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비·원재료비 하향 안정화 속 ASP 지속 상승"비싼 타이어 많이 팔았다"···프리미엄 전략 '결실'브랜드 가치 제고 성과···올 상반기도 호실적 예고
24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내달 초 2023년 경영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가는 한국타이어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1701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전년(7058억원) 대비 65.8% 급증한 수치이다.
한국타이어가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입성하는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지난 2013년엔 1조310억원을 기록했고, 2016년에도 1조1032억원으로 1조원을 넘겼다. 2019년에는 5440억원까지 내려가기도 했지만 2020년부터 꾸준히 수익성을 회복해 왔다.
국내 업계 유일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달성
특히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국내 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지난해 영업이익률 전망치는 12.99%다. 같은 기간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는 각각 8.63%, 7.01%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한국타이어의 수익성이 가파르게 개선된 이유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상승했던 물류비와 원재료비 하락이 첫 손에 꼽힌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타이어의 주요 원자재 가격은 유가에 영향을 받는 카본블랙(타이어 원가의 16%)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특히 타이어 원가의 43%(매출액 대비 14%)를 차지하는 천연고무와 합성고무의 가격은 가장 큰 수요처인 중국의 경기 둔화로 하향 안정화 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국타이어의 원재료 평균 투입가는 톤당 1769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나 급감했다. 원가 상승 요인 적고 판가만 유지된다면 당분간 호실적이 유지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원재료 가격과 물류비가 하락하는 가운데 판매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비용 지출은 줄었는데 18인치 이상의 고인치 타이어와 전기차 타이어 등 비싼 타이어 판매 비중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지난해(3분기 기준) 한국타이어의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 비중은 43.4%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내구성과 정숙성이 높아야 하는 전기차용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 대비 약 20% 가량 가격이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양한 '아이온' 브랜드 운영으로 경쟁 우위 확보
업계는 한국타이어 이 같은 믹스 개선이 조현범 회장의 프리미엄 전략과 맞닿아 있다고 보고 있다. 호실적의 가장 큰 배경은 원가 하락이지만, 브랜드 가치 상승을 통해 전기차용 타이어(아이온)‧고인치 타이어‧SUV 타이어‧윈터 타이어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많이 팔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한국타이어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전기차 타이어 시장과 슈퍼카를 포함한 프리미엄 브랜드의 신차용 타이어 공급을 확대하는 중이다. 고품질의 프리미엄 제품군을 앞세운 브랜드 가치 제고를 통해 경쟁사 대비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한국타이어는 고성능 퍼포먼스 타이어 '아이온 에보', 사계절용 타이어 '아이온 에보 AS', 겨울용 타이어 '아이온 아이셉트' 등의 다양한 아이온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지난해(3분기 누적 기준) 신차용 전기차(승용차‧소형트럭) 타이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7%나 증가했다. 또한 프리미엄 브랜드의 판매량도 전년 대비 30% 늘어났다.
한국타이어의 전기차용 타이어는 폭스바겐 ID.4‧버즈‧버즈 카고를 비롯해 테슬라 모델3‧ Y, 포르쉐 타이칸, 아우디 e-트론 GT, 스코다 엔야크 iV, 토요타 bZ4, 현대차 아이오닉6 등 다양한 전기차에 적용되고 있다. 전기차용 등 프리미엄 타이어는 제품력이 높아도 브랜드 가치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수주 계약을 맺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실적을 앞세워 경영능력을 입증한 조 회장은 향후에도 안정적인 지배력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조현식 전 한국앤컴퍼니 고문과의 표 대결이 예정돼 있지만, 기존 주주들의 표심을 잡기엔 충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국타이어는 부진한 시장 수요와 달리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고, 고인치 전환을 통한 고마진‧고성장 시장 편승 전략도 긍정적"이라며 "업계 선두업체들의 가격 인하 조짐도 보이지 않고 있어 높아진 수익성은 올해 상반기까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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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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