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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OS 안 쓴다" 삼성물산, 촉진2-1에 사장급부터 말단까지 총출동

부동산 건설사 르포

"OS 안 쓴다" 삼성물산, 촉진2-1에 사장급부터 말단까지 총출동

등록 2024.01.17 20:56

수정 2024.01.18 12:00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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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OS 없는 클린수주' 방침···설계 맡은 기술진 전면 내세워김상국 건축주택사업 총괄 부사장도 현장서 직접 조합원 만나공사현장도 '선별수주'로 정규직 비율 70~80% 유지···타사대비 2~3배

삼성물산이 부산 부산진구 촉진2-1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을 위해 마련한 홍보관에서 조합원들이 설명을 듣는 모습. 사진=장귀용 기자삼성물산이 부산 부산진구 촉진2-1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을 위해 마련한 홍보관에서 조합원들이 설명을 듣는 모습. 사진=장귀용 기자

"정규직으로만 영업을 하고 공사를 진행하려면 아무래도 어려움이 따릅니다. 하지만 '준법경영' 기조에 발맞추기 위해 어렵더라도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김도형 삼성물산 주택수주2팀장)

삼성물산이 수주영업부터 공사까지 정규직 임직원이 직접 현장을 챙긴다는 원칙을 세웠다. OS요원(계약직홍보요원)과 계약직기술자에 의존하는 건설업계 주류(主流)문화에 반기를 드는 모양새다. 삼성물산은 '클린수주'와 '품질경영' 방침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16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부전역 7번 출구 인근 상가에 마련된 시민공원주변촉진2-1구역(이하 촉진2-1구역) 삼성물산 홍보관엔 삼성물산 직원들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PT가 한창이었다. 자신들의 사업조건을 소개하고 경쟁사인 포스코이앤씨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이날 유독 눈에 띈 것은 삼성물산 홍보관에는 동선을 안내하는 직원과 기본 안내원을 제외한 모든 직원이 정규직으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영상시청 후 진행된 각 파트 PT도 실제 촉진2-1구역 사업에 참여한 설계담당자와 구조담당자, 공무담당자들이 직접 진행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전문MC나 홍보대행사를 고용한다면 더 매끄러울 수 있겠지만 직접 사업에 참여한 전문기술진이 발표에 나선다면 다소 거칠더라도 대본을 넘어선 진정성이 전달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삼성물산은 사업수주를 위해 파견한 '영업맨'들도 모두 정규직으로 구성했다. 간만에 성사된 경쟁입찰을 위해 담당영업소인 부산영업소 외 타지역 영업소 소속 직원들과 전략을 담당하는 기획팀에서까지 파견을 나왔다. 삼성물산에서 건축과 주택부문을 총괄하는 김상국 사업부장(부사장)도 현장에 나와 직원들을 독려하고 조합원들을 직접 면담했다.

업계에선 삼성물산이 업계에 만연한 OS문화를 이겨낼 수 있을지를 두고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개인사업자인 OS요원을 동원하면 높은 연봉을 줘야하는 정규직 직원을 파견하는 것보다 비용이 절감된다. 홍보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회피하기도 편하다"면서 "삼성물산은 정규직으로만 영업소를 구성하기 때문에 조합과의 접촉시점도 늦고 과감한 홍보수단을 동원하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통상적으로 건설사들은 권역별로 사업소를 두고 각 단지별로 영업을 하는데 영업소장을 비롯한 2~3명을 제외하면 대부분 개인사업자인 OS요원들로 구성돼 있다. OS요원들이 사업초기에 단지별로 영업을 다니면서 동향을 파악하고, 수주가능성을 타진한 뒤 본사직원들이 합류하는 구조다.

삼성물산은 공사에 착수한 뒤에도 정규직원들이 직접 발로 뛰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청소와 단순노무 등을 제외한 기술자들은 정규직 투입 원칙을 지키고 있는 것. 실제로 삼성물산은 공사현장 내 정규직비율을 70~80%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삼성물산을 제외한 건설사들은 통상적으로 정규직 비율이 20~30% 수준에 불과하다. 나머지 인력은 프로젝트(PJT)직이나 현장채용(현채)직 등 계약직으로 채워진다.

건설사들이 계약직 직원을 쓰는 이유는 인건비 때문이다. 프로젝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PTJ직의 임금은 본사 정규직에 비해 70~90% 수준에 불과하다. 현채직은 이보다도 대접이 좋지 않다.

삼성물산의 각 공사분야의 비중과 전략이 타 건설사와 다른 영향도 있다. 삼성물산은 반도체 등 하이테크 분야에서 대부분의 매출이 발생한다. 주택과 건축분야에선 일정량의 수주물량을 유지하는 '선별수주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장 수가 다른 건설사보다 적게 유지되면서 정규직 비중도 높아진 것.

삼성물산은 주택사업재개 이후 세운 '클린수주'와 '품질경영'을 지키기 위한 방안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전체 프로젝트의 품질결함을 예방하고 품질개선을 위해 체계화된 '품질경영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정규직 중심의 업무수행도 그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업계에선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는데 유리할 순 있지만 공사비가 다소 비싸지는데다 사업초기 영업활동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관계자는 "초기에 OS요원을 동원해 선물공세를 펼치고 환심을 사면 입찰경쟁에서 우호적인 민심을 확보하는데 유리할 수밖에 없다"면서 "인건비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정규직 비율이 높으면 가뜩이나 높아진 공사비를 더 올려야 한다. 공사비 상승으로 분담금 부담이 있는 주민들을 설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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