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 검찰 수장 처음으로 한국거래소 방문거래소·검찰, 유관기관 간 불공정거래 수사 긴밀히 할 것이 총장 "주가조작 가담할 경우 일벌백계로 다스릴 것"
22일 이 총장은 한국거래소에서 손병두 이사장을 만나, 검찰과 한국거래소가 불공정거래 행위와 관련한 수사 협조를 강화하고 주가조작의 배후자로 지목되는 일당들을 엄중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총장의 이번 거래소 방문은 최근 잇따라 발생한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시장에 메시지를 던지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총장은 기자들과의 질의에서 "불공정거래에 가담한 경우에는 일벌백계로 다스려 패가망신을 한다는 의식이 심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다시는 금융시장에 발을 들일 수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지난 4월 소시에테제네랄(SG)발 주가 폭락 사태가 발생한데 이어 약 두 달만인 지난 14일에는 5개 종목의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다시 한번 발생했다. 두 사건은 오랜 시간에 걸쳐 시장의 유통 물량을 사들이고, 통정매매를 통해 시세조종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시세조종 혐의를 받고 있는 일당들은 대주주 물량이 많고 거래량이 적은 종목을 중심으로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기존의 한국거래소의 시장감시체계를 교묘히 피해갔다. 이들 사건은 '신종' 불공정거래 행위로 꼽히는 만큼 금융당국과 거래소 차원에서의 적발이 난항을 겪었다.
거래소는 불공정거래 행위를 가장 먼저 파악하는 기관으로, 통상 불공정거래 감시 체계는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시스템 'CAMS' → 금융위원회 → 금융감독원 →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 → (검찰과 공조) 금감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로 이루어진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불공정거래의 최초 적발 기관인 만큼, 최종 수사기관인 검찰은 거래소를 중요한 수사 파트너로 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장은 "검찰의 주요한 파트너는 금융위, 금감원, 거래소"라며 "거래소는 자본시장을 운영하는 동시에 시장의 최일선에서 가장 먼저 이상매매를 심리하고 분석하기 때문에 기관간 협력은 필수"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총장은 최근에 발생한 SG증권발 주가 폭락, 5개 종목 무더기 하한가 사건의 구체적 수사 상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신속하게 대처가 되고 있다"며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부활해서 조속한 대처가 가능한 것"이라고만 답했다.
일각에서는 이 총장의 거래소 방문 시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SG증권발 폭락 사태와 5개 종목의 하한가 사태가 발생한지 꽤 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방문했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여주기식 조치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검찰총장의 한국거래소 방문은 검찰쪽에서 먼저 요청한 사항이었다"며 "관련 논의도 비공개로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검찰에서 공개로 전환하고 질의도 받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총장은 평소 언론 노출이 잦은 인물이 아니지만 이번엔 좀 이례적인 행보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도 검찰총장의 이번 거래소 방문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은 성명을 내고 "검찰총장의 한국거래소 방문이 오히려 경제 침체로 가뜩이나 어려운 주식시장이 더 위축시키지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 총장은 거래소 방문 이유에 대해 "금융위와 금감원은 방문한 적이 있고, 거래소와는 이미 협력을 진행하고 있지만 향후 더 긴밀하게 하자는 취지로 방문했다"며 "이전부터 방문하기를 희망해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복현 금감원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검찰 출신인 이 원장이 남부지검의 역할을 잘 알고, 이미 검찰과 협력을 강화한 점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달 23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양석조 서울남부지검 검사장은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유관기관 합동토론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금감원과 검찰과의 협력 강화를 강조한 바 있다. 이복현 원장은 "남부검사장과 저의 개인적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협조를 보다 강화하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검찰과 일일 뿐 아니라 아침 저녁으로 신속히 협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뉴스웨이 안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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