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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글로벌 1위 야심 보인 SK온, 원통형 미생산 왜?

산업 에너지·화학

글로벌 1위 야심 보인 SK온, 원통형 미생산 왜?

등록 2023.03.13 13:29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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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치 '올인'하던 SK온, 포트폴리오 다변화각형부터 전고체까지···원통형 생산계획 無사업성 고려한 전략···"고객사 요구에 부응"

글로벌 1위 야심 보인 SK온, 원통형 미생산 왜? 기사의 사진

파우치형 배터리 전문기업인 SK온이 배터리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합작사 설립을 넘어 배터리 형태에도 변화를 줘 시장 지배력을 키우겠다는 계산이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생산 중인 원통형 배터리는 아직 생산하지 않아 경쟁사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사측은 구체적인 생산 계획은 없다면서도 고객사 요구에 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온을 이끄는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목표는 2030년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으로의 도약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SK온의 올해 1분기 글로벌 배터리 시장(중국 제외) 점유율은 9.2%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배터리 사용량은 1.2% 줄었다. 10위권 기업 중 유일한 역성장이다.

다만 SK온은 단독 또는 완성차 기업과의 합작공장 설립뿐만 아니라 배터리 포트폴리오까지 다변화에 나서며 점유율 확대를 추진 중이다. 전날 SK온은 오는 15일 개막하는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3'에서 각형과 LFP(리튬인산철), 전고체 배터리까지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파우치형 배터리에 '올인'하던 기존 전략을 수정해 차별화에 나선 셈이다.

전기차 화재는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라 안정성에 예민할 수밖에 없는데 각형과 LFP는 화재 위험성을 줄이는 배터리로 평가된다. 알루미늄의 사각형 형태로 패키징된 각형은 캔이 내부 배터리 구조를 보호하고 있어 화재와 충격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또 코발트와 니켈을 사용하지 않는 LFP도 양극재 특성으로 안정성에 장점을 보인다.

전고체 배터리는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기존의 배터리는 가연성 물질인 전해질이 포함돼 배터리 셀이 손상되면 전류가 과다하게 흘러 화재 위험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전고체는 고체 상태라 화재 위험성이 낮고 에너지 밀도도 높아 성능 면에서 기존 제품보다 진일보한 배터리로 평가되고 있다. 전기차의 '숙명'인 안정성과 주행거리 확보가 동시에 가능한 것이다.

완성차 기업이 특정 배터리만 사용하려 하지 않는 만큼 배터리 기업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평가다. 원통형 배터리만 탑재하는 테슬라는 양극재를 NCM(니켈코발트망간)과 LFP 등으로 확대했고 현대차도 LFP에 강점이 있는 중국 CATL과 접점을 늘리고 있다. 또 파우치형만 쓰던 GM은 삼성SDI로부터 각형·원통형 제품을 공급받기로 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시장 점유율이 어느 쪽으로 쏠릴지 알 수 없어 완성차 기업이 선호하는 배터리 타입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LFP 같은 경우에도 에너지 밀도 등 여러 가지 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져 선호도가 낮았는데 파우치형 제품의 화재 위험성이 대두되면서 제작되는 배터리 형태가 다양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SK온은 배터리 형태와 양극재 다변화까지 나서고 있으나 아직 원통형 배터리는 생산하지 않고 있다. 원통형은 테슬라가 세계 1위 전기차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일조한 배터리로 한국자동차연구원이 '게임체인저가 될 잠재력이 있다'고 내다보는 등 시장 잠재력을 인정받은 제품이다. 사측은 원통형보다 파우치와 각형이 우수하다는 판단을 내린 상태다.

원통형 제품은 대량 생산에 용이하고 제작 단가는 저렴한 장점이 있으며 테슬라의 성공에 BMW, GM,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이 앞다퉈 배터리 탑재를 계획 중이다. 시장 규모도 커질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원통형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25년 241GWh에서 2030년 705GWh로 연평균 27%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30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시장 연평균 성장률(19%)보다 높은 수치다.

SK온 관계자는 "당사는 파우치형 NCM 배터리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셀 메이커로 입지를 다져왔다"면서 "원통형 배터리 생산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는 고객의 수요와 시장 트렌드를 고려해 각형 NCM 배터리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고객사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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