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 친인척, 계열사 임원 겸직하며 보수 챙겨 '대부업 청산' 과정서 OK캐피탈 지분 취득하기도 "지배구조 투명성 결여"···'종합금융사' 도약 글쎄
베일 벗은 OK금융 총수일가···주요 계열사 사내이사 겸직
OK금융의 지주사 격인 OK홀딩스대부가 5월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대규모기업집단현황 공시에 따르면 현재 최윤 회장 친인척은 그룹 내 복수의 계열사에 나란히 경영진으로서 이름을 올려둔 것으로 파악됐다.
먼저 최 회장의 배우자 키무라애츠코 씨는 부동산 임대를 전문으로 하는 엑스인하우징의 사내이사로 활동 중이며, 최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오케이컴퍼니에서도 사내이사이자 대표로 재직 중이다.
최 회장의 동생 최호 씨도 비슷하다. 비콜렉트대부와 에이치앤에이치 파이낸셜대부, 옐로우캐피탈대부의 사내이사를 겸하고 있다. 특히 그는 비콜렉트대부와 옐로우캐피탈대부의 지분 전량을 들고 있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최 회장 가족에 대한 정보는 그간 베일에 싸여있었다. OK금융의 지배구조가 워낙 복잡하기도 하거니와, 최 회장 본인도 그룹 밖에서 자신의 친인척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을 극도로 꺼렸기 때문이란 전언이다.
그러나 OK금융이 2022년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에 선정된 것을 계기로 그룹 내 곳곳을 잠식하고 있는 최 회장 가족의 움직임이 속속 공개되는 모양새다.
다만 그 중엔 실체를 가늠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키무라애츠코 씨가 사내이사로 재직하는 오케이컴퍼니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표면적으로 금융관련 서비스를 영위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그 외의 정보가 없는 탓에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영위하는지 불분명하다. 게다가 그룹 내 지분으로 얽힌 계열사가 없고 직원수도 단 1명뿐이며, 취업정보 사이트를 보면 사무실도 서울시 서초구에 위치한 모 아파트로 기재돼 있다. 즉, 키무라애츠코 씨가 홀로 근무하는 1인 기업일 공산이 크다.
이러한 구조는 최 회장이 끊임없이 사익편취 논란에 휩싸이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들이 그의 친인척이라는 이유로 이렇다 할 성과 없이 막대한 보수를 챙겨가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어서다.
오너家 장남 최윤, OK캐피탈 지분 취득···경영승계 지랫대?
이와 함께 최 회장 일가는 OK저축은행과 함께 그룹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OK캐피탈의 지분을 앞세워 차츰 존재감을 키우는 모양새다.
OK금융은 대부업 청산 차원에서 3월 OK캐피탈에 '예스자산대부'를 흡수합병토록 했는데, 이 과정에서 예스자산대부 주식이 OK캐피탈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최 회장 일가는 자연스럽게 회사 주식을 취득했다. 예스자산대부가 애초에 예주·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된 가족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의 장남 최선 씨와 친인척 최혜자, 이와타니카즈마 씨가 각각 의결권 있는 주식 80만3125주(지분율 5.15%)를 보유하게 됐다. 무엇보다 OK캐피탈이 그룹 수익을 견인하는 알짜 계열사라는 점에서 이들이 주식을 확보한 데 의미를 부여할 만 하다.
이로 미뤄 그룹 안팎에선 훗날 OK캐피탈이 경영승계의 지렛대가 되지 않겠냐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가족이 지분을 들고 있는 회사를 중심으로 승계 구도를 짜는 게 최 회장 입장에선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물론 최 회장은 1963년생으로 경영인 중에선 상대적으로 젊은 축에 속한다. 자녀도 아직 어린 나이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OK금융이 업권 내에서 드물게 오너 기업의 형태를 띠는 만큼 업계에선 최 회장이 장기적으로 승계 방안을 고민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종합금융사 도약' 청사진에 의구심···"지배구조 개선 필요" 지적도
이렇다보니 금융권 전반에선 재도약을 노리는 최 회장의 공격적 행보를 놓고도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투명성이 결여된 지배구조 속에 과연 '종합금융사'를 일궈낼 수 있겠냐는 부정적 인식이 앞선다.
사실 OK금융은 '주먹구구식' 인재 기용 방식으로도 누차 도마에 오른 바 있다. 그룹 주요 경영진이 여러 계열사에 걸쳐 대표와 감사를 맡아보는 것은 물론 이사회에도 두루 참여하고 있어서다. 일례로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는 저축은행 경영을 책임지면서도 엑스인하우징과 오케이데이터시스템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조직 내에서 커지는 최 회장 가족의 영향력이 장차 OK금융에 크나큰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가령 계획대로 증권사 인수를 추진한다고 해도 결정적인 순간에 대주주 적격성 등 이슈로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OK금융 관계자는 "최 회장 친인척과 관련해선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면서 "그룹 차원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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