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CBDC·예금토큰 활용성 테스트···가상자산 아냐"

한국은행·금융위·금감원 공동 테스트 진행

내년 4분기, 일반 국민 참여 테스트 착수 계획

한국은행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BIS와 협력하여 미래 통화 인프라 구축을 위한 실험 공동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공동으로 미래 통화 인프라 구축의 첫걸음이 될 'CBDC 활용성 테스트'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CBDC 활용성 테스트는 이달부터 내년 말까지 진행되며 이번 테스트를 통해 기관용 CBDC를 중심으로 '예금 토큰', '이머니 토큰' 등 다양한 지급수단을 아우르는 'CBDC 네트워크'를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테스트는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뿐 아니라 다수의 은행이 함께 진행하는 민관 공동 프로젝트로 추진된다. 국제결제은행(BIS)과는 테스트 기획 단계에서부터 긴밀히 협력해 왔다.

시스템 개발을 위한 사업자 선정 절차는 이날부터 진행되며 10월 중 시스템 개발 사업자 및 은행 대상 설명회를 개최(별도 안내)할 예정이다.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테스트 대상 구체적 활용 사례, 참가 은행 등 세부 사항을 오는 11월 말에 공개하고, 일반 국민 참여 테스트는 시스템 구축 등의 준비를 거쳐 내년 4분기경 착수할 계획이다.

다음은 'CBDC 활용성 테스트 추진 계획'과 관련한 일문일답이다.

Q. 이번 활용성 테스트로 기관용 CBDC가 정식 도입되는 것인가요?
이번 활용성 테스트는 기관용 CBDC 기반의 미래 통화 인프라를 시범적으로 구축해 보고 이를 바탕으로 혁신적 활용 사례와 제도적 시사점을 점검하기 위한 연구목적의 실험이다. 따라서 기관용 CBDC나 민간 디지털 통화의 실제 발행을 전제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Q. 향후 범용 CBDC에 대한 연구는 계속 추진하나요?
한국은행은 이번 활용성 테스트를 통한 기관용 CBDC 연구와 함께 범용 CBDC에 대한 연구도 병행하여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민간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미래 통화 인프라의 구축 방향을 모색하는 가운데, 향후 신뢰성 있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공급이 요구될 가능성에도 대비할 필요성이 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지급결제시스템이 고도로 발전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범용 CBDC 도입 준비는 장기적으로 관련 연구·개발 역량을 높여 가는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Q. 예금 토큰은 무엇이고, 기존 예금 및 다른 지급수단 등에 비해 어떤 점이 좋아질 수 있나요?
예금 토큰은 은행이 기관용 CBDC를 기반으로 분산원장 기술 등을 이용해 발행하는 예금과 유사한 형태의 디지털 자산이다. 이번 테스트에서 예금 토큰은 현행 수시입출식 예금의 특성을 고려해 이에 가깝게 설계됐다. 따라서 예금 토큰 보유자는 현행 계좌이체와 유사한 형태로 다른 사람에게 예금 토큰을 이전할 수 있다. CBDC 네트워크상에서 은행의 예금 토큰은 언제든지 해당 은행의 일반 예금으로 전환될 수 있다. 주식거래를 위해 증권계좌를 개설해야 하듯, 프로그래밍 기능을 활용하기 위해 예금 토큰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스마트 계약 등 프로그래밍 기능을 통해 혁신적인 지급·결제 서비스를 손쉽게 구현할 수 있고, 토큰화된 자산을 거래할 때보다 안전하며 효율적인 결제를 지원할 수 있다. 또한 중개 기관의 의존도가 축소돼 판매자의 결제 수수료가 낮아지고, 별도 정산 과정이 불필요해 즉각적으로 대금을 수령할 수 있다. 아울러 은행의 예금 감소에 따른 수신 기반·신용공급 여력 약화 등의 우려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Q. 어떤 활용 사례들을 테스트해 볼 계획인가요?
단순 자금 이체보단 기존 지급서비스와 차별화되는 디지털 통화의 혁신적 기능에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 실제 테스트가 이루어질 구체적인 활용 사례는 참여 은행, 정부·감독 당국과의 협의를 거친 후 11월 중 별도 공개할 것이다.

Q. 일반인 참가 테스트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일반인들이 참가하는 실거래 테스트는 내년 4분기 중 실시할 계획이다. 현행법과의 정합성 등을 고려해 예금 토큰을 기반으로 일부 활용 사례에 대해 기간, 금액, 참가 인원 등 제한을 두고 진행할 것이다.

Q. 디지털 통화를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하거나 가상자산 구매에 사용할 수 있나요?
활용성 테스트에 참여하는 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통화는 CBDC 네트워크에서만 발행·유통되기 때문에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거래되거나 가상자산 구매 목적으로 사용될 수 없다.

Q. 디지털 통화를 이더리움 등 다른 분산원장으로 옮길 수 있나요?

한은의 CBDC 시스템은 허가형 분산원장을 이용해 구축하고 외부의 개방형 분산원장 네트워크와 연계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에 실거래 테스트에 참여하는 이용자가 CBDC 네트워크에서 발행된 디지털 통화를 이더리움과 같은 개방형 분산원장으로 이전할 수 없다.

Q. 현행법상 은행이 예금 토큰을 발행·유통할 수 있나요?
예금 토큰의 발행·유통을 참여 은행이 영위할 수 있도록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이번 테스트 범위 내에서 한시적으로 허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분산원장 기록과 참여 은행의 거래장부 기록을 동기화해 이용자들의 법적인 재산권 보호에 문제가 없도록 할 예정이다.

Q. CBDC와 예금 토큰은 가상자산에 해당하나요?
한국은행의 CBDC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라 가상자산의 범위에서 제외된다. 예금 토큰 또한 발행 형태에 차이가 있을 뿐 기존 은행 예금과 유사하다는 특성을 고려해, 가상자산법상 가상자산의 범위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Q. 실제 이용자 대상 테스트 시 개인정보는 안전하게 보호되나요?
한국은행은 유관 부처와 협력해 현행법에 근거한 개인정보보호 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 한은은 이번 테스트에서 CBDC를 은행에만 발행하며, 은행이 이를 바탕으로 고객들에게 예금 토큰을 발행·유통한다. 따라서 한은은 은행 고객의 개인정보를 볼 권한이 없으며, 테스트 시스템도 이에 맞춰 구축할 계획이다. 참가은행도 암호화 기술 등을 통해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고객의 동의를 받은 목적과 범위 내에서만 개별 거래기록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Q. 테스트 과정에서의 문제(장애, 해킹, 도산 등) 발생에 대비하여 이용자 보호장치는 충분히 갖춰져 있나요?
한은은 장애·해킹 등으로 인한 이용자 불편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준비할 계획이며, 특히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실거래 테스트에 앞서 충분한 사전 테스트·점검을 거칠 예정이다. 또한 이용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측면에서 면밀히 점검하고, 신속한 대응을 위해 관계기관 간 협력체계도 구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