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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작심발언 쏟아낸 이복현 "태영 자구안, 내 살 아니라 남의 살 깎자는 것"

금융 금융일반 태영건설 워크아웃

작심발언 쏟아낸 이복현 "태영 자구안, 내 살 아니라 남의 살 깎자는 것"

등록 2024.01.04 14:00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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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단추부터 신뢰 깨져···믿을 수 있는 자구안 내놔야감성적 호소 아닌 숫자 기반한 이성의 문제1월 11일이 데드라인···"어떻게든 끝날 것"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오전 금감원 출입기자단 신년인사회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관련해 생각을 밝히고 있다. 사진=한재희 기자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오전 금감원 출입기자단 신년인사회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관련해 생각을 밝히고 있다. 사진=한재희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과 관련해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워크아웃 절차 개시는 태영건설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그리고 채권단의 협약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부와 금융당국이 직접적인 개입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태영건설의 자구안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숨기지 않았다.

오는 11일 열리는 1차 금융채권자협의회에서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데 이 원장은 11일이 '데드라인'이라는 점도 확고히 했다. 일각에서 태영 측이 워크아웃이 성사될 것으로 보고 소극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이 원장이 태영건설의 진정성 있는 자구안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부동산 PF 시장 위기를 불러와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을 불러오는 등의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하면서 과도할 만큼의 대응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4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관 기자실에서 기자단 신년인회사를 열고 "전날(3일)태영건설이 발표한 자구계획에 대해 채권단은 태영건설 자구안이 아니라 오너일가의 자구계획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채권단의 동의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보다 더 진실하고 진정성 있는 계획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면서 "협력업체라든가 또 수분양자 채권단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지원하기로 한 아주 기본적인 요건인 제일 앞단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고, 총수 재산의 핵심인 홀딩스 지분을 지키는데 쓰이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너 일가 입장에서는 자회사 매각 등으로 수백억, 수천억 등의 현금 등 유동자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워크아웃 계획에는 단돈 1원도 포함돼 있지 않고 이미 제시한 계획 내에서도 동원할 계획조차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 "이익의 사유와 손실의 사회화 이런 관점에서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부동산 호황기 동안 태영건설이 1조원이 넘는 이익을 벌어들였고 그중 상당 부분이 총수 일가의 재산증식에 기여했는데 부동산 침체로 손실이 나는 상황에선 대주주가 아닌 협력업체 등 채권단 일을 떠안아야 되는 상황이라는 게 이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채권단 입장에서는 자기의 뼈를 깎는 노력이 아닌 남의 뼈를 깎는 노력이란 의심을 당연히 하게 되고 이를 지켜보는 당국 입장에서도 대주단의 입장이 일부 수긍가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태영건설의 진정성 있는 자구안을 촉구했다. 그는 "자구계획을 진실성 있게 제시 하고 그중에서 어느 부분이 부족하면 왜 부족한지, 그리고 부족한 부분을 대주주들의 노력으로 충당할 수 있는 부분이 어느 정도 있고 그 노력이 실제로 본인들이 할 수 있는 최대치에 근접한것인지에 대해 설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은행의 발표를 보면 기본적인 상황조차도 공유가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히 자구 노력이 부족한 것에 더해 대화의 전제가 되는 것들이 정리가 안 돼 있는 게 아닌가라는 걱정이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태영건설의 자구계획을 보면 태영그룹 측이 계열사들을 매각해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매각 대상 계열사에 방송사 SBS가 빠진 데다, 총수 일가의 사재출연 계획도 밝히지 않아 채권단은 자구계획에 진정성이 없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앞서 태영그룹 측이 당초 약속과 달리 계열사 매각 대금으로 대주주인 티와이홀딩스 채무를 먼저 갚은 데다 지난달 만기도래한 상거래채권 중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을 상환하지 않으면서 자구계획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 받는 상황이었다.

이 원장은 "저희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시한은 1월 11일"이라면서 "최소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가 돼서 협의가 돼야 될 것이고 주채권은행이 다른 채권단들을 설득을 해야 되기 때문에 그런 일정을 고려하자면 이번 주말을 전후한 시점을 크게 넘게 되면 시간이 많지 않지 않을 것"이라고 시간이 촉박하다는 점을 짚었다.

이어 "자구계획에서 있어 외담대 해결이 중요하다는 것을 태영건설이 모르지 않을텐데 왜 금융권에 떠안으라고 하는지 강한 의문이 든다"며 "감성이 아닌 숫자에 기반한 이성이 먼저"라며 태영건설의 안일한 태도를 또 한번 지적했다.

그러면서 "1월 11일이 지나고도 이 이슈를 끌고 갈 것이라고 기대한다면 그것은 아닐 것"이라며 "그 날 어떻게든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원장은 태영건설과 채권단의 협약을 통한 워크아웃 개시 절차에 정부와 금융당국은 직접적인 개입을 할 수 없는 원칙을 고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당국이 지금 같은 제도 하에서 채권단에게 무리하게 책임을 지고 워크아웃 동의하라 말할 수 없다"며 "우리는 중간에서 마중물 역할 해서 그 지점을 해소하고 워크아웃 끌고 갈 수 있도록 돕겠지만 최종적 워크아웃 도달은 채권, 채무자간의 일"이라며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에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확대 해석에 선을 긋기도 했다.

다만 "태영건설과 만난적 없지만 연락이 오면 못만날 것도 없다"면서 "당국의 역할에 제약이 있지만 감독원장으로서 채권자, 채무자 입장 조절 역할이 필요하다면 연락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채권단은 11일 열리는 1차 금융채권자협의회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데 75%(신용공여액 기준) 이상 동의하면 개시되지만, 동의율을 확보하지 못하면 법원의 회생절차(법정관리)로 넘어가게 된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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