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모빌리티 사장 승진 1년 만에 지주사 부회장올해 독립법인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성공적인 출범경영권 승계 핵심은 경영능력 입증···4세 경영 본격화
이웅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그는 지난해 연말 정기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 한 지 단 1년 만에 지주사로 자리를 옮겨 그룹 전반의 미래 사업을 이끌게 됐다. 이로써 코오롱의 4세 경영 체계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코오롱그룹은 28일 이규호 코오롱모빌리티 대표이사 사장을 지주사 ㈜코오롱의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내정하는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
이규호 부회장은 지난 3년간 코오롱그룹의 자동차유통 부문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올해 사장으로서 경영최전선에 나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을 독립법인으로 성공적으로 출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그가 1년 만에 지주사 부회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데 이어 승승장구하던 코오롱모빌리티를 떠나 지주사로 완전히 자리를 옮긴 것을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너 4세' 이규호 사장은 이웅열 명예회장의 외아들로서 아버지의 뒤를 이을 유일한 후계자로 꼽힌다. 코오롱그룹은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데다가 이 명예회장의 두 딸은 경영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비교적 후계구도가 명확하다.
하지만 현재 이규호 사장은 지주사인 ㈜코오롱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주식을 단 1주도 보유하지 않고 있다. 승계를 위해서는 이웅열 명예회장이 보유한 압도적인 코오롱 지분 49.74%(보통주 기준)를 증여받아야한다.
다만 이 명예회장이 지난 2018년 11월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아버지로서 재산은 물려주겠지만 경영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면 주식은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 사실상 경영권 승계의 핵심은 이 부회장의 경영 능력 입증에 달렸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승계 이슈와 관련해서는 명확히 정해진 것이 없다"며 "향후 이규호 부회장의 경영능력 입증에 따라 시기와 방향성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지난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입사 이후 계열사에 몸담으면서 10여년 동안 갈고 닦은 이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평가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번에 코오롱모빌리티 대표직을 내려두고 지주사로 자리를 옮긴 것을 두고 본격적인 승계 작업에 착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입사 이후 대부분 계열사 경영에만 머무르고 있었으나 최근 차기 총수에 올라서기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1년 지주사 최고전략책임자(CSO)를 겸직하며 그룹을 대표해 최고경영진이 참석하는 'Korea H2 Business Summit'에 참석하는가 하면 올해 4월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자격으로 동행했다. 코오롱그룹을 대표하는 자격으로 얼굴을 비추며 사실상 '차기 총수' 행보를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단숨에 지주사 부회장직까지 오른 그는 지주사를 직접 챙기며 그룹 내 영향력도 확대해나갈 전망이다. 특히 전략부문을 총괄하는 만큼 중장기 미래성장전략 수립과 신사업도 꾸준히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호실적을 내는 수입차 사업은 코오롱그룹의 중심이라고 보기엔 다소 어렵기 때문에 이 부회장은 경영능력 증명을 위해 다수의 계열사 경험을 토대로 코오롱그룹을 현재보다 더욱 성장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모빌리티 대표와 지주사 CSO를 겸직했던 이규호 부회장이 이번 인사에서 완전히 옮겨오면서 부회장으로서 지주사 내 영향력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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