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유일 업무 공간' 여의도 사옥, 포화상태공공기관서 해제됐지만 법률상 공공기관 취급부산에서만 공간 확장 가능···직원들 불만 가득
원활한 업무를 위해서는 현재의 업무공간 근처에 또 다른 공간 확보가 필요하지만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모양입니다. 예탁원이 공공기관에서 해제됐지만 관련법에는 여전히 공공기관 취급을 받고 있어서 서울이 아닌 본사 소재지인 부산에서만 건물 임차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서울에 업무 공간을 추가하자니 규정상 서울에는 공간을 넓힐 수 없고 그렇다고 부산에 공간을 넓히자니 서울에서 근무하고 있는 인력들의 불만이 적지 않아 예탁원 입장에서도 곤혹스러운 모습입니다.
예탁원이 사용하는 수도권의 업무 공간은 원래 서울 여의도와 경기 고양시 일산 사옥으로 이원화됐지만 정부 방침에 따라 일산 사옥을 팔아야 했습니다. 당시 예탁결제원은 준정부기관으로 지정돼 있었기에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이전 방침을 따라야 했기 때문이지요.
예탁원 본사는 2014년 서울에서 부산광역시 국제금융센터로 옮겨졌습니다. 수도권 이외 지역으로 업무 공간을 내보내야 하는 사정상 일산 사옥 매각은 불가피했습니다. 지난 2014년부터 추진한 일산 사옥 매각 프로젝트는 24번의 실패 끝에 2020년 10월에서야 끝났습니다. 무려 25차례 진행된 공개매각은 2020년 10월 8일 디에스네트웍스와 597억원에 매각한다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마무리됐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예탁원은 공공기관 목록에서 해제됩니다. 홍남기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는 예탁원의 정부지원액 비중이 50% 아래로 감소한 점을 들어 예탁원을 공공기관 목록에서 해제하기로 했습니다.
정부지원액의 비중이 낮아진 것은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예탁결제원 고유 업무였던 '전자등록업무'가 법률상 독점 업무에서 제외된 영향이 컸습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50%를 웃돌던 예탁원의 정부지원액 비중은 지난해 1월 들어 41%로 떨어졌습니다.
공공기관에서 해제된 예탁원은 현재 부산국제금융센터 내 본사와 서울 여의도 사옥만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일산 사옥이 사라지자 수도권에서 쓸 수 있는 건물은 여의도 사옥뿐이었습니다. 따라서 일산 사옥에 있던 인력과 전산기기 등을 올해 1월부터 3월 말까지 전부 여의도 사옥으로 옮겨야 했습니다.
문제는 일산 사옥의 인력과 짐이 여의도 사옥으로 몰리자 여의도 사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것입니다. 업무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해진 것이죠. 예탁원 측은 서울에서 프로젝트나 회의 등을 진행하려고 해도 예전처럼 공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이 때문에 현재 예탁원은 주요 사업이나 프로젝트를 여의도 사옥이 아닌 부산 본사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각 사업이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직원 중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직원들 입장에서는 부산까지 오가는 일이 상당히 불편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비좁은 공간을 넓혀서 여유롭게 일할 자리를 만들어야 하겠지요. 계획은 그렇게 하고 싶지만 일은 마음처럼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당국은 예탁원의 현재 기관 성격이 공직유관단체인 만큼 예탁원 측이 스스로 건물을 알아보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습니다. 예탁원 자체 예산으로 서울 여의도 내에 빈 오피스 건물을 빌리거나 매입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꼽힐 수 있지만 이번에는 규정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예탁원은 지난해 공공기관에서 해제됐지만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혁신도시법)상 여전히 공공기관으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예탁원은 자본시장법 제294조로 설립된 특수법인인데 혁신도시법상 공공기관에는 "다른 법률에 따라 직접 설립되고 정부가 출연한 기관"이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설립된 예탁원은 이미 2015년 본사를 부산으로 옮겼기에 혁신도시법상 업무 공간의 추가 확보도 부산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해석입니다. 관련법 때문에 업무 공간 확장 지역을 부산으로만 한정해야 한다는 점은 직원들의 적지 않은 불만을 사고 있습니다.
예탁원 관계자는 "여의도 사옥의 상황이 이전만큼 넉넉한 수준은 아니지만 타 기관들도 겪고 있을 고충인 만큼 어쩔 수 없이 지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뉴스웨이 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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