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금융당국, 은행권 향해 압박KB·신한·하나·우리, 주가 모두 하락실적·배당에도 규제 우려 영향 풀이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은행업종 지수인 KRX은행 종가는 628.93였다. 이는 한달 전(645.94)에 비해 2.6% 감소한 수준이며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0.3% 증가했던 것과도 대조적이다.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지난달 24일부터 연이어 3분기 실적을 내놓았다. KB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 누적 4조3704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지주도 누적 당기순이익이 2조9779억원으로 3조원 가까이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전년대비 순이익이 감소했다.
다만 이들은 올해 3분기도 주주환원정책을 펼쳐나갔다. KB금융은 올해 3분기 배당으로 주당배당금 510원을 결의했고 신한금융은 주당 525원, 하나금융은 주당 600원, 우리금융은 주당 150원의 분기 배당 지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KB금융은 앞서 발표한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진행 상황에 대해 8월부터 신탁계약 방식에 의거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고 매입이 완료되는 대로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도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결의했다.
이같은 실적 및 배당정책에도 정작 주가에는 반영되지 못한 모습이다. 개별 사로 살펴보면 올해 3분기 최대 실적을 거둔 KB금융의 경우 한 달 전에 비해 주가가 5.5% 하락했고 신한금융은 0.7%, 하나금융은 5.4%, 우리금융은 0.8% 등 일제히 떨어졌다.
은행주의 부진에는 규제 우려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30일 윤석열 대통령은 은행권을 향해 '종노릇', '갑질' 등 강도 높게 질타했고, 이후 상생 금융에 대한 압박으로 이어졌다. 또한 야당에서는 은행들이 막대한 이자수익으로 사상 최고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며 횡재세 도입에 대한 주장도 나오고 있다. 여야 할 것 없이 은행 때리기에 나선 것이다.
은행권에 대한 압박은 올해 초에도 있었다. 당시에도 정치권과 금융당국은 사상 최대 수익 행진을 이어간 은행권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며 상생 금융을 압박했다. 그 결과 은행주는 규제 우려로 인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또다시 이같은 모습이 재연되는 모양새다.
시장에서는 이에 은행주들이 당분간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에 대한 규제 우려와 더불어 최근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도 중장기적으로는 은행주들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이슈도 은행주 수급에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 요인"이라며 "공매도 금지는 중장기적으로는 규제 불확실성에 따른 외국인 이탈 가능성이 있는데 외국인 보유 비중이 매우 높은 은행주 특성상 향후 매도 압력이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약 60~70%에 이른다.
최 연구원은 "특별대손준비금 및 스트레스완충자본이 연내 시행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은행주에 대한 배당 매력은 여전히 높은 상태지만 은행 초과 이익에 대한 여러 비판이 제기되면서 규제 우려 또한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 4월 예정된 총선이 점점 다가오면서 은행 관련 규제 우려가 다시 재부각될 여지가 높아졌다고 판단되며, 따라서 배당 매력에도 불구하고 모멘텀 부재 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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