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대어' HMM···공개적 인수 후보군 5곳 압축HMM 매각가 최대 7조원···부족한 자금력 수면 위재계 순위 지각변동···인수 시 10위권 안팎 '껑충'
HMM 인수 '5파전 형성'···중심엔 '시너지 확대'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HMM 매각주관사인 삼성증권으로부터 투자설명서를 수령해 간 회사는 ▲SM그룹 ▲하림 ▲동원 ▲글로벌세아 ▲LX그룹 등 5곳으로 이들은 HMM 인수에 나란히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모두 물류·해운 사업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해운사인 HMM을 품게 되면 기업 가치와 규모를 동시에 키울 수 있다는 복안에서다.
가장 먼저 인수를 하겠다고 나선 곳은 SM그룹이다. 우오현 회장이 이끄는 SM그룹은 지난달 말 한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HMM을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부터 HMM 지분을 꾸준히 사들인 SM그룹은 HMM을 품고 글로벌 해운사로 외형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SM그룹은 지난 2021년 HMM 지분 취득을 공시한 뒤 지난해 6월까지 HMM 지분을 기존 5.52%에서 6.56%까지 늘렸다. 특히 HMM 지분을 첫 매입했을 당시에는 매입 금액이 약 100억원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700억원까지 7배 이상 불어났다. 현재 SM그룹은 HMM의 3대 주주다.
하림과 동원그룹도 최근 HMM 인수를 위해 물밑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은 팬오션 인수 당시 합을 맞췄던 JKL컨소시엄과 손을 잡고 HMM의 주요 지분과 소수지분을 취득한다는 계획이다. 동원그룹은 매각 주관사인 삼성증권으로부터 투자설명서(IM)를 받아 인수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 하림은 핵심 해운 계열사로 팬오션을 두고 있어 HMM 인수 시 컨테이너선·벌크선 사업을 모두 갖춘 초대형 선사로 재탄생할 수 있다. 동원그룹은 육상·물류·항만·해상운송까지 모두 갖춘 종합기업으로 탄생한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이 외 업계서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론됐던 LX그룹도 최근 IM을 수령해 간 것으로 전해졌고, 글로벌세아도 삼성증권 측에 참여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두 기업은 타 후보군에 비해 특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 상태다.
HMM 시총 9억원인데···부족한 자금 어떻게?
다만 HMM의 높은 몸값에 비해 인수 후보군들의 몸값은 상대적으로 낮아 인수 과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HMM 매각가로는 최소 4~5조원, 최대 7조원 이상까지 거론되고 있어 이들의 자금 조달 능력이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각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하림지주(1조1793억원) ▲LX홀딩스(7473억) ▲동원산업(4749억1200만원) ▲SM상선(5659억원) ▲글로벌세아(8억1796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하림과 동원그룹이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한 반면, SM상선과 글로벌세아는 상대적으로 적은 현금을 보유했다.
회사별로 SM그룹은 HMM 인수를 위해 최소 3조50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SM그룹의 현금 동원력은 약 1조원으로, 만일 SM그룹이 SM상선 기업공개(IPO)로 약 5000억원을 충당한다고 해도 HMM의 매각가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하림과 동원 등 타 후보들도 현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만큼, 추가적인 자금 조달은 필수적인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수를 원하는 기업들 모두 결국 돈이 문제기 때문에, 대부분 금융사의 힘을 빌리지 않을까 예상된다"며 "HMM은 지난해 역대급 호실적으로 부채비율도 개선한 만큼, 지금이 매각 적기"라고 평가했다.
HMM 인수 시 재계 순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현재 HMM은 기업집단 순위서 19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25위)보다 6단계 상승한 규모다. 만일 후보군들이 HMM을 인수할 경우 ▲SM그룹(30위→10위권대) ▲하림(27위→12위) ▲동원(54위→15위) 등 대부분 10위권 안팎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인수전에는 HMM 시가총액을 상회하는 대기업이 단 한 군데도 참여하지 않아 시장에서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업계는 HMM 인수 후보군으로 ▲포스코홀딩스 ▲삼성SDS ▲현대차그룹 등을 유력하게 전망했다. 다만 이들 기업 모두 HMM 인수에 뜻이 없다며 인수설을 강력히 부인한 바 있다.
HMM의 1·2대 주주인 산업은행(20.69%)과 해양진흥공사(19.96%)는 오는 10월 만기가 예정된 영구채 1조원을 주식으로 전환한 후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HMM의 지분율은 기존 40.65%에서 57.88%까지 올라간다. 매각주관사 삼성증권은 이달 21일까지 예비입찰제안서를 받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인수 후보자에 대한) 입찰 가격과 자금 조달 계획, 인수 후 경영 계획이 기본적인 고려 대상"이라며 "HMM과 국내 해운업 발전에 대한 기업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1월경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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