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기자간담회···최근 불공정거래 사태 거듭 사과금융위 '월권 논란' 억울···거시경제 수장과 역할 분담남은 임기 동안 과제 밝혀···총선 출마설 에둘러 부인
남은 임기 동안 금감원 내 인사 시스템을 확립하고 감독원 업무혁신에 대한 성과를 가시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감독의 예측가능성을 높여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자본시장의 공정한 질서가 뿌리내리도록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엄중히 대응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하면서 총선 출마 가능성을 에둘러 부인했다.
이 원장은 1일 서울 여의도 한 중식당에서 열린 취임 1년 기자간담회 인사말에서 "다음 1년 동안 불공정거래, 불법 공매도, 악성 루머 유포 행위 등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엄중히 대응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와 관련해 제도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신속히 보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감독원 조사시스템의 사전 예방적 감시 기능을 보강하는 등 조사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원장은 지난달 30일 "거취를 걸다시피 한 책임감을 갖고 불공정 거래 엄단을 중점 정책 사항으로 추진하겠다"면서 "조사 부문 전열을 재정비하고 심기일전해 주가 조작 세력을 근절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이는 최근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發) 주가 폭락사태'와 관련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로 국민에게 사과의 뜻도 전했다.
그는 "부족하고 불안한 부분은 어떻게든 챙겨서 평균 점수를 받고자 노력했던 1년 이었는데 오히려 과거 경험이 있어 좀 더 잘하겠지, 언제든 잘 할 수 있겠지 한 부분에서 문제가 생긴 것"이라며 "금감원을 이끄는 장으로서 시스템을 잘 못 챙긴 것은 제 잘 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스피지수 2500을 기록한지 한참이 지났는데 아직도 그 언저리에 머무는 이유는 불법을 했거나 기회를 유용한 사람들이 패널티를 받는게 부족했고 이에 따른 신뢰가 모자랐기 때문"이라면서 "앞으로 검사체계는 자본시장 매력을 높이고 하나의 틀이 돼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년간 보여온 광폭행보와 거침없는 발언을 두고 제기된 '월권 논란'에 대해서는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원장은 "여러 현안들에 대해 매주 있는 소회의, 위원장 회의에서 단순히 시장안정화 뿐 아니라 다른 내용을 논의한다"면서 "시장엔 공개되지 않지만 향후 몇주, 1~2개월 안에 취할 액션에 대해 논의하는데 이것들에 대한 스탠스라던가, 발언을 누가 하면 좋을지도 내부에서 조율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정책을 주로 하고 긴호흡으로 권위를 갖고 움직여줘야 하는 위원장의 역할과 스타일이 있고, 좀 더 발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금감원 업무 스타일에 더해서 제가 나이가 젊으니 심부름을 많이 하는 역할이 있다"며 "(금융위원장급 강력한 발언과 같은)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부정적인 부분이 있다면 잘 자중하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지난 5월 금융회사와 함께 떠난 IR에 대한 성과도 밝혔다. 이 원장은 "금융회사 CEO분들을 통해서 한국 시장에 대해서 (사실 우리는 걱정이 많지만) 되게 좋게 본 해외 투자들이 많지만 (한국은)규제 리스크가 너무 큰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는 이야길 들었다"면서 "그 이후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국의 감독 정책의 방향이 어떻게 되고 기재부까지 포함한 당국의 정책 방향이 어떻게 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인도네시아 방문을 통해 감독청과의 직접적인 교류에 물꼬를 텄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감독청에 금감원 직원을 파견하고 금감원에도 감독청 직원을 받기로 했다. 이 원장은 "이들이 소통의 허브가 될 것"이라면서 "당장의 성과는 아니겠지만 롱텀으로 한국에 호감을 줄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은 임기동안 반드시 추진하고 싶은 과제로는 금감원 내부 시스템 구축을 꼽았다. 이 원장은 "기관장이 바뀌거나 여러 가지 외적 상황이 바뀌게 되면 기관 운영에서 인사가 됐건 정책적 방점이 됐건 많이 바뀔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면서도 "우리 구성원들이 예측 가능한 인사 시스템을 어떻게 운영한다거나 성과 평가를 하는 것이 결국은 금융감독 대상인 금융회사들 그리고 금융 시장에서 혜택을 받는 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원 내의 KPI가 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의 니즈에 맞을 수 있게 설계를 하는 것들이 되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이게 정착이 되려면 3년 정도는 붙잡고 이걸 쭉 해야 이게 하나의 관행 내지는 시스템으로 정착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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