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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양사 간 싸움이 유통가 판도 바꿨다

유통·바이오 채널 쿠팡-CJ 결국

양사 간 싸움이 유통가 판도 바꿨다

등록 2023.12.03 13:01

김민지

  기자

2010년 '10원 전쟁'부터···가격 결정권 두고 '힘겨루기' 반복"제조사 제품 의존도 낮추자"···자체브랜드 키우기 속도고물가 '가성비' 어필·중소 제조사 앞세워 상생 '두마리 토끼'

쿠팡과 CJ제일제당의 이른바 '제판(제조사-판매사) 전쟁'이 장기화하며 유통사와 제조사 모두 서로의 의존도를 낮추려는 모습이 짙어지고 있다. 특히 유통사의 경우 제조사 제품 의존도를 낮춰 유통사 본연의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통사들은 제조사로부터 납품가와 판매가 가이드라인을 받아 그 범위 내에서 가격을 결정한다. 그만큼 제조사 입김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의미다.

특히 해당 제조사가 브랜드 파워가 강력한 1위 기업이라면 유통사도 납품과 조정 요구를 하기가 쉽지 않다. 제조사의 1위 기업 제품을 구매하지 않고 대체재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저관여상품이 있기 마련이지만 '입맛'과 관련해서는 소비자들이 쉽게 제품을 바꾸지 않기 때문이다.

반대로 제조사 또한 유통사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대형 유통사와의 거래가 끊기면 당장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탓이다.

유통사-제조사, 가격 통제 권한 주도권 싸움 지속
이 때문에 과거에도 유통사와 제조사가 가격 결정권을 두고 갈등을 빚는 사례가 종종 발생했다. 출고가와 납품가, 소비자판매가 등 단계별 가격을 통제하는 권한을 누가 가져갈 것이냐를 놓고 '힘겨루기'를 한 것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2010년에는 대형마트가 이른바 '10원 전쟁'으로 불리는 최저가 경쟁에 나서며 제조사와 충돌했다.

당시 이마트는 제품 납품가와 상관없이 가격을 정하는 '오픈 프라이스(Open Price)' 전략을 펼쳤다. 그러면서 라면 시장 1위 제품인 '신라면'을 가격인하 품목으로 선정, 납품가보다도 30%가량 낮은 가격에 판매해 농심의 반발을 샀다. 농심은 이마트 납품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뒀고 이마트에서만 신라면 매대가 텅텅 비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결국 이마트가 백기를 들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이때 농심뿐만 아니라 CJ제일제당도 '햇반'의 대형마트 납품을 중단했다. CJ제일제당은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햇반 3+1 상품이 모두 소진되자 더는 공급하지 않기로 했다. 대리점이나 다른 소매점들이 대형마트와 가격경쟁을 위해 동일한 가격에 납품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또 2019년에는 쿠팡이 LG생활건강과 비슷한 문제로 다툼을 벌였다. LG생건은 쿠팡이 판매 부진 상품을 두고 "반품 처리를 해달라", "특정 상품은 우리에게만 공급하고 다른 이커머스 기업과는 거래를 해지해라", "공급 단가를 더 낮춰달라"라는 등의 부당한 요구를 했다고 주장했다.

LG생건은 납품가격 협상 중 쿠팡으로부터 '납품 중지' 처분을 받게 되자 공정위로 달려갔다. 2021년 공정위는 쿠팡에 과징금 33억원을 부과했다.

쿠팡에서 판매하는 LG생건 제품 중 LG생건이 직접 공급하는 제품은 여전히 찾아볼 수 없다. 중간유통업체를 거친 제품들만 납품되고 있어 주문 제품을 빠르게 받아볼 수 있는 '로켓배송'도 불가능하다.

PB가 곧 경쟁력···제조사 의존도 낮추고 수익성↑
이 같은 사례가 또 다시 쿠팡과 CJ간 마찰로 나타나자 유통사들의 자체브랜드(PB) 상품 육성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PB는 대형 제조사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중간 유통 비용이나 광고비 등을 줄여 독자적인 가격 결정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고물가 시대에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는 기치를 앞세워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고 PB 상품 대부분은 대형 제조사가 아닌 중소 제조사에 생산을 맡긴다는 점에서 상생이라는 명분도 있다.

이마트는 '노브랜드'와 '피코크' 두 가지 브랜드로 PL(자체 라벨)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피코크는 1980년대 신세계백화점에 판매하던 자체 의류 브랜드였지만, 2013년 이마트가 가정 간편식(HMR) 브랜드로 새단장해 선보이며 인기를 끌었다. 이어 2015년 가성비를 강조한 노브랜드를 앞세워서 가전제품 등까지 제품군을 확대해 왔다. 현재 노브랜드와 피코크는 각각 1500여종, 800여종의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홈플러스의 PB '홈플러스시그니처' 상품 수는 3000종에 달한다. 홈플러스 전체 상품 매출 중 PB 상품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5.6%에서 지난해 9%에 육박할 만큼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3월 '오늘좋은'을 론칭했다. 오늘좋은은 '그로서리 1번지'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PB 전문MD(상품기획자)와 롯데중앙연구소가 1년간 협업해 준비한 프로젝트로 신선과 가공식품, 일상용품, 회전율이 높은 생활 잡화의 PB 브랜드를 통합한 마스터 PB 브랜드다.

쿠팡도 PB 상품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독자적인 규모의 경제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쿠팡 PB 자회사 씨피엘비(CPLB)는 현재 생활용품, 간편식, 가전, 패션 등에서 총 29개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CPLB의 지난해 매출액은 2021년 대비 28.4% 증가한 1조3570억원, 영업이익은 196%나 폭증한 723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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