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83인치 OLED TV 전파인증 획득LGD 패널 추정···"생산 기업은 LGD 한 곳"실적 개선 바쁜 LGD, 가시적 효과 없다 분석도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OLED 패널을 공급받아 프리미엄 TV 시장의 입지 확대를 노린다. 과거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OLED TV와 관련해 "영원히 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으나 OLED TV는 프리미엄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LG디스플레이는 TV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삼성전자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83인치 삼성 OLED TV 전파인증···LGD 패널 쓴다
7일 국립전파연구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일 83인치 OLED TV(모델명 KQ83SC90A)에 대한 전파인증을 획득했다. 전파인증은 전파환경 및 방송통신망 등에 위해를 줄 수 있는 기자재를 시험해 인증하는 적합성 평가를 뜻한다. 전자제품 제조사들은 관련법에 따라 국내에서 방송 관련 제품을 판매하려면 전파인증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현재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OLED TV 패널을 공급받고 있으나 크기는 83인치가 아닌 55·65·77인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9년 10월 QD-OLED 투자를 발표했으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추가 투자는 하지 않았다. 보통 디스플레이가 생산되는 마더글라스(유리기판)는 버려지는 부분이 많을수록 효율성이 떨어진다. 생산 기업은 이를 우려해 기존에 공급 중인 패널의 크기에 변화를 주지 않아 이번 83형 OLED 패널은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것으로 보인다.
주병권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83인치 OLED 패널이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생산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구상에서 만들 수 있는 기업은 LG디스플레이 한 곳"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LG디스플레이 패널이 삼성디스플레이보다 많이 뒤처져 있으나 당장 사이즈를 키우거나 원가를 절감하는 데 있어 (LG디스플레이 OLED 패널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덧붙였다.
기본적으로 OLED는 RGB(적색·녹색·청색) 발광 소자를 사용해야 색을 구현할 수 있다. 삼성·LG디스플레이 모두 대형 OLED 패널을 양산하고 있으나 소자를 활용하는 방식이 달라 패널의 이름은 각각 QD-OLED, W-OLED로 불리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는 청색 OLED 소자에 QD(퀀텀닷)를 내재화한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청색을 소자로 사용하는 만큼 청색 OLED는 그대로 두고 그 위에 올려진 QD를 청색 광원이 통과하면서 다양한 색이 구현된다. 퀀텀닷은 사람의 머리카락 한 가닥 두께보다 5만배 이상 작은 나노미터 크기의 발광 입자로 빛 에너지나 전기 에너지가 통했을 때 빛을 낸다.
LG디스플레이는 백색(White) OLED에서 나오는 빛에 RGB 컬러 필터를 덧씌워 색을 구현한다. 구조상 컬러필터를 통과해야 색을 낼 수 있어 빛 손실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LG디스플레이 측은 유기발광 소자 속 수소 원소를 더 안정된 구조의 중수소로 치환하고 빛 방출을 극대화하는 초미세 마이크로 렌즈 어레이 기술도 적용해 현존 OLED TV 패널 중 가장 밝은 최대 2100니트 휘도를 구현한다고 전했다.
이번 양사의 협력은 서로에게 윈윈(Win-Win)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를, LG디스플레이는 고객사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대세로 자리잡은 OLED TV···일시적 '동맹' 분석도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전체 TV 시장에서 OLED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금액 기준 12%로 예상된다. 아직 글로벌 주력 TV 제품이 LCD(액정표시장치)를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프리미엄 시장에선 이야기가 달라진다. 올해 전 세계 15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TV의 금액 기준 점유율은 46.1%로 예측됐다. 지난해 비중이 36.7%였던 점을 고려하면 점유율이 불과 1년 만에 10% 가까이 오르게 되는 셈이다. 이어 2024년에는 53.5%로 커지고 2025년에는 60.8%, 2026년에는 61.9%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까지 17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으나 이는 LCD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QLED 효과 탓이 컸다. QD-OLED TV는 생산량이 부족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어 OLED 시장의 입지를 넓기기 위해선 LG디스플레이와의 협업이 반드시 필요했다. 현재 QD-OLED TV 생산량은 100만대 중반에 머물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의 연간 TV 판매량과 비교해 한 자릿수에 불과한 수치다.
올해 1분기에만 1조원 이상의 적자를 올린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를 고객사로 두면서 강력한 수익처를 확보하게 됐다. 협력 초기라 공급량이 많지는 않겠으나 장기적으로 수백만대의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77·83인치 초대형 OLED TV 패널 200만대를 공급한다면 55·65인치 기준으로는 5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 LG디스플레이 대형 OLED 패널 사업은 연간 LG전자에 공급하는 패널 공급량(400~500만대)을 감안할 때 풀가동에 따른 흑자전환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TV 라인업의 선두주자를 마이크로 LED로 정하고 있어 LG디스플레이의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삼성전자는 TV 라인업의 최상위 모델로 마이크로 LED로 두었고 이어 QD-OLED, QLED로 설정해둔 상태다.
주병권 교수는 "LG디스플레이는 상황이 어려워 공급사를 늘려야 하는 입장이고 삼성전자는 과도기를 넘어야 하는 상황이라 협력 관계를 맺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삼성전자는 주력 TV 모델을 마이크로 LED로 설정해둔 상태"라며 "QD-OLED 패널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고 공급량이 늘어나면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의 W-OLED를 고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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