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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그냥 택시 아니었어?"···기아 PBV '니로플러스'서 확인한 현대차그룹의 미래

산업 자동차 와! 테크

"그냥 택시 아니었어?"···기아 PBV '니로플러스'서 확인한 현대차그룹의 미래

등록 2023.02.12 12:00

수정 2023.02.12 12:58

박경보

  기자

양산차에 택시 특화사양 적용···"2년 뒤 전용 PBV 출시"스케이트보드 플랫폼 위에 차체를 레고블록처럼 '척척'주행모드·승객 체형 따라 시트와 계기판이 자유자재로 기아, 연 10만대 생산으로 글로벌 PBV 판매 1위 목표

"그냥 택시 아니었어?"···기아 PBV '니로플러스'서 확인한 현대차그룹의 미래 기사의 사진

기아의 첫 PBV(목적 기반 차량)인 '니로 플러스'가 6개월 만에 5000대 가까이 팔려나가며 주목받고 있다. 아직 택시형태에 머무르고 있는 PBV는 향후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해 미래모빌리티 시대를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기반의 PBV에 자율주행기술을 입혀 무인화물 운송, 이동형 사무실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10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최근 '니로 플러스'의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했다. 1세대 니로의 파생모델인 니로플러스는 기아의 첫 번째 PBV로,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4700대 가량 판매됐다.

주요 택시모델로 판매되는 니로 플러스는 쏘나타‧K5 등 기존 중형택시와 달리 특화 사양이 대거 적용된 게 특징이다. 기존 대비 전고를 80mm를 높여 2열 헤드룸을 넉넉하게 확보했고, 2열시트의 위치를 최적화해 2열 레그룸도 28mm 늘렸다. 이 밖에 B필러 손잡이, C타입 USB 단자와 시트백 포켓, 가방걸이 등 2열 승객을 위한 사양이 도입됐다.

니로 플러스는 2열 승객이 1열 시트 위치를 직접 조절할 수 있는 동승석 파워시트까지 갖췄다. 이번 연식변경 모델에서는 택시승객의 탑승시간이 짧다는 점을 고려해 2열 열선이 20분 후 자동으로 꺼지도록 했다. 업무용 모델에서는 2열 센터암레스트와 동승석 세이프티 파워윈도우 등을 추가해 다양한 상황에서의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또 니로 플러스에 탑재된 올인원 디스플레이도 대표적인 특화 사양이다. 10.25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내에 내비게이션과 앱 미터기, 디지털운행기록계, 음성인식 기능을 통합 적용해 운전자의 편의성을 극대화 했다.

올인원 디스플레이는 경찰서, 화장실 등 주요 관심지점 정보를 비롯해 주변 전기차 충전소 실시간 점유상태 안내, 시외 자동할증, 빈차등‧갓등‧비상등 점멸 연동, 음성인식 길찾기 및 날씨 정보 안내 등의 기능까지 지원한다.

현대트랜시스의 '다목적 모빌리티 시트 시스템'. 사진=현대차그룹 제공현대트랜시스의 '다목적 모빌리티 시트 시스템'.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은 니로 플러스처럼 기존 양산차 기반의 파생 PBV를 활용해 초기 시장을 개척한 뒤 2025년부터 다양한 형태와 차급의 전용 PBV를 출시할 계획이다. PBV는 개인화 설계 기반의 친환경 이동수단으로, 탑승객은 자신에게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도심 셔틀 기능은 물론이고 식당, 카페, 호텔 등 여가 공간부터 병원, 약국 등 사회필수 기능까지 담당할 수 있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PBV는 현재 택시 기능에 머물러 있지만 미래도시에선 '궁극의 이동형 모빌리티'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5%(2020년 기준) 수준에 불과한 PBV 시장은 전자 상거래 활성화, 차량 공유 확대, 자율주행 기반의 신사업 등장 등으로 2030년 25%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아는 현재 판매 중인 니로 플러스를 시작으로 차량 공유 서비스 전용차, 상하차가 쉬운 저상 물류차, 냉장‧냉각 시스템이 적용된 신선식품 배송차 등 도심 물류 서비스를 위한 PBV들을 내놓을 계획이다. 2025년에는 전용 PBV 모델을 출시하는 등 2030년까지 글로벌 PBV 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복안이다.

기아가 2025년 출시하는 PBV 'SW(프로젝트명)'는 스케이트보드 방식으로 개발된 PBV 전용 'eS' 플랫폼이 적용돼 다양한 종류의 차체를 유연하게 결합할 수 있다. 넓은 실내공간에 뛰어난 적재성을 갖춰 배달, 차량호출, 기업 간 거래(B2B) 등 각종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무선 업데이트(OTA) 기능과 자율주행기술을 탑재해 편의성을 높이고, 60만km의 내구성을 확보해 사업자의 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구동 모터를 표준화된 모듈을 스케이트보드 모양의 플랫폼을 뜻한다. 이 위에 용도에 따라 다양한 구조의 차체를 올릴 수 있는 구조다.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을 이용하면 레고 블록을 조립하는 것처럼 생산공정을 단순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차그룹의 PBV에 적용되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사진=현대차그룹 제공현대차그룹의 PBV에 적용되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은 PBV에 적용할 각종 신기술도 쏟아내고 있다. 현대차·기아와 미국 MIT 미디어 랩이 공동으로 개발한 '반응형 PBV 시트 콘셉트'는 시트가 승객의 몸을 감지해 체형에 맞게 시트 모양을 만들어주는 기술이다. 불특정 다수의 승객을 태우는 PBV에 이 기술을 적용하면 긴 벤치 모양의 좌석을 승객 수와 체형 등에 따라 다양하게 변형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고도 자율주행 차량의 탑승객 편의성을 높여주는 '모드 변환 콕핏'을 개발했다. 드라이브 모드와 오피스 모드, 릴랙스 모드 등 세 가지 모드에 따라 조명과 시트 각도, 디스플레이와 조작계 등이 바뀐다.

이와 더불어 현대트랜시스는 '다목적 모빌리티 시트 시스템'을 만들어냈다. 교통약자를 위한 생체 신호 분석 기술, 유아를 동반한 가족 승객의 실내 공간 활용성 증대 기술 등 탑승객이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맞춰 실내 환경을 최적화한 10가지의 통합 시나리오 모드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PBV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수천억원을 들여 전용공장도 짓는다.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 신설될 국내 최초의 PBV 전기차 전용공장은 2025년 연간 10만대에 달하는 생산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대규모 국내 투자와 연구개발로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흐름에 민첩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며 "2026년에는 수익 대부분을 차지하던 완성차 외에도 PBV, 소프트웨어 중심의 각종 서비스, 자율주행기술을 활용한 신규 사업 등이 이익 창출에 '플러스 알파'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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