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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신사업 품은 석유화학 3사···실적 악화·재무 부담 '극과 극' 평가

산업 에너지·화학

신사업 품은 석유화학 3사···실적 악화·재무 부담 '극과 극' 평가

등록 2023.08.09 15:41

수정 2023.08.09 15:43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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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한화솔루션·롯데케미칼, 2분기 실적 악화···영업이익 30% 급감"화학업종 시황 반등 예측 어려워"···그럼에도 계획한 대규모 투자 강행한화솔루션·LG화학, 투자 여력 '굳건'···롯데케미칼은 여전히 '불안정'

신사업 품은 석유화학 3사···실적 악화·재무 부담 '극과 극' 평가 기사의 사진

사업다각화에 성공한 국내 대표 석유화학사들도 지독한 불황을 피해 가진 못했다. 주력인 석유화학은 물론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던 신사업마저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한화솔루션·롯데케미칼 등 국내 석유화학 3사는 올해 2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악화됐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3930억원, 영업이익 194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4.1%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28.7% 감소했다.

같은 기간 LG화학도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14조5415억원, 61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9.9% 줄어들었다. 이마저도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자체적인 영업이익은 1000억원도 안 되는 968억원 규모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그나마 흑자를 기록한 이들 회사와 달리 5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내는 상황이다. 지난해 2분기 595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올해는 이보다 29.6% 더 감소한 7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5조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감소했다.

국내 석유화학업계의 실적이 1년 사이 크게 줄어든 이유는 전방 산업 부진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제품 수요와 마진이 크게 감소한 탓이다.

특히 기대했던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는 가운데 이들 기업의 경우 태양광·배터리 소재 사업 등 신사업도 예상보다 크게 부진하면서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지난 3월 롯데케미칼의 자회사로 편입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실적 반영을 계기로 올해 2분기 롯데케미칼이 길었던 4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비로소 끊어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얼어보니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2분기 연속 손실을 낸 가운데 석유화학 업황 침체가 이어지면서 오히려 적자 폭이 확대됐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8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수요 성장을 견인하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석유화학 시황 변동 시점 예측은 다소 조심스럽다"고 말할 정도로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다.

LG화학도 "고부가 석유화학 제품과 배터리 소재 등 다변화된 포트폴리오 덕분에 일정 수준의 수익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하반기 상황도 녹록지 않아 수요 부진으로 인한 저조한 시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롯데케미칼을 비롯해 한화솔루션과 LG화학 등 선제적으로 대규모 신사업 투자에 나섰던 석유화학 3사는 모두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계획대로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러는 사이 늘어나는 투자 지출로 재무 부담은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나마 비교적 일찍 사업다각화에 성공한 한화솔루션과 LG화학은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최근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올해 들어 미국 태양광 생산기지 증설 등으로 한화솔루션의 투자 지출이 증가하자 신용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우수한 영업현금창출력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자체적으로 충분히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태양광 세액공제 혜택으로 환급받는 금액은 감안하면 재무 부담은 빠르게 경감될 것으로 예상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한화솔루션에 대해 "중단기적으로는 차입금이 증가하며 재무안정성이 다소 저하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장기적 관점에서는 투자 완료 이후 사업 기반 확대에 따른 경상적 수익창출력 강화에 따라 재무안정성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LG화학 역시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성장세에 힘입어 저금리의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 규모 외화 교환사채(EB)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투자금 부담을 낮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높은 프리미엄에도 수요 모집에는 투자자·기관 150여곳으로부터 기존 발행 목표의 5배 이상인 100억달러 이상의 투자금이 몰렸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이 올해 석유화학 사업의 현금창출능력이 줄어들지만 회사채에 더해 8월 교환사채 발행으로 재무부담은 제한적"이라며 "쉽지 않은 업황이지만 상대우위 수익성은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달리 롯데케미칼에 대한 평가는 극명히 엇갈린다. 단기간에 차입금을 많이 확보하면서 기업부채가 크게 늘어 재무 상황이 불안정한 상황이다.

롯데케미칼은 "핵심 투자는 원활하게 진행 중이며 그 외 신규 투자는 보수적 관점에서 재검토하고 투자시기를 조율하고 있다"며 "전지소재와 수소, 리사이클(재활용) 사업에 대한 투자는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현재 롯데케미칼은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하며 이차전지를 비롯한 신사업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인데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저조한 영업현금흐름(OCF) 하에서는 차입금 조달, 자산 매각, 유상증자 등이 진행될 수 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며 "대규모 투자의 과실은 아직 갈 길이 멀고, 주요 제품의 업황 약세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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