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자료 취합 구간 계류···연기 가능성↑사업 좌절 우려도···양사는 "변동 없어" 일축공정위 "결합이 높은 점유율 가진다면 불허"
3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와 카카모빌리티의 전기차 충전 합작 법인 설립 과정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기업 결합 심사에 계류 중이다. 다만, 아직 공정위 심사에 들어간 것이 아닌, 결합 기업의 자료를 취합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지난 7월 양사는 전기차 충전 합작 법인의 공정위 심사 계획을 밝히면서 연내 합작사를 설립할 것이라 발표했다. 합작사 지분은 LG유플러스가 50%+1주, 카카오모빌리티가 50%의 지분을 보유한다.
목표 시점까지 한 달 가량 남은 지금, 공정위가 자료를 취합해 심사를 마치고 승인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촉박한 상황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 제11조 제7항에 따르면 공정위는 신고일로부터 30일 이내 기업 결합의 제한 여부를 심사하고, 결과를 신고자에게 통지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90일 범위에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즉, 심사에 돌입하면 최대 120일 안에 결과를 내야 한다는 뜻이다.
기업 결합 심사의 경우 시장 상황을 전반적으로 분석해 결과를 내야 하는 터라, 대부분의 경우 120일의 심사 기간을 채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사를 마치더라도 필요하다면 '시정 조치' 판정을 내려 종결까지 많게는 수년에 이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들의 경우, 공정위 판단 단계에 이르지도 못했다. 이들이 계류 중인 자료 취합 구간은 공정위가 회사들에 받은 서류를 기반으로 이들 결합이 경쟁사와 소비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기간이다. 이 기간은 공정거래법 제11조 제7항의 120일 기간 안에 포함되지 않는다. 무기한 순연된다고 해도 법에 저촉되는 사안은 없는 셈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기업 결합 신고는 케이스마다 다른데, 기업들이 공정위에 얼마나 협조하는지에 따라 차이가 난다"며 "자료를 취합하는 과정은 길어지면 몇 개월에서 1년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양사는 아직까지 변동 사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연내 법인 설립이라는 목표는 그대로"라며 "미뤄진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도 "기업결합신고서를 제출했고, 공정위가 심사 과정에서 추가 보정 자료 요청해 추가 자료를 제출하고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전기차 충전 사업이 좌초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공정위 심사 결과는 승인·시정조치·불허 등 세 가지로 구성된다. 이 중 '불허' 판정을 받게 되면 양사의 합작사 설립은 무위에 그친다. 다만, 공정위에 따르면 불허 판정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는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최근 2~3년 간 불허 처분을 받은 케이스는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불안감이 커진 데는 연일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카카오 독과점 논란의 탓이 크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와 LG유플러스가 전기차 충전 시장에 진출하게 된 계기로는 '뚜렷한 시장 선도자'가 없다는 점이 꼽힌다. 이들이 힘을 합쳐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되는데, 관점에 따라 독과점 야욕으로 곡해될 소지가 있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고시 제2023-20호, 기업결합 심사기준을 살펴보면 심사 항목으로 '경쟁제한성 판단기준'을 명시한다. 두 사업자 간의 결합이 독과점인지 아닌지 판단하려는 목적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검토 시 경쟁 제한 우려에 대해서도 분석하는데, 기업들이 결합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가져간다면 당연히 불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강준혁 기자
junhuk210@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