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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건설 업역개방 2년, 종합-전문 희비···"종합건설사만 이득봤다"

부동산 건설사

건설 업역개방 2년, 종합-전문 희비···"종합건설사만 이득봤다"

등록 2023.02.14 17:46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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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민간부문까지 업역 전면개방···종합-전문 건설업계 찬반 논쟁지난해 상대시장 불법하도급 173건 적발···"불법하도급 없어진다더니"정부, 업역개방 제도개선 검토 나서···관건은 중소업체 보호

기사내용과 무관. 사진=뉴스웨이DB기사내용과 무관. 사진=뉴스웨이DB

건설업계에서 업종면허에 상관없이 종합건설과 전문건설을 자유롭게 수주할 수 있도록 하는 '업역 개방'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21년부터 공공부문에 한정해 업역 규제를 없애본 결과 종합건설사에 의해 전문건설업계가 잠식되는 모습이 나타나서다. 정부는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내년 시장 완전 개방 전에 보완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14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13일 '건설산업 현황 점검 및 발전방안'을 주제로 연구용역을 진행하기로 하고 관련 입찰공고를 나라장터에 게시했다. 이 연구에는 2024년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 간 상호 시장개방에 따른 전망이 담길 예정이다. 국토부는 결과를 빠르게 받아보기 위해 입찰마감일을 최소화하는 '긴급입찰'로 용역업체를 선정하기로 했다. 입찰 마감일은 오는 24일이다.

업역 규제는 복합공사(2개 이상 공종으로 이뤄진 공사)는 종합건설업체만, 단일공종은 전문건설업체만 입찰할 수 있게 한 제도로 1976년 도입됐다. 그러다 2018년 노사정 합의가 이뤄지면서 관련법이 개정됐고 2021년부터 공공공사부터 규제가 풀렸다. 내년부턴 민간공사까지 범위가 확대된다.

국토교통부가 급하게 연구용역을 발주한 것은 업역 규제 철폐로 전문건설사들의 자생력이 커질 것이란 당초 기대와 달리 종합건설사가 시장을 잠식하는 결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 2년 간 공공공사분야에서 시범적으로 업역제한을 해제한 결과 종합건설사는 전문건설사의 공사를 다량으로 수주한 반면 그 반대의 경우는 미미했다는 것.

실제로 지난해 11월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업역규제 폐지로 종합건설업체는 전문건설공사에서 30.8%를 수주한 반면 전문건설업체는 종합건설공사에서 7.5%밖에 수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광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당초엔 업역 규제를 철폐하기로 했을 땐 전문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만들어서 종합건설을 수주할 것을 기대한 것인데 결과는 반대로 나타났다"고 했다.

업역 규제를 없앤 후 불법 하도급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022년 하반기 종합-전문건설업간 상대시장(종합↔전문) 진출 건설공사에 대한 불법 하도급 실태 점검을 실시해 173건을 적발했다. 원래 상대시장에선 발주자의 서면 승낙을 받아서 도급금액의 20% 내에서만 하도급을 할 수 있는데 이를 어긴 것.

업계관계자는 "업역 규제를 없애기로 했을 때 기본원칙으로 내세운 것이 '직접시공'이다"라면서 "그런데 규제가 사라지자 인지도가 높은 종합건설업체들이 공사를 독차지 한다음 다시 전문건설업체에게 하도급을 주는 불법 하도급이 판을 치고 있다. 이전부터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됐던 종합건설과 전문건설 간 수직적 상하관계도 더 심해지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제도개선에 관해 검토하겠단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업역 규제 해제 후)당초 기대와 달리 10억원 미만의 소규모 공사까지 종합·전문건설사의 각축장이 되면서 시장잠식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정부는 부적격 사업자를 엄중히 단속함과 동시에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개선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

업계관계자들은 전문건설업체를 비롯한 중소규모 건설업체를 보호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이 이뤄져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위해 24개에서 14개로 통합했던 전문건설 공종도 다시 세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전문건설업체 대표 A씨는 "업역 규제가 사라짐과 동시에 세부 공종을 통합한 '대공종화' 정책이 시행되면서 공종 내에서도 세부분야에 대해 전문성을 가졌던 업체들이 위기를 맞았다"면서 "같은 공종 안에서도 전문분야가 갈리는 만큼 직접 시공을 위해선 공종을 합칠 게 아니라 오히려 분리하고 전문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했다.

반면 종합건설업계는 상호시장 개방을 더욱 가속화 하되 역할을 구분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입장이다. 종합건설업체는 전체 공정에 대한 '관리'를 맡고 전문건설업체가 세부적인 시공을 해야한다는 것.

서울의 한 종합건설업체 임원은 "직접시공에 매달려서는 오히려 대기업이 전문건설업체를 인수·합병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볼 때 종합건설사는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한 대형 공사에서 전문건설업체 간 중재자 역할을 맡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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