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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퇴원 다음날 가입...'경쟁 격화'로 장벽 낮아진 유병자보험 시장

금융 보험

퇴원 다음날 가입...'경쟁 격화'로 장벽 낮아진 유병자보험 시장

등록 2023.02.19 07:00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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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 영역에서 경증질환 제외해 가입 기간 줄여'소비자 니즈 확대+보험사 신사업 발굴'이 영향"과한 담보 자제하고 건강한 경쟁 구도로 가야"

그래픽=홍연택 기자 ythong@그래픽=홍연택 기자 ythong@

보험업계 유병자보험 판매 경쟁이 심화하면서 가입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한 유병자보험 시장은 점차 가입 심사 시 검토하는 항목이 적어지고 그만큼 심사 기간도 짧아지는 추세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최근 경증 환자의 경우 퇴원 바로 다음날부터 가입할 수 있는 유병자보험을 출시했다. 경증질환으로 수술 받은 환자라도 입원 일수가 14일 이내이거나 수술 이력이 3회가 넘지 않을 경우 간편 유병자 건강보험에 퇴원 즉시 재가입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현대해상은 이와 함께 대장용종, 위용종, 염좌, 비염, 자근근종, 하지정맥류, 1·2도 화상, 결막염, 요도염, 디스크, 오십견, 폐렴 등을 이해 해당하는 경증질환으로 정의했다. 백내장도 외래 수술을 받았을 경우 즉시 가입이 가능하다. 과거 티눈 제거같은 간단한 수술도 심사 대상에 포함됐던 데 비해 장벽이 낮아진 셈이다.

유병자보험 가입 장벽은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보험사들은 초기 유병자 보험 상품 심사는 3·5·5(3개월 내 입원 및 수술·5년 내 상해 및 질병·5년 내 암 등 중대질환) 유형으로 소비자의 고지 의무가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3·3·5', '3·2·5', '3·1·5', '3·0·5' 등 중대 질환을 외 일시적 상해·질환에 대한 고지 의무가 줄어든 상품이 출시됐다. 보험사들은 이를 '간편심사'로 정의하고 유병자 보험 마케팅에 열을 올렸다.

이는 고령화가 심화하면서 질환을 겪은 소비자들의 보험 가입 니즈 확대와 보험사의 신사업 발굴이 겹쳐진 현상이다. 인구 절벽으로 보험 산업이 '파이 뺏기' 식 영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유병자 시장은 새로운 먹거리였던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유병자 시장은 기존 광범위 했던 수술에 대한 개념을 세분화해 문턱을 낮추고 이를 통한 손해율 관리가 가능하다"며 "고령화 현상이 짙어지면서 '유병장수'라는 말까지 생기고 있는 만큼 유병자 보험 시장이 앞으로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따라 유병자 시장 선점 경쟁이 확대되면서 보험사들 역시 고객을 끌어당길 수 있는 여러가지 담보를 출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여기에 올해부터 시행된 새회계제도(IFRS17) 대비에도 건강보험 판매 확대가 유리했던 점도 유병자보험 상품 개발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IFRS17은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기 때문에 돌려줘야 할 금액이 비교적 많은 장기저축성보험 판매가 늘어나면 향후 보험부채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보험사들은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만기 기간이 길고 돌려줄 돈은 크지 않은 장기보장성보험 판매를 전략적으로 확대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장기보장성보험의 경우 내제 가치가 타 보종보다 높은편에 속해 보험사들이 관련 매출 확대를 하고 있는 추세"라며 "예전처럼 장기저축성보험을 고금리 혹은 금리 확정형으로 공격적 판매하면 새 회계기준 아래에서 보험사의 보험부채가 급증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보험업계 내 유병자보험 시장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은 지난 14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통해 "보험의 사각지대인 유병자들이 가입할 수 있는 유병자 보험시장이 다변화됨에 따라 증가하는 보험사 상품개발 수요에 대응하겠다"며 "이를 위해 보험사와 협업을 통해 유병자 위험률 개선 TF를 운영하고, 간편고지 위험률 산출·관리를 위한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지난해 보험업게에서 발발한 유사암, 자동차부상치료비 경쟁이 격화하면서 대두된 건전성 리스크 우려도 나오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현재까지 유병자보험 시장은 리스크가 적은 영역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올바르게 가고 있다"면서 "다만 이같은 고객 확보 경쟁 심화가 과도한 담보를 제시하는 행위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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