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이사장은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장문의 글을 올려 욕설 논란을 해명했다. 앞서 이날 한 매체는 김 이사장이 지난 22일 카카오 본사 판교 아지트에서 다수의 직원들이 들을 정도로 욕설을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 이사장 반론은 이렇다. 글에 따르면 김 총괄은 내년 1월 시작될 제주도 프로젝트에 카카오 AI캠퍼스(다음달 완공) 건축팀 28명을 투입하자고 제안했다. 그런데 한 임원이 "그 팀은 제주도에서 싫어할 거고,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 업체를 어떻게 정했느냐, 결재나 합의를 받았냐는 김 이사장 물음에 해당 임원은 "그냥 원래 정해져있었다"고 앵무새처럼 답했다.
거의 10분간 언쟁이 이어지는 동안 아무말도 없는 다른 임원들을 보며 분노가 폭발해 "어떻게 7~800억이나 되는 공사업체를 그냥 담당 임원이 결재·합의도 없이 저렇게 주장하는데 모두들 가만히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또 그동안 문제라고 생각했던 다른 사례 2가지를 모두에게 이야기하며 "이런 XXX같은 문화가 어디 있나? 내부 팀이 있는데 외부 업체를 추가 비용을 들여서 결재도 없이 쓰자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 이사장은 "마음을 추스른 뒤 제가 너무 화를 내서 미안하다. 특히 XXX이라는 용어를 쓴 것에 사과한다고 3번 정도 이야기를 했다"면서 "특정인에게 이야기한 것도 아니었고 반복적으로 지속적으로 이야기한 것도 아니었고 업무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다가 나온 한 번의 실수였다. 그에 따르는 책임은 온전히 제가 지겠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그간 카카오의 문제점도 다수 노출됐다. 경영진 혹은 측근에 편중된 보상을 비롯해 ▲불투명한 업무 프로세스 ▲견제 없는 특정 부서의 독주 ▲특이한 문화와 만연한 불신과 냉소 ▲휴양시설/보육시설 문제 ▲골프장 회원권과 법인카드/대외협력비 문제 ▲IDC/공연장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끝없는 비리 제보 문제 ▲장비의 헐값 매각 문제 ▲제주도 본사 부지의 불투명한 활용 등이다.
이 중 IDC·공연장 비리 제보는 카카오가 투명하게 공개 입찰을 거치지 않고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하는 방식으로 모 대기업 계열사에 몰아줬다는 내용으로 현재 내부 전면 감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하나의 예로 사태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그는 "담당 직원이 30명도 안 되는 관리부서 실작급이 더 경력이 많은 시스템이나 개발부서장 연봉의 2.5배나 되는 경우도 있었고, 심지어 20억원이 넘는 초고가 골프장 법인회원권을 가지고 있었다"면서 "불필요한 골프 회원권을 매각하고 매각 대금으로 직원 휴양 시설 회원권 대규모 매입을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의 이번 폭로로 카카오를 둘러싼 논란은 더 커질 전망이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의 시세조종 의혹을 받고 있다. 또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의 택시 독과점 의혹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김범수 창업자는 경영 일선에 복귀, 강도 높은 쇄신을 예고한 상황이다.
뉴스웨이 임재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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