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케이뱅크 첫 연임 도전하는 최우형 행장...변수는 'IPO·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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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첫 연임 도전하는 최우형 행장...변수는 'IPO·실적'

등록 2025.12.08 14:07

박경보

  기자

외형 성장·고객 확대 성과로 연임 기대 커져실적 급감·연임 관행 부재···"안심하긴 일러" IPO 삼수 부담까지···연임해도 '산 넘어 산'

케이뱅크 첫 연임 도전하는 최우형 행장...변수는 'IPO·실적' 기사의 사진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이 연임에 성공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취임 이후 외형이 빠르게 성장한 데다 기업공개(IPO) 추진 과정에서 안정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맞물리고 있어서다. 다만 급격히 쪼그라든 실적과 연임 관행 부재 등 변수도 적지 않아 안심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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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 Point!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 실림

외형 성장과 IPO 추진 리더십 필요성이 주요 배경

실적 둔화와 연임 관행 부재 등 변수도 존재

숫자 읽기

2023년 순이익 128억원에서 2024년 1281억원으로 10배 급증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1034억원, 전년 대비 15.5% 감소

여수신 잔액 17조9000억원, 30조4000억원으로 성장

고객 수 1500만명 돌파

자세히 읽기

최 행장, 금융·IT 융합 전문가로 외형 성장 주도

플러스박스 등 상품 성장, 기업대출 84.1% 급증

IPO 추진 과정에서 리더십 연속성 필요성 부각

반박

실적 하락세, 수익성 악화가 우려로 제기

비이자이익 의존, 수익 안정성 한계 지적

케이뱅크 행장 연임 전례 없어 부담 요인

향후 전망

연임 성공 시 IPO 성패가 최 행장 부담으로 남을 전망

내년 7월까지 상장 실패 시 투자자 권리 행사 가능성

임추위가 성장과 수익성 중 무엇을 중시할지에 따라 결정 달라질 것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케이뱅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차기 행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은행권은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따라 현직 CEO의 임기 만료일 3개월 전부터 차기 CEO 선임을 위한 절차에 돌입한다. 지난 2024년 1월 취임한 최 행장의 임기는 오는 31일 마무리된다.

1966년생의 최 행장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경영대학원에서 재무관리 석사를 마친 금융·IT 융합형 전문가다. 하나은행에서 신용관리와 외환, 기업금융 등 전통 금융을 경험한 뒤 삼성SDS와 글로벌 컨설팅사 액센츄어·IBM으로 자리를 옮겨 은행권 디지털 전환, 시스템통합(SI), 금융 인공지능(AI)·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주도한 인물이다. 케이뱅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행장 선임 당시 "금융과 IT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고 인터넷전문은행 비전과 건전경영 요건을 고루 갖췄다"고 평가했다.

은행권 안팎에선 최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 행장 취임 이후 외형 성장과 고객 기반 확대 등 가시적 성과가 뚜렷하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난 2023년 128억원에 그쳤던 케이뱅크의 순이익은 지난해 1281억원으로 10배나 치솟았다. 올해 3분기에도 누적 1034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면서 수익 창출 능력을 입증했다.

고객 수, 여신, 수신 규모도 은행권 최고 수준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케이뱅크의 여·수신 잔액은 지난 2023년 말 13조8400억원, 19조700억원에서 올해 3분기 17조9000억원, 30조4000억원으로 불어났다. 2년 전 953만명에 그쳤던 고객 수는 지난 10월 1500만명을 돌파하며 시장 입지를 강화했다.

특히 파킹통장 상품인 플러스박스의 잔액(12조원)은 1년 새 5조원 넘게 늘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누적공급액 3조원을 넘어서는 등 3분기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1조9300억원)은 전년 대비 84.1%나 급증했다. 외형 성장 속도만 놓고 보면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IPO 추진 리더십 교체 부담···연임 가능성 뒷받침


케이뱅크가 IPO를 재추진하고 있는 것도 최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이는 배경이다. 상장 준비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리더십 교체는 공모 일정과 기업가치 산정 과정에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성공적인 IPO를 위해 최 행장이 구축해 온 경영전략의 연속성을 끊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최 행장의 연임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케이뱅크 임추위는 지난 2023년 12월 5일 당시 BNK금융지주 디지털·IT부문장인 최 행장을 4대 케이뱅크 행장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 하지만 올해는 임기 종료가 임박한 시점까지도 연임 여부나 차기 후보군 관련 소식이 전혀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차기 행장 선임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는 것은 임추위 내부에서 연임에 이견이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지난해 큰 폭으로 증가했던 케이뱅크의 순이익은 올 들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10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5% 줄었고, 3분기 순이익(192억원)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핵심 수익원인 이자이익이 3% 넘게 늘어났지만 대규모 마케팅 비용과 IT 투자 확대로 일반관리비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외형 성장과 수익성 괴리···IPO 흥행 장담 못 해


이 때문에 케이뱅크가 추세적 이익 둔화 국면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직접적인 경쟁상대인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가 성장세(3분기 누적 기준)를 유지한 것과 비교하면 수익 창출능력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가다.

특히 케이뱅크의 비이자이익은 업비트 제휴 수수료 등 외부 요인의 비중이 높아 수익 안정성이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고객 수가 빠르게 늘고 외형이 확대됐지만 성장성과 실제 이익 사이에 괴리가 나타난 셈이다.

케이뱅크 행장 가운데 아직 한 번도 정식 연임에 성공한 사례가 없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출범 이후 4명의 행장이 외부에서 영입되는 동안 내부 승계나 연임 관행이 뿌리내리지 못했다. 케이뱅크 임추위가 이번에도 새 인물 카드를 검토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임에 성공한다 해도 IPO는 최 행장이 그대로 떠안아야 하는 부담으로 남는다. 케이뱅크는 두 차례 상장을 시도했다가 접었고 올해 세 번째 도전에 나선 상태다. 상장은 자본 확충과 성장 전략의 핵심 축이지만 시장 상황과 기업가치 산정 변수가 적지 않아 연임 이후에도 리스크가 지속될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내년 7월까지 상장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이 기한을 넘기면 FI(재무적 투자자)들의 드래그얼롱(동반매도요구권), 풋옵션 권리가 행사될 수 있어서다. 최 행장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더라도 마냥 웃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 행장이 외형 성장 측면에서 분명한 성과를 냈고, 상장을 앞둔 시점에서 리더십의 연속성도 중요한 만큼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면서도 "다만 수익성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어 임추위가 어떤 요소를 더 무겁게 보느냐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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