서 증권업에 대해 사업 환경은 '비우호적' 실적 방향은 '저하' 등급전망은 '부정적'이라고 각각 제시했다. 특히 PF리스크가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유동성 등 재무지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 예상했다.
한기평은 "일반 증권사의 경우 자기자본 대비 PF 익스포저(노출 규모) 비중이 크고, 유동성 대응력과 자본 완충력이 낮아 PF 리스크 현실화에 따른 영향이 비교적 클 것"이라며 "중·후순위 익스포저의 회수 가능성과 브릿지론(부동산 사업 초기 토지매입부터 참여하는 초단기 대출) 관련 건전성 부담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종합 IB의 경우 PF 리스크는 비교적 낮지만 기업 대출, 해외자산투자 등 위험인수 수준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재무부담이 작지 않다는 게 한기평의 평가다.
한국신용평가도 내년 증권업의 산업 전망을 '비우호적' 신용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나이신용평가 역시 증권, 캐피탈, 부동산신탁, 저축은행 등 4개 업종의 내년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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