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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별이 되는 제약계 산증인들···'의약보국' 이을까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별이 되는 제약계 산증인들···'의약보국' 이을까

등록 2023.10.04 16:05

유수인

  기자

강신호·이종호·윤영환 등 '팔진회' 멤버 잇단 타계 '약 다운 약' 개발, 국내 제약산업 성장 등에 앞장서 2·3세들도 기업이념 바통 이어 신약개발 매진

좋은 약을 만들어 국민 건강을 지키겠다는 '의약보국'(醫藥報國) 실천에 앞장섰던 제약업계 원로들의 별세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좋은 약을 만들어 국민 건강을 지키겠다는 '의약보국'(醫藥報國) 실천에 앞장섰던 제약업계 원로들의 별세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좋은 약을 만들어 국민 건강을 지키겠다는 '의약보국'(醫藥報國) 실천에 앞장섰던 제약업계 원로들이 잇달아 타계하면서 이들을 이을 오너가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업계 맏형'이자 '박카스 신화'를 썼던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이 전날 새벽 숙환으로 타계했다. 향년 96세.

지난 201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 건강이 악화되기 전까지 종종 회사에 출근하며 직원들과 소통한 것으로 알려진 강 명예회장은 동호(東湖) 강중희 창업주의 첫째 아들이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박사를 거친 뒤 1959년 동아제약 상무로 입사해 회사를 이끌었다.

그는 약 42년간 현장을 진두지휘했으며, 1975년 당시 145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던 동아제약을 오늘날 글로벌 종합 헬스케어 그룹으로 도약시키는 발판을 마련했다.

강 명예회장의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차려졌으며, 동대문구 용두동 본사와 상주 인재개발원, 천안공장에 임직원 조문 분향소가 마련됐다. 장례는 동아쏘시오그룹장으로 치러지고, 발인은 5일 오전 6시 30분이다.

이날 강 명예회장의 빈소에는 김철수 전 상공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윤성태 휴온스그룹 회장, 원희목 전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이명박 전 대통령,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 등이 방문해 고인을 추모했다.

앞서 지난 4월 30일에는 이윤보다 '제약보국' 실현을 더 중시하며 수액제 국산화를 성공시킨 이종호 JW그룹 명예회장이 향년 90세로 별세해 업계가 애도를 표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대한민국 파스의 역사를 일구었던 신신제약 창업주 이영수 명예회장이 7월 6일 향년 96세로 별세했고, 8월 4일 안국약품을 경영해 온 어준선 명예회장이, 같은 달 20일 대웅제약 창업주 윤영환 명예회장이 향년 88세로 타계했다.

창업주이거나 오너 2세로 경영활동을 했던 고인들은 공격적인 연구개발과 해외 시장 개척 등을 통해 각 회사를 명실상부 제약기업으로 성장시켰고, 팔진회(八進會) 활동 등을 통해 국내 제약산업의 고도성장을 주도했다.

팔진회는 지난 1975년 국내 주요 제약기업 오너 경영인 8명이 '여덟 사람이 함께 나아가자'는 뜻을 담아 제약산업 발전을 끌어가고자 발족한 친목 모임이다.

고(故) 강 명예회장과 보령 김승호 회장, 고 이 명예회장,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 유영식 옛 동신제약 회장, 고 대웅제약 회장·어준선 안국약품 회장·허억 삼아제약 회장이 의기투합해 결성했고, 발족 48년 만인 지난 1월 활동을 마무리했다.

당시 30대와 40대 '젊은 피'였던 이들이 업계의 원로가 되고, 잇달아 세상을 떠나면서 경영권을 이어받은 오너 2·3세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올해 광복절 특사로 복권된 강정석 동아쏘시오그룹 회장은 그룹의 '지속가능협의회 위원장(CSO)'으로 경영에 복귀해 '의약보국' 이념 실천을 지속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1964년생인 강 회장은 고 강 명예회장의 사남이다. 현재 동아쏘시오그룹 지주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 지분 29.38% 보유한 최대 주주이며, 오너 3세다. 그는 회사자금을 횡령하고 병·의원 등에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의 형기를 마친 후 지난 2020년 9월 출소했다. 하지만 5년간 취업 제한 규정에 걸려 경영일선에 복귀하지 못했다.

강 회장은 복권 이후 첫 공식 일정으로 지난달 18일 열린 에스티팜 제2 올리고동 기공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지난 10년간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돼 왔고, 앞으로도 현 체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신사업 투자 등에는 오너십이 필요한 만큼 강 회장의 경영 복귀는 시간문제다. CSO는 사회책임경영과 R&D 신약 개발 부문, 디지털 헬스케어 등 미래 먹거리, 신성장동력 발굴에 대해 그룹사 전문경영인들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며 그룹의 성장을 함께 이끄는 역할을 한다.

회사 측은 "공식적인 복귀는 이사회 동의 등의 절차가 남아있다. (강 회장은) 향후 이사회 동의를 거쳐 그룹의 CSO로 경영활동을 해 나갈 예정"이라며 "(강 회장 복귀 후 그룹은) 에스티팜의 생산시설 투자 등 우리나라 제약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국민건강에 이바지할 수 있는 분야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투자를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부친의 뒤를 이어 지난 2015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는 JW그룹 이경하 회장도 '약 다운 약'을 만들어 국민 건강을 지키겠다는 이 명예회장의 '제약보국' 이념의 바통을 잇고 있다. 특히 환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가치 경영과 사회적 역할 수행을 통해 외형 성장도 이뤄낸 상태다.

회사의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부문은 수액이다. 수액제는 환자를 살리는 생명수와 같은 필수 의약품이지만 회사 수익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부 제품의 보험약가는 생수 한 병 가격인 1000원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기업 가치 실현과 국민건강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며 글로벌 수준의 생산 인프라를 구축했고 수액제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로 올라섰다.

혁신 신약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JW중외제약은 'STAT'(세포 내 유전자 발현을 촉진하는 전사인자 단백질)와 'Wnt'(세포 등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신호전달경로)를 타깃한 '항암·면역·재생' 3대 질환에 집중하고 있다.

그 중 통풍치료제 '에파미뉴라드'(URC102)는 최근 대만, 태국 등에서 임상 3상 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아 글로벌 임상을 본격화하고 있다.

STAT3 표적 항암제 'JW2286'와 Wnt 탈모치료제 'JW0061'은 전임상 막바지 단계로, 내년 임상1상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 오너2세인 윤재승 최고비전책임자(CVO)는 현재 사내이사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대웅제약도 의약보국 이념 실현을 위해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적극적으로 연구개발에 뛰어들어 지난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염산염)'에 이어 올해 5월 당뇨병 치료 신약 '엔블로(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를 출시하는 등 2년 연속 신약 개발에 성공했다.

올 상반기에는 2건의 신약 기술수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회사는 오는 2030년까지 암·자가면역·대사·섬유증 분야에서 '글로벌 Top 20' 수준의 연구 역량을 갖추기 위해 국내외 바이오텍, 병원 등 다양한 파트너들과 오픈 콜라보레이션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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