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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신세계 유니버스, '지구 최고' 쿠팡 넘어 '우주 최고' 될까

오피니언 데스크 칼럼 신지훈의 유통피아

신세계 유니버스, '지구 최고' 쿠팡 넘어 '우주 최고' 될까

등록 2023.05.11 13:56

수정 2023.05.17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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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신세계그룹이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온·오프라인 통합 멤버십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의 골자는 통합 멤버십의 명칭으로 보인다. 이름을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라고 정했단 것이다. 서비스의 완전한 형태는 미정인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날짜를 특정해 다음 달 7일 내놓겠다고 했다.

신세계그룹이 올 하반기 중 통합 멤버십을 출시할 것이란 것도, 명칭에 '유니버스'가 포함될 것이란 것도 출입 기자 다수가 알고 있던 내용이라 별 다를 것은 없어 보였다.

신세계그룹이 이 같은 '예고' 자료를 내놓은 이유가 문득 궁금해졌다.

업계는 이번 통합 멤버십의 성공 여부가 신세계그룹이 수조원을 들인 지마켓 인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럴 것이 지마켓 인수 이후 눈에 띄는 시너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지마켓의 실적은 그 이전보다 못하다.

특히 지마켓은 그룹 계열사들과도, 같은 이커머스 계열인 쓱닷컴과도 유기적인 화합을 이루는 모습은 아니다. 신세계란 어울리지 않은 옷을 걸치고는 겉돌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당장 주변에도 "지마켓이 신세계라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이렇다 보니 '승자의 저주'가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신세계그룹 내부에서도 지마켓은 외부에서 보는 그런 모습인 듯하다. 앞서 신세계그룹이 통합 멤버십 출시를 위해 구성한 TF 회의에 참석했다는 관계자들을 만난 적이 있다. 각 계열사 간 첨예한 이해관계로 회의에 부침을 겪고 있다고 했다.

더욱이 지마켓 관계자들은 마치 대기업 회의를 참관하러 온 이들 마냥 방관적이라고 했다. 신세계그룹이 '물'이라면 그들은 '기름'인 마냥 어울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회의는 지체 되기 일쑤고, 세부적인 조율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결과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전언이었다.

신세계그룹이 지마켓 인수 이후 2년이 지난 현재까지 통합 멤버십을 출시하지 못한 데에는 내부의 이 같은 부침이 이유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 사이 쿠팡은 1100만 '와우 회원'을 뒷배 삼고 턱밑까지 추격해 왔다. 신세계그룹의 멤버십은 너무 늦은 것이 사실이고, 소비자들의 기대와 내부의 부담 또한 커져 버렸다.

그래서 이번 '예고' 자료는 '홍보' 목적이 우선이었겠지만, 내부에 던지는 '메시지'였을 수도 있겠단 생각을 해본다. 명확히 출시 날짜를 밝힌 것도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한 계열사간 조율을 제 날짜에 끝내라는, 더 이상 출시가 늦어져서는 안 된다는 절실함을 전한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지난 10일, 김범석 쿠팡 의장은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쿠팡이 유통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에도 계속 성장하는 이유는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제한된 상품군, 높은 가격과 매우 상반된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며 "와우 멤버십은 전 세계 최고의 경험이고 '지구상 최고'"라고 강조했다.

그 누가 봐도 신세계를 염두에 둔 김 의장의 메시지에 대한 신세계그룹의 대답이 기다려진다. 그리고 그 대답은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으로 대신할 것이다. 6월 7일이라고 했다. 신세계그룹의 통합 멤버십은 '승자의 저주'를 지우고, '지구상 최고'를 넘어 '우주(유니버스) 최고'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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