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명정보도 재사용···금융당국, 'AI 데이터 라이브러리' 내달 가동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열린 벤처기업 금융지원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e-mail]

가명정보를 파기하지 않고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시범적으로 운영된다.

21일 금융위원회는 '금융 AI(인공지능) 데이터 라이브러리'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금융 AI 데이터 라이브러리'는 가명정보의 안전한 재사용을 허용하는 데이터 인프라다. 금융회사, 핀테크 기업, 통신사, 신용정보회사, 데이터 전문기업 등 총 32개 기업·기관이 컨소시엄에 참여한다.

가명정보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처리한 데이터다. 통계작성, 연구, 공익적 기록보존을 위해선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가명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데이터 결합에 따른 재식별 우려 등을 해소하고자 금융위원회가 지정한 데이터전문기관이 데이터 결합을 수행하도록 규정돼 있다.

다만 데이터전문기관은 데이터 결합 수행 후 결합 전·후 데이터를 즉시 파기해야 한다. 이용기관도 마찬가지다. 이로 인해 중소 핀테크, 금융회사 사이에선 대량·양질의 데이터셋을 구축·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일례로 같은 데이터를 여러 번 결합해 사용하는 경우에도 데이터 보유기관으로부터 매번 이를 전송받아야 하는 탓이다.

이에 금융위는 7월 중 '금융 AI 데이터 라이브러리' 운영을 시작하기로 했다.

물론 전면 허용 시 재식별 등 개인정보보호 문제가 생길 수 했으니 샌드박스 형식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이 데이터를 저장·관리하고 개인정보 재식별을 방지하기 위해 데이터 적정성을 평가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중소 핀테크, 금융회사 등이 안전한 가명정보의 재사용을 통해 데이터 결합에 소요되는 시간·비용을 절약하고 금융권이 데이터를 적시성 있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데이터 생태계 활성화와 양질의 빅데이터 확대로 AI 학습·개발이 촉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