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건설 등 지배구조 밖 계열사 정리 필요···장기 전략으로 갈 듯정원주 개인회사 '중흥토건'···대우건설‧헤럴드 등 알짜계열 거느려작년 매출 11조, 영업익 0.9조···모체 중흥건설의 수십 배 실적
중흥그룹과 업계에 따르면 중흥그룹은 계열사 간 주식 교환하거나 장외처분하면서 그룹 내 지분 정리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계열사 간 상호출자구조를 해소하고, 그룹 내 핵심 계열사인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이 공동으로 지분을 가지고 있는 계열사의 경우 지분을 한 곳으로 몰아주고 있다.
업계에선 중흥그룹이 상호출자구조를 해소하는 한편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거래법에선 지주 구조 내의 자회사가 손자회사 이외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중흥토건이 보유하고 있던 중흥건설의 자회사 지분을 정리해 중흥건설이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룹의 모체인 중흥건설이 아닌 중흥토건 정점으로 한 지주체제를 구성하는 조치로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흥건설 산하의 계열사들이 중흥건설에 완전히 종속되는 형태로 체제를 개편해 놓고, 장기적으로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의 관계를 정리해 지배구조가 완성할 것이란 분석이다.
지주체제 전환이 완료되면 오너 2세인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 겸 대우건설 회장의 지배력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중흥토건은 정원주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그룹 내 계열사들의 지배구조 정점에 중흥토건이 자리 잡으면, 정원주 회장은 자연스럽게 그룹 전체를 장악하게 된다.
실제로 정원주 회장은 2019년 헤럴드 회장에 오른 데 이어 올해 6월 대우건설 회장직에 오르며 2세 경영 시대를 본격화했다. 동생인 정원철 씨티건설 회장이 2019년 씨티건설그룹을 계열에서 분리해 독립경영을 시작했기 때문에 그룹 승계 다툼의 여지도 없다.
이미 주요 계열사도 중흥토건의 지배 아래 놓여있다. 중흥토건은 대우건설 지분 40.60%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언론사인 헤럴드(52.8%)와 남도일보(100%)도 중흥토건 산하 계열사다.
중흥토건은 그 자체로도 그룹의 시작점이었던 중흥건설을 아득히 넘어선 공룡이 됐다. 중흥토건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1조1064억원, 영업이익 9140억원을 기록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 1조3187억원, 영업이익 1134억원을 달성했다. 반면 중흥건설은 같은 기간 3859억원의 매출과 96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수십 배 이상 차이가 난다.
다만 계열사 지분 정리가 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계열사의 지분을 취득하기 위해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까닭이다. 실제로 중흥그룹은 지분확보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중봉산업개발‧순천에코밸리‧중흥산업개발 등 유동성이 풍부한 회사에서 자금을 빌려오고 있다. 올해 10월 기준 위 3곳의 업체에서 중흥토건이나 중흥건설에 빌려준 자금은 5600억원에 이른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분 정리를 위해선 막대한 자금도 필요하다. 중흥그룹 산하에 계열사가 50여개에 달하기 때문에 일러도 내년 말까지는 지분 정리 작업 계속될 것"이라면서 "마지막엔 중흥건설과 중흥토건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도 필수 관문이 될 것"이라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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