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세액공제율 1%p 확대되면 기업투자 8% 증가"

'투자세액공제의 기업 투자 유인효과와 방안' 발표

경제위기 대응 위해 조특법 개정안 조속입법 촉구

국가 전략산업의 세액공제율이 1%p 확대되면 대·중견기업의 설비투자가 8.4%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국가 전략산업의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디스플레이 산업 등을 뜻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문가에게 의뢰해 분석한 '투자세액공제의 기업투자 유인효과와 방안' 보고서를 23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 전략산업의 경우 다른 외부적 요인이 동일할 때 세액공제율이 1%p 확대되면 설비투자가 크게 증가했다. 대·중견기업은 8.4%, 중소기업은 4.2%로 늘어났다.

보고서는 3만개 이상 외부감사대상 기업의 1994년부터 2021년까지 28년간 재무제표 자료를 대상으로 고정효과 패널 회귀분석방법을 적용해 세액공제율과 기업투자간 연관효과를 분석했다.

상의는 분석된 결과를 정부가 제출한 조특법 개정안에 대입할 경우 전략산업 분야 설비투자액이 대·중견기업은 59%, 중소기업은 38%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경기동향, 조달금리 등 제반 요인까지 고려할 경우 실제 수치는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상의는 반도체 등 전략산업에 대한 획기적인 정책적 지원도 촉구했다.

전세계적으로 전략산업은 설비투자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추세다. 특히 반도체 관련 보조금 지원이 전무한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은 정부 보조금을 앞다퉈 지원하며 한국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다.

미국은 반도체 생산능력 회복을 위해 지난해 반도체과학법(Chips Act)을 제정해 25%의 설비투자세액공제와 390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일본 정부도 반도체 부활을 위해 정부 보조금을 투입해 외국의 파운드리를 자국에 유치하는 전략을 실행 중이다.

보고서는 신성장·원천기술, 일반기술 분야의 세액공제율을 올해 한시적으로 2~6%p 상향조정하는 임시투자세액공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산업은행이 발간하는 설비투자계획조사에 따르면 올해 제조업 분야 설비투자는 전년대비 8.6% 감소할 전망이며 특히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투자 감소폭이 클 것으로 조사됐다.

상의는 실증분석 결과에 따르면 과거 외환위기, 금융위기, 코로나 위기 등 3차례의 경제위기 시기에 세액공제율 상향의 효과가 더욱 분명히 나타났던 만큼 지금이 임시투자세액공제 등을 도입·운영할 적기라고 강조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올해 반도체 설비투자가 감소하면 단기적으로 역성장이 우려되고, 장기적으로는 반도체 경쟁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적어도 경쟁국과 동일한 수준의 세제지원을 통해 기업들의 투자심리를 되살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