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SVB 사태, 국내 영향 제한적···변동성 확대 예의주시"

"고강도 긴축 정책이 취약 부문 금융 불안으로"

추후 관계기관과 24시간 합동점검 시스템 가동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및 금융시장 관련 동향 주제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e-mail]

정부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따른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이번 사태의 여파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오자 발 빠르게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국내외 금융시장 현황을 진단했다.

회의엔 추 부총리와 함께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가 참석했다.

추 부총리는 "이번 사태는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고강도 금융 긴축이 지속되면서 취약 부문의 금융 불안이 불거져 나온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금융시장은 전반적으로 안정을 유지하는 모습"이라면서도 "필요 시 관계기관과 공조 하에 신속히 시장안정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향후 시장 상황을 주시해야겠으나 현재까지는 국내 금융시장 영향은 제한적인 양상"이라며 "국내 금융기관은 SVB와 자산·부채 구조가 다르고, 유동성이 양호해 일시적 충격에 견딜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또 "국내 은행 등 주요 금융기관과 4대 공적연금, 한국투자공사(KIC), 우정사업본부 등 투자기관 등 관련 은행에 대한 위험노출액 규모도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현 단계에서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추 부총리는 향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다만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지 못한 상황에서 금융 시스템 불안 요인까지 겹쳐 향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해 금융시장 안정 유지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역설했다.

정부는 향후 관계기관 합동점검 체계를 가동해 24시간 국내외 시장 상황과 금융시스템 취약 요인을 점검한다. 아울러 필요시 신속한 시장 안정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