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본회의에서 관련법안 통과 가능성 높아보험업계, 중계기관 선정 등 시행 준비 돌입할 듯의료계는 정부 상대 '소송' 등 강력 반발···난항 예상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병의원이나 약국에서 종이 서류를 받지 않아도 진료 후 전산상으로 보험금 청구가 가능한 제도다. 가입자 3997만명인 실손보험은 제2의 국민건강보험이라고 불리는 만큼 청구 간소화로 국민들의 편익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보험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담은 '보험업법 일부개정 법률안'이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고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 당초 같은 날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았으나 이재명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뒤 산회 돼 오는 25일로 미뤄졌다. 이에 이르면 내년 연말부터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가 시행될 전망이다.
앞서 국회 법사위는 18일 전체회의에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등 법안 111건을 논의할 계획이었으나 민주당 의원들이 회의 참석 보이콧으로 불발된 바 있다. 하지만 21일 여야 합의로 법사위가 다시 열리면서 법안이 빠르게 통과됐다.
지금까지 실손 보험금을 받으려면 가입자가 진단서와 영수증을 병원에서 발급받아 보험사에 제출해야 했다. 청구의 번거로움으로 보험금을 포기하는 사례도 많았다. 한국소비자단체연합 등 소비자단체 조사 결과 지난 2021년 2년간 실손보험 가입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한 결과 47.2%가 실손보험을 청구하지 않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명 중 1명이 실손보험을 청구할 수 있었음에도 보험금을 포기하는 셈이다. 실제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연평균 2760억원에 달하는 실손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은 채 보험사에 남는 것으로 추정됐다.
소비자 편익 외에도 보험업계는 실손보험 청구가 자동화가 현실화하면 보험금이 꼭 필요한 가입자에게 제대로 된 보험금이 돌아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동시에 부당 보험금 신청 사례도 줄어드는 효과도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실현이 목전에 온 만큼 보험업계는 시행령으로 남겨진 전문 중개기관(의료 데이터 전송 대행 기관) 지정에 돌입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보험개발원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이다.
다만 의료계 정보 전송 거부 등 보이콧도 불사하겠다고 맞서고 있어 시행까지 적지 않은 난항이 예상된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등 보건 의약 4개 단체는 공동 성명서를 내고 위헌 소송에 나설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개인 진료기록은 매우 민감한 건강정보인데 이를 함부로 민간 보험사에 넘겨서는 안 된다는 게 의료계의 주장이다. 또한 보험사들이 이를 활용해 상품을 개발하면 결국 보험사가 과한 이득을 본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보험사가 개인 의료정보를 축적해 보험금 지급 거절, 보험 가입 및 갱신 거절, 보험료 인상 등의 자료로 악용할 수 있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중계기관 지정 역시 의료계가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안이라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융당국은 병의원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등 인센티브 제공을 위해 제재를 따로 담지는 않았다. 법안이 본회의 문턱을 넘으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공포 후 1년 안에 시행된다. 30병상 미만의 의원급 의료기관은 공포일로부터 2년 뒤 시행된다. 이에 따라 연내 공포가 이뤄지면 2025년부터 모든 병원에 새 제도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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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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