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개최"기업결합심사 3분기 중 결론 기대""연내 HMM SPA 체결도 가능할듯"
강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간담회를 통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은 현재 신고대상 13개국 중 10개국의 기업결합 심사가 끝났고 미국, EU, 일본의 결정만 남은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르면 올해 3분기 중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심사기한이 더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산업은행 역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강 회장은 "작년 6월에 와서 대우조선해양 문제 어느정도 정리하고 매진한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건이어었다"며 "올해 1월 EU 만나서 합병 필요성에 대해 말씀드렸고 경쟁당국에 여러가지 질문에 대해 답하는 형식으로 의견 충분히 교환했다"고 언급했다.
강 회장은 "미국과 EU 경쟁당국의 심사절차가 까다롭고 기업결합 과정이 녹록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양대 국적항공사의 통합이 아시아나항공의 근본적인 생존과 대한민국 항공산업 재편을 위해 꼭 필요한 작업이기에 해외 경쟁당국 설득을 위한 대한항공의 적극적인 대응을 독려하는 한편 정부부처의 지원을 요청하는 등 조속한 심사 완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무산시 플랜B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현재는 무산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기 보다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온 힘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 회장은 "합병이 무산되는 플랜B는 현재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지분처분 계획 등 무산 이후를 대비해야할 상황이 아니라 합병의 온 힘을 쏟아야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항공사 합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슬롯 축소와 관련한 업계의 우려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강 회장은 "항공사 합병 시 슬롯 축소 논의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그 요구가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HMM 지분 매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1월 HMM 지분처리에 대한 관계기관 협의를 끝내고 4월에 매각자문사를 선정해 기업실사 및 잠재매수자 물색, 최적의 거래구조 설계 등 매각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컨설팅 역시 조만간 최종 결론이 확정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강 회장은 "매각자문사에서 다수의 전략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인수의향을 태핑 중이며 매각작업이 차질없이 수행된다면 연내 SPA 체결도 가능하리라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진행중인 과제라 자세히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HMM 인수에 관심있는 후보군들이 없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고 저희가 노력하면 유효경쟁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섯번째 도전하고 있는 KDB생명 매각과 관련해서는 그간의 매각 추진과는 다르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강 회장은 "과거 금호그룹 부실처리 과정에서 지난 2010년 산업은행이 결성한 사모펀드가 금호생명을 인수한 이래 KDB생명은 산업은행에 있어 줄곧 '아픈 손가락'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매각 도전만 다섯번째이지만 이번엔 과거 4차례의 매각 시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재무구조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지난 5월 75% 무상감자로 자본금을 줄이고 이월결손금을 축소하는 한편 산업은행이 신종자본증권 차환발행분 2160억원 전액을 매입함으로써 가용자본 관리도 용이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들어 KDB생명의 운용자산수익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매물로서의 매력도를 높이고 있다"며 "다수의 원매자들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이번 본입찰에서는 매각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지난 1년간의 주요 성과와 관련해서는 쌍용차 정상화, 한화그룹으로의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비롯해 13조6000억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화 프로그램 가동을 통한 금융시장 안정자 역할, 25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 공급을 통한 혁신성장 분야 지원 등을 꼽았다.
더불어 지난 1월 한국과 UAE 정상회담에서 한국에 대한 UAE의 300억불 투자계획을 발표한 이후 산업은행과 무바딜라 간 체결된 국가각 투자파트너십의 구체화를 4개월만에 이루는 등 UAE와의 투자협력도 성과로 언급했다.
강 회장은 "가장 뜻깊은 성과를 꼽으라면 우선 기업구조조정"이라며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며 만년 부실에 허덕이던 쌍용차가 작년 8월 KG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이하면서 법정관리를 끝내고 정상화의 발판을 맞이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무엇보다 가장 성공적이었던 구조조정은 2000년 대우그룹 해체 이후 지난 23년간 산업은행의 해묵은 숙제였던 '대우조선해양 민영화'를 전격적으로 신속하게 이뤄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취임 이후 대우조선해양의 '신속한 매각' 원칙을 세운지 3개월만인 작년 9월 한화그룹의 2조원 신규투자 유치를 이끌어냈고 그로부터 불과 8개월만인 지난 5월 23일 대우조선해양은 한화그룹을 새로운 주인으로 맞이하고 '한화오션'이라는 새로운 간판을 달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화오션'은 2조원의 자본확충을 통해 부족자금 대응은 물론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과감한 R&D투자가 가능해진 만큼 이를 바탕으로 획기적인 재무구조개선과 질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앞으로도 항공사 통합, HMM 및 KDB생명 매각 등 주요 현안기업 처리에 있어 ▲대주주의 책임있는 역할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 ▲지속가능한 경영정상화 방안 ▲신속한 매각이라는 구조조정의 네가지 원칙에 입각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뚝심 있게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전력공사 적자로 인한 재무건정성 문제에 대해서도 개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강 회장은 "한전 손실에 따른 BIS비율 하락 영향만 1.95%p에 달한다"며 "이에 대응해 산업은행은 정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작년 11월 이후 공기업 주식 1조원을 현물출자 받고 후순위채권 1조3000억원을 발행하는 등 자본확충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금감원의 BIS비율 권고치인 13%를 유지하면서 올해 자금공급 목표 73조5000억원을 차질없이 달성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KDB산업은행 본점 부산이전에 대해서도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산업은행의 이전공공기관 지정에 대한 심의·의결을 완료하고 5월 3일 국토교통부는 산업은행을 이전대상공공기관으로 지정·고시한바 있다.
강 회장은 "물론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려면 국회에서 최종적으로 산은법이 개정돼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산업은행에게는 '지방이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정부에 제출해야 할 법적의무가 부여됐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산업은행 회장으로서 지방이전 계획을 수립함에 있어 수도권과 동남권을 두축으로 대한민국 경제 재도약을 달성함과 동시에 본점 이전과정에서 산은 본연의 역할이 축소되거나 조직의 경쟁력이 훼손되는 일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그 역할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본점 이전에 대한 직원 여러분과 노조의 절박한 심정과 국회 및 국민 여러분의 우려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고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상반기 중 마무리 될 '지방이전시 산은의 역량 강화방안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노조와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한편 국회와도 긴밀히 소통하고 구체적으로 논의하면서 지방이전 계획을 세심하게 수립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본점 이전과 관련해 직원 및 노조와의 소통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소통과 관련해서는 제가 열심히는 했으나 능력이 안된다는 것 같다고 표현하고 싶다"며 "직원들과 소통하면서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싶은 마음 굴뚝같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산업은행의 수장으로서 정부가 본점 부산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므로 직원들과 함께 은행의 재도약의 기회로 삼을까를 얘기하고 싶지만 직원들은 부산으로 가지 않는다고 약속을 해야 대화하겠다고 하는 상황이 일년간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직원들이 마음을 열수 있도록 진솔하게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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