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고객 예탁금으로 4년간 1조8000억원 벌어들여

양정숙 의원실 제공.

국내 증권사들이 최근 4년간 고객이 맡긴 예탁금으로 1조8000억원 넘게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30개 증권사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고객 예탁금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총 2조4670억원에 달했고, 같은 기간 고객에게 지급한 이자는 5965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증권사는 고객이 맡긴 예탁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전액 신탁 또는 예치하며, 한국증권금융은 이 예탁금을 ▲국채증권·지방채증권 ▲금융기관이 지급을 보증한 채무증권 등에 투자해 수익금을 증권사에 배분하고 있다. 증권사는 고객 예탁금을 통해 안정적 이익을 거두는 구조인 셈이다.

증권사 고객 예탁금 규모는 2019년 26조6500억원에서 2020년 48조1556억원으로 크게 늘었고 ▲2021년 68조1898억 ▲2022년 59조7299억원으로 4년간 총 202조7253억원에 달하고 있다.

미리에셋·NH·한국·삼성·KB증권 등 5대 증권사의 4년간 예탁금 평잔은 총 112조1865억원으로 전체의 55.3%를 차지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증권금융을 통해 벌어들이는 예탁금 수익률은 최근 4년간 최고 1.94%, 최저 0.80%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들은 ▲2019년 4513억원 ▲2020년 4410억원 ▲2021년 5012억원을 벌어들였고, 2022년에는 1조735억원의 이익을 거두는 등 4년간 총 2조4670억원을 수익을 거뒀다. 전체 이익 중 5대 증권사의 추정 수익은 1조4758억원으로 59.8%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증권사들이 예탁금을 맡긴 고객에게 지급하는 이용료율은 2020년 말부터 2022년 말까지 예탁금 액수가 50만원 미만일 경우 0.1~0.2%, 50만~100만원 미만은 평균 0.2~0.3%, 100만원 이상일 때는 평균 0.2~0.4%로 평균 0.2% 수준에 머물렀다.

그간 증권사들이 챙긴 수익률이 0.8~1.94%인 점을 고려하면, 고객에게 수익금을 되돌려 주는 비율은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증권사들이 예탁금으로 고객에게 지급한 금액은 2019년 1739억원, 2020년 1235억원, 2021년 1020억원, 2022년 1970억원으로 4년간 총 5965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5대 증권사가 지급한 금액은 3379억원으로 전체 지급액 중 56.6%를 차지했다.

양정숙 의원은 "증권사의 수익은 고객 예탁금 규모가 크고 금리가 높을수록 유리한 구조인데, 최근 금리 상승에 이어 증권사 예탁금 규모 역시 많이 늘어나 증권사에겐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며 "이익 금액을 고객에게 적정하게 돌려주도록 이익 배분에 관한 가이드라인 또는 증권사별 공시제도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