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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김창수 F&F 회장, 에프앤코에 지분 매각···오너가 지배력 확대

유통·바이오 채널

김창수 F&F 회장, 에프앤코에 지분 매각···오너가 지배력 확대

등록 2023.04.13 15:12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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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 86만3930주 처분···에프앤코 지분율 2.2%에프앤코, 장남 김승범 상무 승계에 '지렛대' 역할'현금 확보 차원' 해석도···매각금액 200억원 규모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김창수 F&F 회장이 최근 장남 김승범 디지털본부장 상무가 사업본부장직을 맡고 있는 에프앤코(F&CO)에 지분을 매각하면서 관심이 쏠린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선 김 회장이 경영권 승계 작업에 본격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이 오너 일가의 비상장사를 승계에 적극 활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7일 F&F홀딩스 주식 2647만3014주(67.7%) 가운데 86만3930주(2.2%)를 에프앤코에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처분했다.

에프앤코는 이번 주식 매입으로 F&F홀딩스 지분율이 2.2%로 늘어나게 됐다. 뿐만 아니라 F&F홀딩스 주식소유현황에서도 오너가를 제외하고는 에프앤코의 보유 주식 수가 가장 높아졌다. F&F홀딩스의 현재 오너가 지분율은 김 회장이 65.5%, 김 회장 부인인 홍수정 여사가 7.6%, 김 상무가 6.7%, 차남 김태영 대리가 6.1% 등을 보유하고 있다.

에프앤코가 F&F홀딩스 지분을 매입했음에도 김 회장의 지배력이 워낙 높은 탓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 회사가 추후 김 상무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에프앤코가 승계 작업에 있어 편리하게 이용이 가능한 비상장사라는 점은 물론 승계 작업이 대부분 10년 이상에 걸쳐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해 핵심 기업 지분을 일찍부터 사들이는 등 사전 준비에 나서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 브랜드 '바닐라코'를 보유하고 있는 에프앤코는 2002년 2월경 F&F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로 출범했다. 이후 2009년 김 회장이 에프앤코 지분을 F&F로부터 모두 사들이면서 사실상 개인회사로 변했다. 김 회장과 특수관계자가 보유하고 있는 에프앤코 지분율은 89%에 달한다. 나머지 지분은 자사주일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히 이번 지분 매각과 관련해 김 회장이 지배력을 축소하지 않는 선에서 막대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김 회장이 에프앤코에 주식을 매각할 당시 F&F홀딩스의 종가가 2만3150원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200억원 가량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F&F가 전개하고 있는 MLB가 최근 중국에서 뷰티 라인을 선보인 만큼 김 회장이 화장품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적극 육성에 나서기 위한 기틀을 마련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9월 중국 시장에 본격 나선 MLB 뷰티는 출시 1년도 채 되지 않았음에도 소비자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F 관계자는 "에프앤코는 당사와 연결고리가 없는 독립적 관계인 기업"이라며 "이번 주식 거래 배경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아는 바가 없다"고 전했다.

에프앤코 역시 F&F와 마찬가지로 중국 시장에 특화된 모습이다. 이 회사의 지난해 전체 매출(1185억원) 가운데 중국 매출 비중이 44%에 달할 정도로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다만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중국 지역 봉쇄와 대내외 불확실한 경영환경 등의 영향으로 고전을 면치 못한 모양새다.

에프앤코의 중국 법인인 '에프앤코 상하이'의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매출은 521억원으로 전년(531억원) 대비 1.9% 소폭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6억원에서 15억원으로 3배 이상 줄었다.

뉴스웨이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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