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인력 유인활동 중단' 내용증명 발송사업계획·노하우 등 정보 침해 우려롯바 "원리원칙 따라 채용, 스톡옵션 고려"
9일 제약·바이오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는 이달 초 롯데바이오에게 지속적인 인력 유인활동을 즉각 중지해달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회사 측은 직원 전직에 따른 영업비밀 침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어 추가적인 내용증명을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가 롯데바이오 측에 내용증명을 발송한 것은 이번에 세번째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롯데바이오로 이직한 3명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으며, 법원으로부터 일부 인용 결정을 받았다. 삼성바이오에서 출력한 회사 내부 자료를 롯데바이오에서 활용하지 말라는 내용이다.
삼성바이오에서 롯데바이오로 이직한 일부 직원에 대한 검찰 조사도 진행 중이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다. 인천지검 형사3부는 지난해 10월 삼성바이오 영업기밀 유출 의혹을 받는 직원이 근무 중인 롯데바이오 본사를 압수수색 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는 가처분과 형사고소를 진행하기에 앞서 두 번의 내용증명을 롯데바이오에 발송했다.
작년 6월 출범한 롯데바이오는 삼성바이오와 마찬가지로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을 영위한다. CDMO는 의약품 생산역량이 부족하거나 연구개발(R&D) 등에 집중하고자 생산을 아웃소싱하는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다. 의약품을 위탁생산(CMO)하는데 그치지 않고 제품개발부터 임상시험, 제품생산 등의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이 사업은 신약 개발과 달리 투자 대비 리스크가 크지 않아 상대적으로 진출이 용이한 분야다. 제조업 특성상 인력을 모을 수 있는 자본이 있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에 대기업들의 틈새시장이 될 수 있다.
롯데바이오는 올 초 미국 BMS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인수와 기존에 생산 중이던 제품 및 임직원 승계를 완료하며 시장에 바로 진입할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 최근에는 삼성바이오를 비롯한 바이오기업들이 모여 있는 인천 송도에 대형 공장을 설립하고 싶다는 투자의향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롯데바이오는 삼성바이오 출신 직원들을 대거 채용했다. 2021년 8월에는 삼성바이오에서 10년간 근무했던 이원직 프로를 롯데지주로 영입, 지난해 롯데바이오로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바이오가 경력자 유치를 위해 삼성바이오 출신들에게 대량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약속했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또 이원직 대표가 삼성바이오 근무 당시 능력을 인정한 핵심 인력들이 롯데바이오로 이직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롯데바이오는 공개채용 방식으로 인력을 채용하고 있어 법적으로 문제될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바이오 측은 "출범 후 공개채용 방식으로 인력을 뽑고 있고, 원리원칙대로 공정하게 채용하고 있다. 삼성바이오 출신이라고 뽑지 않을 수도 없는 것"이라며 "스톡옵션은 현재 고민하고 있고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반박했다.
현재 롯데바이오는 GHR, HR, QA 부문 경력사원만을 모집 중인 만큼 삼성바이오 인력 유입은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국내 바이오의약품 업계 인력수요가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기업간 유치와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삼성바이오는 상반기 중 4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고 신규로 5공장~8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셀트리온도 3공장을 건설 중에 있는데다 이번에 롯데바이오도 12만 리터 규모의 CMO 공장 3개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이 3개 기업으로만 보더라도 향후 많은 인력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협회는 "각 기업별로 진행 중인 상황에 따라 필요 인력의 수는 차이가 있을 것이나 향후 5년간 최소 수천명의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롯데바이오는 공장 설립과 향후 운영방안을 세부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기본적인 인력이 당장 필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바이오기업 인력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가장 문제되는 점은 '영업기밀 침해'다. 생산공정, 노하우, 고객정보, 사업계획 등과 같은 정보들은 특허로 보호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로펌 변호인들은 기술유출 방지를 위해 '직원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작년 8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2(BIX)'에 참석한 글로벌 로펌 시들리 오스틴의 샤론 리(Sharon Lee) 변호사는 "바이오 업계가 좁다보니 영업기밀 유출 사례가 적지 않다. 직원들에게 내부 정보를 활용하거나 부적절한 유출을 하면 안 된다는 점을 인지시키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슈아 호프하이머(Josh Hofheimer) 변호사는 "조금 더 실용적인 방법으로는 개인 휴대전화나 노트북에 영업기밀을 저장하지 않도록 정보가 이동 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있다. 미국에서는 새로운 직원을 고용할 때 전 회사 정보를 가지고 왔는지 확인하기도 한다"며 "경쟁사로 이직하는 경우 서신을 보내기도 한다. 기밀 유출이 이뤄지는지 지켜보겠다는 것을 암시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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