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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잡음 없는 형제·사촌경영···'따로 또 같이' 완벽하게 안착

산업 재계 지배구조 2023|SK②

잡음 없는 형제·사촌경영···'따로 또 같이' 완벽하게 안착

등록 2023.03.02 07:47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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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家 경영 확대···첨단 부문서 각자 역할 배터리 최재원, 바이오 최창원 부회장 주도세 자녀 반도체·바이오·에너지에서 경영수업

SK그룹은 주요 계열사에 총수 일가를 고루 배치한 '따로 또 같이' 경영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고 최종건 창업회장과 고 최종현 선대회장의 '형제경영'에 이어 2세대에는 '사촌경영'이 완벽히 자리 잡은 모습이다. 특히 재계 곳곳에서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불거졌음에도 SK그룹의 경우 잡음 없이 사촌들이 각자의 맡은 역할을 해내며 힘을 합쳤다.

몇 년전부터는 SK그룹 3세들이 경영수업에 속도를 내며 사촌경영은 2세대에 이어 3세대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건재한 형제·사촌경영···바이오·배터리 "믿고 맡긴다"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과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은 그룹 내 주요 사업을 도맡아 독립적으로 이끌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인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SK온 대표이사에 선임돼 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배터리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최 수석부회장은 일찍이 배터리 사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사업 기획과 투자 확대 등을 주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잡음 없는 형제·사촌경영···'따로 또 같이' 완벽하게 안착 기사의 사진

최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포드자동차와 합작법인 블루오벌SK 미국 켄터키주 공장 기공식에 참석한데 이어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 스위스 다보스포럼 등에 연이어 등장하며 경영 보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은 최재원 부회장 보다 좀 더 독립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SK디스커버리의 경우 최창원 부회장의 지분율이 40.18%로 계열분리 조건은 이미 갖춰져 있다.

최창원 부회장은 SK케미칼을 중심으로 '바이오'에 집중해왔다. 1994년 SK케미칼의 전신인 선경인더스트리 입사 후에는 SK케미칼, SK상사, SK글로벌 등에서 경력을 쌓은 뒤 2002년 SK케미칼 부사장에 올랐다.

최창원 부회장의 형인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경우 2016년부터 2021년까지 5년 동안 SK네트웍스를 이끌었으나 배임·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으며 2021년 11월 사내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 상태다.

최태원 회장의 여동생인 최기원 이사장은 경영 일선에 나서진 않고 있으나 2009년부터 SK그룹 산하 재단인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최기원 이사장은 자신이 보유한 SK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금을 투자자문회사 킨앤파트너스를 통해 대장동 개발사업에 투자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더욱이 이 일로 최태원 회장은 2017~2021년 공정위 지정자료 제출 때 킨앤파트너스 등을 계열사에서 누락한 행위에 대해 경고 처분을 받기도 했다.

3세 경영수업 활발···포스트 최태원은 누구
아직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나이가 만 62세로 젊은 만큼 후계를 논하기는 이른 시점이나 3세들은 그룹의 미래 먹거리 분야에서 부지런히 역량을 키우고 있다.

현재 3세 중 SK그룹에 근무 중인 인물은 최신원 전 회장의 장남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과 최태원 회장의 세 자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 팀장, 최민정 SK하이닉스 팀장(휴직), 최인근 SK E&S 전략기획팀 매니저 등 총 4명이다.

가장 빠르게 임원에 오른 인물은 최성환 사장이다. 최 사장은 지난해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최 사장은 SK네트웍스 지분 매입에도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최 사장은 현재 SK네트웍스 지분 2.62%를 보유 중으로 이는 지주사 SK(39.14%) 다음으로 가장 높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이 지난 22일 열린 글로벌 AGM 현장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SK네트웍스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이 지난 22일 열린 글로벌 AGM 현장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SK네트웍스

최 회장의 세 자녀의 경우 SK그룹 주요 산업에 각각 배치돼 경영수업 중이나 아직 SK 계열사 지분을 보유 중인 인물은 없다.

장녀 최윤정씨는 2017년 SK바이오팜에 입사해 책임매니저로 근무하다 2019년 휴직 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바이오인포매틱스(생명정보학) 석사과정을 밟았다. 지난 2021년 7월 복직해 최근 전략투자팀 팀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정씨는 지난달 열린 CES 2023에 참석해 SK바이오팜 부스를 직접 점검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SK바이오팜이 진행한 디지털 치료제 기업 '칼라 헬스' 투자도 최 씨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부터 SK하이닉스에 몸담고 있는 차녀 최민정씨는 현재 휴직계를 내고 미국 원격 의료 스타트업인 '던(Done)'에서 자문역을 수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남 최인근씨는 에너지 사업을 주도하는 SK E&S 전략기획팀 매니저로 근무 중이다. 미국 브라운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인근씨는 이후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인턴십을 거쳐 2020년 9월 수시채용 전형을 통해 SK E&S에 입사했다.

현재 SK 계열사에 근무 중이진 않지만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고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의 장남 최영근 씨와 최창원 부회장의 장남 최민근 씨의 향후 행보도 주목된다.

1987년생인 영근씨는 2017년 SK디앤디에 입사했으나 2019년 퇴사 후 SK 지분 0.19%, SK디스커버리 지분 4.21%를 보유하고 있다. 1998년생인 민근 씨는 SK디스커버리 지분 1.60%를 보유 중이다.

한편 최 회장은 2021년 말 공개된 BBC와의 인터뷰에서 후계자에 아들을 염두에 두고 있냐는 질문에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아들은 아직 어리고 본인만의 삶이 있다"고 답해 주목 받았다.

최 회장은 "기회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있다"며 "(자녀에게) 승계를 강요하지 않을 것이다. 제 자녀도 노력해서 기회를 얻어야 한다. 이사회 동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3세 경영을 예측하기 쉬운 요소 중 하나는 지분율인데 아직 자녀들의 보유 지분이 없다면 이것도 최태원 회장의 상생경영, ESG 경영의 의지 중 하나로 볼 수 있다"면서 "큰 변화가 있기 전까지는 지금까지의 친척경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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