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3일 산업은행서 채권자설명회 '75% 동의' 얻어야 워크아웃 개시 가능오너일가 3000억 사채출연 여부 관심
태영건설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오는 3일 산업은행에서 채권자들을 상대로 추가 자구계획과 경영 상황을 설명하는 채권자설명회를 연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개시되려면 신용 공여액 기준 채권단 75%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만큼 이날 설명회는 중요한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태영건설의 1차 채권자협의회는 오는 11일 예정돼 있다.
단 설명회를 앞두고 금융권에서는 만기가 도래한 1485억원 규모의 상거래채권 중 태영건설이 상환하지 않은 451억원의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이 논란이 되고 있다.
외담대는 태영건설이 납품업체 등 협력업체에 현금 대신 외상매출 채권으로 대금을 지불한 건에 대해 협력업체가 해당 채권을 담보로 은행에 대출받은 것이다.
앞서 태영건설 대주주인 티와이홀딩스는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2400억원을 상거래채권 결제 대금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금융당국도 태영건설의 상거래채권 결제가 문제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권대영 금융위 상임위원은 지난달 28일 진행된 태영건설 관련 브리핑에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이 들어오면 상거래채권은 29일 갚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금융권에서는 태영건설이 상거래채권 상환을 약속하고도 지키지 않은 만큼 추가 자구안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태영건설 측은 외담대는 금융채권으로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하 기촉법)에 따라 워크아웃 통지 시점부터 유예된다는 입장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내일 설명회가 예정된 만큼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 "기촉법상 유예 되는 것이 맞지만 태영건설의 약속 불이행으로 논란의 여지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티와이홀딩스가 태영건설과 진행한 차입계약에 대한 논란도 불거졌다. 티와이홀딩스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을 태영건설 지원에 사용하겠다고 1133억원의 차입계약을 진행한 뒤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태영건설 측은 이날 해명공시를 내고 "양사는 1133억원을 한도로 해, 기간을 1년으로 한 차입계약을 체결했다. 당사가 필요한 금액을 요청할 시 양사 간 협의에 의해 차입하기로 계약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 29일 당사는 상거래 채권상환을 위해 티와이홀딩스에 400억원을 요청해 차입했으며 향후 733억원에 대한 부분은 당사의 필요 상황에 따라 차입이 실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과 금융당국 등은 태영그룹 오너 일가에 3000억원가량의 사재 출연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 금호산업 워크아웃 당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2200억원 규모의 사재를 내놓은 바 있다.
금융당국에서도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후 '철저한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만큼 3일 발표될 자구안과 태영그룹 오너일가의 사재출연 여부가 채권단 설득에 중요한 키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서는 태영 측의 사재 출연 규모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석이 분분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만약 실제로 3000억원 규모의 사재출연이 이뤄진다면 자구노력을 강도 높게 진행한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워크아웃 선언 후 채권자에게 바통을 넘긴 만큼 오너일가의 사재출연보다는 기업 자산을 처분하는 형식으로 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재 태영건설의 태도는 물에 빠진 사람이 오히려 자신을 안 건지면 어떻게 할 거냐는 태도다. 일반적인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면서 "아직까지 금융당국과 산업은행 등이 말을 아끼며 소통에 나서지 않고 있어 채권자들도 답답한 상황이다. 내일 정확한 대출 규모가 파악돼야 태영 측의 자구노력에 대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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