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현, KDB인베스트먼트로 옮긴뒤 공석차기에는 김복규 전 정책기획부문장 유력선임부행장 신설 관련 감사원 지적 받기도직원들 "부산 이전 추진 속도 붙을지도" 우려
9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신임 수석부행장에 김복규 전 부문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부문장은 당초 지난달 9일 이임할 예정이었으나 현재는 인사검증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은 산업은행 회장이 제청, 금융위원회가 임면하는 구조다. 산업은행 내 수석부행장은 회장을 보좌하며 주로 내부 안살림을 챙기는 '2인자' 자리다. 현재는 한달 넘게 공석인 상태다. 최대현 전 수석부행장이 지난해 말 임기를 남겨둔채 사임하고 KDB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신임 수석부행장에 유력하다고 알려진 김 전 부문장은 산업은행에 입행한 뒤 PF3실장, 인사부장, 비서실장 등 요직을 거쳤으며 주로 기획과 관련된 업무를 맡아왔다.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인 강 회장과 동문이기도 하다.
다만 직원들은 김 전 부문장 선임 추진과 관련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감사원 지적을 받았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임명을 강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김 전 부문장은 산업은행이 지난 2020년 '선임부행장'을 신설했던 건과 관련해 감사원의 '주의'를 받았던 바 있다. 당시 정책·기획업무를 총괄했던 김 전 부문장은 기획재정부의 정원 증인 승인을 받은 후 선임부행장 직위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도록 지시해야 했음에도 직제 관련 업무를 제대로 지도·감독하지 않았던 점을 지적 받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산업은행 수석부행장 선임 관련 검토 등 아직 공식 절차가 진행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객관적으로 결격사유에 해당된다면 당연히 임명이 안 되겠지만 명백한 결격사유가 아니라면 정성적인 고려를 통해 판단해야할듯 싶다"고 말했다.
직원이 김 전 부문장의 수석부행장 임명을 더욱 달가워하지 않는 이유는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추진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강 회장이 산업은행 부산행 추진에 김 전 부문장이 적임자라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는 점에서다. 현재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을 두고 직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지만 강 회장은 "국정 과제를 거스를 수 없다"며 이전을 추진 중이다. 김 전 부문장은 산업은행 부산이전추진단 부단장을 맡았던 바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복규 전 부문장은 '워커홀릭'이라 할 정도로 일에 대한 열정이 넘치고 업무 추진력도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며 "다만 상부의 지시나 요구를 무조건 수행하는 '예스맨'으로도 통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 이전을 추진해야하는 강 회장이 김 전 부문장을 택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최대현 전 수석부행장(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도 본점 부산 이전을 막아주진 못했지만 그래도 내부적으로는 반대 목소리도 내고 부산으로 내려가는 인력 규모 등 직원 피해를 최소화시키려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반면 김 전 부문장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부산 이전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을 위해 힘써줄 수 있는 부행장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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