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백현마이스사업, 평가위 명단유출 의혹...성남시 경위 파악 중

백현마이스사업 토지이용 계획도. 사진=성남도시개발 제공

경기도 성남시 분당 백현지구에 2조7000억원대 '백현마이스'를 조성하는 공영도시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 공모과정에서 평가위원 명단이 사전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업계에 따르면 백현마이스 우선협상대상자 심사를 앞두고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성남도개공)는 지난달 5~12일 토목 등 8개 분야 평가위원 공개모집을 실시했고 모두 1210명이 응모했다.

성남시와 성남도개공은 지난달 22일 이 중 평가위원 10배수에 해당하는 170명과 후보 85명을 더한 255명을 무작위로 뽑은 후 제출 서류를 통해 자격조건이 되는지를 확인했다.

이를 통해 10배수보다 적은 159명을 예비 평가위원 후보군으로 추려냈다. 심사 당일인 25일 예비후보군을 대상으로 추첨·참여 여부 확인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 평가위원 17인을 선정한다는 계획이었다.

문제는 A컨소시엄이 심사 이틀전인 지난달 23일 성남시 담당부서를 찾아 "예비평가위원 명단이 사전유출됐다"고 주장하면서 발생했다. A컨소시엄은 해당 내용이 담긴 녹취록과 특정업체로부터 로비를 받았다고 제보한 6명의 명단을 제출했다.

이어 A컨소시엄은 "6명이 예비후보군 159명에 포함됐는지 검증해 사전유출 여부에 대한 진상조사 및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분야별 10배수로 구성된 심의위원들의 자격 검증을 거쳐 최종 밀봉된 심의워원 명단이 어떻게 유출됐는지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혹이 불거지자 성남시의회까지 나섰다. 이덕수 국민의힘 성남시의원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민간사업자 공모는 평가위원을 공모하고 사전에 자격 검증을 거친 지원자 전체 명단에서 평가 당일 무작위로 뽑는 것이 일반적인데 공사는 159명을 예비평가위원으로 추렸다"며 "로비하기 딱 좋은 숫자"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제보자들에 따르면 어떻게 알았는지 특정사로부터 '평가위원으로 등록하셨지요? 찾아 뵙고 설명 좀 하겠습니다'란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며 "예비평가위원 159명에 대해 전방위적 로비가 이뤄졌을 것으로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화컨소시엄측도 지난달 30일 대표이사 명의로 성남시장에게 백현마이스 개발사업 관련 심의위원 명단 유출 관련 조사 및 수사 의뢰 요청서를 제출했다.

이와 관련해 성남시는 감사부서를 통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시는 절차상 문제가 확인되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심사는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한편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은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번지 20만6350㎡ 부지에 총 사업비 6조3000억원을 들여 전시 컨벤션 센터와 복합업무시설, 오피스, 호텔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