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CBAM 시범 도입···2027년 1월 본격 시행철강 3사, 전기로 앞세워 저탄소 생산체계 전환정부 "기업에 불필요한 부담 가중시켜선 안돼"
유럽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불리는 CBAM(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mism)은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미비한 국가의 생산 제품에 수입관세를 부과하는 일종의 무역 관세로, 제품 생산과정에서의 탄소배출 추정치를 EU탄소배출권거래제와 연동해 일종의 세금을 부과하는 조치다. CBAM는 지난달부터 시범 도입돼 2027년 1월 1일부로 본격 시행된다.
CBAM 대상 품목은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기 등이다. 다만 지난해 EU 10대 주력 품목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하면서 CBAM 도입에 대한 국내 철강사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만일 기한 또는 규정을 어길시 톤(t)당 10~50유로의 벌금을 부과해야 하고, 특히 철강업계들은 국내에서 탄소 배출을 가장 많이하는 업종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사들은 '전기로'를 앞세워 저탄소로의 생산구조를 전환, CBAM에 맞대응하는 전략을 세웠다. 전기로는 기존 고로(용광로) 대비 탄소 배출량이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고, 국내 철강사들도 전기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잇따라 탄소저감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업체별로 포스코는 오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광양제철소에 전기로를 신설해 내년 1월 착공한다. 또 오는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이렉스(HyREX) 기반의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포스코는 전기로에서 생산한 쇳물을 직접 활용하거나 고로에서 생산한 쇳물과 혼합하는 합탕 기술을 적용해 탄소 배출을 저감할 계획이다.
현대제철도 같은 기간까지 '하이큐브' 전기로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는 기존 전기로에서 더 나아가 철 원료를 녹이거나 불순물을 제거하고 성분을 추가하는 기능도 가능하게끔 만들었다. 이 밖에 현대제철은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공개하며 전기로 사업을 바탕으로 저탄소 생산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최초로 전기로를 가동한 동국제강그룹도 '하이퍼 전기로'를 통해 탄소배출 절감을 실현한다는 목표다. 하이퍼 전기로는 속도와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소비 전력을 절감할 수 있어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회사는 오는 2028년까지 하이퍼 전기로 공정 연구를 완료할 계획이다.
정부도 EU를 찾아 우리 기업의 부담 완화를 요청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전날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에서 게라시모스 토마스 EU 집행위 조세총국과 만나 "EU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이 기업에 불필요한 부담을 가중시켜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토마스 총국장은 "한국 정부와 한국 기업들의 의견을 고려하고, 한국을 전문가 그룹에 옵저버(감시자)로 초청하는 등 지속적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이들의 기술 상용 목표가 2030년인 만큼, CBAM 시행 시기를 맞출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사들은 각각 전기로를 활용하고 태스크포스(TF) 팀도 운영하며 CBAM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며 "다만 최근 산업용 전기요금이 올라 전기로를 사용하는 업체들에 큰 부담이 갈 것으로 예상되고, 이들이 개발하는 기술 등의 상용화 목표가 대부분 2030년인만큼 얼마 남지 않은 CBAM 시행 시기에 맞대응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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