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선정 과정서 고평가 논란 제기되면서올해 들어 증권신고서 정정하는 기업 증가상장 일정 미뤄지면서 자금 조달도 차질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에 나선 중소형 기업들이 당초 계획과 달라진 상장 일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증권신고서에 기재한 비교그룹(피어그룹)이 번번이 발목을 잡으면서 수차례 정정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금융감독원의 깐깐해진 심사 과정에 적잖은 볼펜 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상장 후 주가가 급락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면 금감원의 심사가 깐깐해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이에 몸값을 올리기에 집중하기보단 달라진 시장 분위기를 반영, 비교그룹 선정에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기능성 플라스틱 시트 전문기업인 진영을 시작으로 2일엔 와인수입 업체인 나라셀라. 7일엔 화장품 업체 마녀공장, 15일엔 백신·면역 질환 전문 기업 큐라티스, 16일엔 체외진단 의료기기 업체인 프로테옴텍 등이 상장할 예정이다.
해당 기업들은 모두 수차례 증권신고서와 투자설명서를 정정하면서 상장 일정이 연기됐다. 대부분 비교그룹이 문제가 됐다. 진영의 경우 PI첨단소재, 아셈스 등을 비교그룹에 포함시켰다. 해당 기업들은 최근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진영이 납품하는 대표 고객사 한샘과 현대리바트 등은 부동산 침체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 중이라는 점에서 상장 후 주가 흐름에 대한 물음표가 제기됐다.
나라셀라의 경우도 수차례 증권신고서를 정정했다. 국내 와인유통사로는 처음으로 증시 입성을 노리는 나라셀라는 비교그룹에 명품기업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등을 넣으며 희망 공모가를 2만2000~2만6000원으로 제시했다가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후 몸값을 2000원씩 낮추고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179대1의 경쟁률을 기록, 최하단에 공모가를 결정했다. 일반청약에서도 4.8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실패한 모습을 보였다.
마녀공장과 큐라티스, 프로테옴텍 등도 증권신고서를 정정하긴 마찬가지다. 특히 프로테옴텍은 한 달 사이에 증권신고서를 세 차례 정정하기도 했다. 공모가도 기존 7500~9000원에서 5400~6600원까지 낮췄다.
이미 상장을 한 티이엠씨와 한주라이트메탈, 미래반도체, 제이오, 바이오인프라 등도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며 당초 예정했던 일정보다 늦게 증시에 입성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권신고서 정정이 빈번한 것은 단순 금감원의 심사가 깐깐해졌다기보단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들의 기업가치 산정 방식을 두고 시장이 의문을 품는 것 "이라고 말했다.
주관사의 역할도 대두된다. 새로운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에 대한 기업 가치 산정 시 주관사가 역량을 제대로 발휘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소형 증권사들이 IPO 주관사로 나서면서 기업 가치 선정에 대한 경험 부족이 지적되고 있다"며 "이는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데다 중소형 증권사에 대한 신뢰 저하도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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