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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배우자는 대표, 아들은 주주···그룹 곳곳 '최윤 일가' 그림자

금융 저축은행 지배구조 2023|OK금융②

배우자는 대표, 아들은 주주···그룹 곳곳 '최윤 일가' 그림자

등록 2023.11.29 13:50

차재서

  기자

최 회장 친인척, 계열사 임원 겸직하며 보수 챙겨 '대부업 청산' 과정서 OK캐피탈 지분 취득하기도 "지배구조 투명성 결여"···'종합금융사' 도약 글쎄

최윤 OK금융그룹 회장 친인척이 복수의 계열사에서 경영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래픽=박혜수 기자최윤 OK금융그룹 회장 친인척이 복수의 계열사에서 경영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이 대부업 청산과 함께 '종합금융사'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자 그의 가족으로도 시선이 모이고 있다. 최 회장 일가가 여러 계열사에 걸쳐 자리를 겸직하며 경영활동에 참여하는 만큼 이들의 존재가 OK금융의 새 출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진단에서다.

베일 벗은 OK금융 총수일가···주요 계열사 사내이사 겸직

OK금융의 지주사 격인 OK홀딩스대부가 5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대규모기업집단현황 공시에 따르면 현재 최윤 회장 친인척은 그룹 내 복수의 계열사에 나란히 경영진으로서 이름을 올려둔 것으로 파악됐다.

먼저 최 회장의 배우자 키무라애츠코 씨는 부동산 임대를 전문으로 하는 엑스인하우징의 사내이사로 활동 중이며, 최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오케이컴퍼니에서도 사내이사이자 대표로 재직 중이다.

최 회장의 동생 최호 씨도 비슷하다. 비콜렉트대부와 에이치앤에이치 파이낸셜대부, 옐로우캐피탈대부의 사내이사를 겸하고 있다. 특히 그는 비콜렉트대부와 옐로우캐피탈대부의 지분 전량을 들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최 회장 가족에 대한 정보는 그간 베일에 싸여있었다. OK금융의 지배구조가 워낙 복잡하기도 하거니와, 최 회장 본인도 그룹 밖에서 자신의 친인척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을 극도로 꺼렸기 때문이란 전언이다.

그러나 OK금융이 2022년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에 선정된 것을 계기로 그룹 내 곳곳을 잠식하고 있는 최 회장 가족의 움직임이 속속 공개되는 모양새다.

다만 그 중엔 실체를 가늠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키무라애츠코 씨가 사내이사로 재직하는 오케이컴퍼니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표면적으로 금융관련 서비스를 영위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그 외의 정보가 없는 탓에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영위하는지 불분명하다. 게다가 그룹 내 지분으로 얽힌 계열사가 없고 직원수도 단 1명뿐이며, 취업정보 사이트를 보면 사무실도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모 아파트로 기재돼 있다. 즉, 키무라애츠코 씨가 홀로 근무하는 1인 기업일 공산이 크다.

이러한 구조는 최 회장이 끊임없이 사익편취 논란에 휩싸이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들이 그의 친인척이라는 이유로 이렇다 할 성과 없이 막대한 보수를 챙겨가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어서다.

오너家 장남 최윤, OK캐피탈 지분 취득···경영승계 지랫대?

이와 함께 최 회장 일가는 OK저축은행과 함께 그룹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OK캐피탈의 지분을 앞세워 차츰 존재감을 키우는 모양새다.

OK금융은 대부업 청산 차원에서 3월 OK캐피탈에 '예스자산대부'를 흡수합병토록 했는데, 이 과정에서 예스자산대부 주식이 OK캐피탈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최 회장 일가는 자연스럽게 회사 주식을 취득했다. 예스자산대부가 애초에 예주·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된 가족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의 장남 최선 씨와 친인척 최혜자, 이와타니카즈마 씨가 각각 의결권 있는 주식 80만3125주(지분율 5.15%)를 보유하게 됐다. 무엇보다 OK캐피탈이 그룹 수익을 견인하는 알짜 계열사라는 점에서 이들이 주식을 확보한 데 의미를 부여할 만 하다.

이로 미뤄 그룹 안팎에선 훗날 OK캐피탈이 경영승계의 지렛대가 되지 않겠냐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가족이 지분을 들고 있는 회사를 중심으로 승계 구도를 짜는 게 최 회장 입장에선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물론 최 회장은 1963년생으로 경영인 중에선 상대적으로 젊은 축에 속한다. 자녀도 아직 어린 나이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OK금융이 업권 내에서 드물게 오너 기업의 형태를 띠는 만큼 업계에선 최 회장이 장기적으로 승계 방안을 고민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종합금융사 도약' 청사진에 의구심···"지배구조 개선 필요" 지적도

이렇다보니 금융권 전반에선 재도약을 노리는 최 회장의 공격적 행보를 놓고도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투명성이 결여된 지배구조 속에 과연 '종합금융사'를 일궈낼 수 있겠냐는 부정적 인식이 앞선다.

사실 OK금융은 '주먹구구식' 인재 기용 방식으로도 누차 도마에 오른 바 있다. 그룹 주요 경영진이 여러 계열사에 걸쳐 대표와 감사를 맡아보는 것은 물론 이사회에도 두루 참여하고 있어서다. 일례로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는 저축은행 경영을 책임지면서도 엑스인하우징과 오케이데이터시스템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조직 내에서 커지는 최 회장 가족의 영향력이 장차 OK금융에 크나큰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가령 계획대로 증권사 인수를 추진한다고 해도 결정적인 순간에 대주주 적격성 등 이슈로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OK금융 관계자는 "최 회장 친인척과 관련해선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면서 "그룹 차원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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