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페라니는 이탈리아 제빵 업체 발로코와 협업, 자신이 디자인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판매했습니다. 케이크 구매 시 수익금을 골육종 및 유잉육종을 앓고 있는 아이들 치료에 사용하겠다고 홍보했습니다.
페라니는 케이크 홍보를 조건으로 100만 유로, 한화 약 14억4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어린이병원에는 한 푼도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이탈리아 공정거래위원회는 페라니에게 벌금 107만500유로(약 15억 4000만원)을 부과했습니다. 페라니가 뒤늦게 100만 유로를 기부하겠다며 사과했지만 코카콜라 등 광고주들의 계약 해지가 잇따르고 있지요.
기부에 동참한 사람들의 선한 마음에 찬물을 끼얹는 이런 먹튀 행위는 우리나라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기부금 먹튀 하면 흉악범 이영학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딸의 친구를 살해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이영학은 과거 각종 방송에서 딸과 자신의 거대백악종 투병 사실을 알렸습니다. 희귀병의 수술비가 없다며 기부금을 받아 외제차를 끄는 등 호화 생활을 했습니다.
MBC 인기 예능 '무한도전'의 기부금을 횡령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전국소년소녀가장돕기 시민연합중앙회 관계자 3명은 2010년 무한도전의 기부금 3억300만원 중 일부를 빼돌려 주식투자 등에 썼습니다.
2014년부터 3년간 모은 불우아동돕기 성금 128억원 중 127억원을 빼돌려, 요트파티를 즐긴 복지단체 회장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밖에도 각종 자선단체와 종교단체의 기부금 유용과 횡령은 비일비재하지요.
선한 마음으로 기부했는데 엉뚱한 주머니로 들어가는 일이 잦아지면서 지난해엔 처음으로 국민 1인당 평균 기부액이 줄었습니다. 온정이 다 식어버리기 전에 기부금 유용과 횡령을 뿌리 뽑을 수 있길 바랍니다.
뉴스웨이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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