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보수 13억7500만원···전년比 92.9%↑배당 규모, 441억원→354억원으로 대폭 감소역대 실적인데···배당성향 5년 사이 가장 낮아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성 부회장은 지난해 영원무역홀딩스로부터 총 17억7500만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급여 13억7500만원, 상여 4억원 등이다. 이는 전년(9억2000만원) 대비 무려 92.9% 증가한 규모다.
회사 측은 "급여는 이사보수한도 범위 내에서 산정해 연간 급여 총액을 12개월로 나눠 지급했다"며 "상여의 경우 임원상여금지급규정에 근거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계량지표와 관련해서는 어려운 대내외 경영환경 속에서도 전년도 실적을 상회하는 수준을 달성한 점, 비계량지표는 대표이사 부회장으로서의 리더십으로 안정적인 경영성과를 달성한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성 부회장은 이외에도 영원무역홀딩스 자회사인 영원무역에서도 전년(12억5300만원)보다 25.3% 늘어난 15억7000만원의 보수를 챙겼다. 성 부회장이 지난해 이들 두 회사에서 받은 연봉을 합치면 33억4500만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성 부회장의 보수는 대폭 늘었지만, 주주들이 올해부터 받게 될 배당금은 오히려 줄었다. 국내 기업들이 주주친화정책의 일환으로 배당 상향에 적극 나서고 있는 행보와는 대조되는 분위기다.
더욱이 영원무역홀딩스가 주주들에게 돌아갈 배당 규모를 줄이고 있음에도 '주주가치 제고'를 앞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영원무역홀딩스는 이달 초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일회성 비경상 이익 제외)의 50% 내외를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배당정책을 2년 4개월 만에 변경했다.
앞서 영원무역홀딩스는 2020년 11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연결 기준 배당성향(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10%대로 유지하겠다는 중장기 배당정책을 수립한 바 있다.
배당 가능 이익에 대한 적용 기준이 바뀌면서 이번에 지급될 배당금 총액이 기존보다 1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영원무역홀딩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비지배기업지분 제외)은 4408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존대로라면 배당총액은 441억원, 주당 배당금은 3800원 가량으로 책정될 예정이었다. 다만 영원무역홀딩스는 변경된 배당정책 기준을 적용해 배당총액 354억원, 주당 3050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연결 기준 배당성향으로 보더라도 8%에 불과하다. 영원무역홀딩스는 2020년 배당정책을 새롭게 개정한 이후 연결 기준 배당성향을 10%대(2020년 13.3%·2021년 10.5%)로 유지하고 있었지만, 배당정책을 변경함과 동시에 2% 이상 줄어든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서라도 배당금 확대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기업에게 있어 배당이라는 것은 수많은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성 부회장의 승계를 목전에 둔 밑작업이라는 분석부터 영원무역홀딩스가 호실적에 따라 주주에게 돌아갈 배당금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자 배당정책을 갑작스럽게 변경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다.
영원무역홀딩스는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매출 4조5339억원으로 전년 대비 39.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5.7% 늘어난 1조21억원을 기록했다. 영원무역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사업부 수출과 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 판매 성장세 덕분이다.
영원무역홀딩스 관계자는 "배당재원과 배당성향을 명확하고 투명하게 하고, 중장기적으로 지주회사로서의 자체 역량을 강화하여 자회사 실적의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함으로써 기업가치 및 전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 정책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영원무역홀딩스는 오는 29일 열리는 제49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제49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한철수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액 승인 ▲감사 보수 한도액 승인 등 주요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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